KUZA의 Fly me to the moon (11)

우리는 서로에게 관세를 매긴다.

by KUZA

2025년 세계 경제의 주요 키워드라 한다면 단연코 “관세” 일 것이다.


힘 있는 자로 대변되는 미국 트럼프 정부의 비상식적 관세 폭탄은 세계 경제를 뒤흔들고 있는데, 여기서 각국의 대응이 참 다채롭다.


말하지 않아도 알아채는 초코파이 식 대응으로 깜짝 선물까지 준비했던 ‘일본’, 네가 먼저 다가와 주길 은근히 기다리지만 절대 먼저 손 내밀지 않는 도도한 ‘중국’, 손은 내밀었지만 받아주지 않자 질투심 유발 전략으로 돌아선 ‘인도’ 등 저마다의 전략으로 대응하는 것이 상당히 흥미롭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내가 지금 처한 상황을 알아 달라고 하소연하며 서로 맞춰 가는 모습이 마치 우리 삶 속의 인간 관계와 닮아 있다.

* 관계의 상호 관세


국가별 수출입 품목은 수요와 공급의 원칙에 따라 결정된다. 사람 간의 만남에 있어서도 역시 다양한 목적에 따라 내가 필요로 하는 것을 줄 수 있는 사람을 만나거나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과 소통하게 된다.


이러한 관계에 있어서도 흑자와 적자가 존재하는데, 늘 도움만 받는 고마운 사람이 있는 반면 자기가 필요할 때만 연락하는 얌체 같은 사람도 있다. 그렇게 관계가 지속되다 보면 서로의 마음속에는 자연스레 “상호 관세”가 합의된다.


얼마전 결혼을 앞 둔 회사 후배가 누구까지 청첩장을 줘야 할지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아마도 그녀는 상호 관세율에 따라서 우호국에게만 청첩장을 전달했을 것이고, 이 기회를 통해 다시 한번 상호 관세율을 조정했을지도 모른다.

* 상처만 남는 보복 관세


얼마 전 6살 딸아이가 동갑내기 친구와 말씨름을 하고 있었다.


“난 사탕 두개 먹어야지”

“그럼 난 100개 먹을껀데”

“그럼 난 백천개 먹을꺼야.”


책임지지 못할 말을 무분별하게 남발하는 유치뽕짝 신경전에 나도 모르게 웃음이 새어 나왔지만, 이런 신경전을 “미중 보복관세 전쟁” 이라는 경제 이슈로 접했을 때 필자는 웃을 수 없었다. 보복에 보보복에 보보보복 관세를 신나게 매기던 두 어린이는 최근 다시 잘 지내는 것 같아 보이면서도 앙금은 남아 있는 듯하다.

살다 보면 특히나 부부관계에 있어 이러한 보복 관세의 현상을 자주 관찰할 수 있는데, 한번 시작하면 눈덩이처럼 불어나 버린 서러움이 폭발하여 국가 봉쇄의 위기를 맞이할 때가 있다. 이럴 땐 곰곰이 내가 수출할 수 있는 품목이 무엇인지, 수입하고자 하는 품목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서로의 관세율이 얼마로 책정되어 있는지 알아차리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 평화의 시장 개방


그렇다면 인간 관계에서의 관세율과 관세품목을 안다는 것은 무슨 의미가 있을까?


이것은 더 나은 관계로 나아가기 위한 첫 걸음일 것이다. 협상을 통해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win-win의 관계를 찾아가듯, 서로의 불편하고 서운한 부분은 배제하고 좋은 관계에 도움이 되는 부분을 강화해야 한다.


“A 씨에게 도움을 준다는 것이 나에게 어떠한 의미일까요?”

“B 상사의 인정은 내 삶에 어떠한 의미가 있는 것일까요?”

“만약 내가 C 상사라면 나에게 어떤 말을 해 줄 수 있을까요?”


이러한 코칭 적 접근의 질문들은 나의 인간 관계에 있어서의 관세를 파악할 수 있는 좋은 도구가 될 것이며, 이를 통해 당신은 완연한 시장 개방의 쾌감을 누리게 될 것이다.

작가의 이전글KUZA의 Fly me to the moon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