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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계원 Dec 03. 2021

코로나 이후의 공유경제

지난 2년 동안 코로나를 겪으면서 전 세계의 수많은 사람들이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냈다.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들을 떠나보냈고, 직장이 문을 닫고, 아이들은 학교를 가지 못했고, 자영업자들은 가게문을 닫아야 했다. 마음대로 여행도 다니지 못했고,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행사들은 대부분 취소되었다. 총만 들지 않았지 전쟁과도 비슷한 상황이 지속되었다.


전쟁은 그 자체로 큰 고통을 준다. 그렇지만 전쟁이 끝나고 나면 대부분 새로운 세상이 온다.  기존의 질서와 체계가 무너지고, 새로운 기술과 새로운 삶의 방식이 확산되기 시작한다. 코로나도 마찬가지이다. 코로나로 전 세계의 수많은 사람들이 고통받았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코로나가 가지고 온 사회 변화의 순 물결도 있다. 원격의료나 원격교육, 재택근무와 같은 새로운 삶의 방식들이 확산되기 시작했다. 물론 코로나 이전에도 기술적으로 얼마든지 가능했지만, 기존 사회의 관습이나 제도에 막혔던 것들이 코로나라는 팬데믹에 한순간에 무너져 내리고 새로운 삶의 방식이 전파되고 있다.


코로나가 가지고 온 삶의 변화들은 좋고 나쁜 것들이 섞여 있다. 이런 변화들을 코로나 이후의 공유경제라는 측면에서 분야별로 사례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1. 공유주방


공유주방은 코로나 사태가 나온 이후 급성장한 대표적인 사례이다. 물론 기존에도 공유주방은 전 세계에서 시험되고 있었지만, 일상생활 속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는 못했다.


코로나 이후 기존 식당들이 대부분 영업제한을 통해 손님이 줄고 매출이 줄어든 반면에 배달앱과 연계된 공유주방은 매출액이 급격하게 늘어나기 시작했다. 많은 사람들이 식당에 가서 음식을 사 먹는 것 대신에 집에서 배달의 민족이나 요기요 같은 배달앱을 휴대폰에 깔고 음식을 배달시켜 먹기 시작했다.


나만 해도 코로나 이전에는 배달앱을 통해서 음식을 주문해 먹은 적이 없었다. 그렇지만 아이들의 원격교육과 남편의 재택근무로 식구들이 하루에 간식까지 포함해 5끼를 집에서 먹기 시작하자 휴대폰에 배달앱을 2개 깔았다. 처음 시작이 어렵지 한번 시작하자 그 편리한 서비스를 중단할 수가 없게 되었다.


http://www.onews.tv/news/articleView.html?idxno=31292


2. 공유오피스


코로나가 처음 시작되었을 때만 해도 공유오피스가 망하는 줄 알았다. 직장인들이 재택근무에 들어가고, 사람들이 한 공간에 모이는 것을 꺼리는 분위기 속에서 공유오피스를 이용하는 이용자가 급감하기도 했다. 그런데 시간이 조금씩 지나가자 재택근무만으로는 일을 원활히 하기는 어렵다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보이기 시작했다. 집에 혼자 있으면 일의 집중도가 올라갈 것 갔지만, 집의 가족 공간과 일하는 공간이 분리되지 못하면 집안일이나 아이들의 방해를 받기도 하고, 대면 커뮤니케이션의 부족으로 일이 효율적으로 진행되지 못하기도 했다. 이에 대한 보완책으로 공유오피스가 다시 뜨기 시작했다.


대기업의 경우 기존에는 본사에 사람들이 많이 모여서 일을 했다. 코로나 이후에는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것에 대한 위험도 때문에 직원들의 주거지 근처에 거점오피스라고 공유오피스를 만들어 주어서 출퇴근의 어려움 없이 업무를 안정적으로 수행할 수 있게 해 주었다. 예를 들어 직원 1천 명이 근무하는 본사의 경우 한 명만 코로나에 확진되어도 며칠간 본사 빌딩을 전체 폐쇄할 수밖에 없었는데, 지역마다 거점오피스를 지정해서 일하면 한 군데서 코로나가 발생해도 그 지역만 격리하면 되어 회사가 전체적으로 멈추는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공유오피스나 거점오피스가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본사에 다 같이 모여서 일하는 방식보다 부서 간 업무협조가 용이하지 않을 수도 있고, 업종에 따라서는 마케팅이나 영업 등 일부 분야만 가능할 수도 있다.

하지만 집, 본사, 공유오피스라는 세가지 대안을 유연하게 선택할 수 있다는 장점은 분명히 있다.


https://economist.co.kr/2021/11/30/industry/normal/20211130161439876.html


3. 공유숙박


코로나의 가장 큰 피해 업종 중에 하나가 여행업이다. 기존에 전 세계를 여행하던 사람들은 외국여행은 고사하고 국내 여행도 마음대로 다니기 어렵게 되었다. 이에 따라 항공업은 물론이고 호텔과 같은 숙박업도 큰 피해를 보게 되었다.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숙박 공유 서비스업인 에어비앤비의 경우에도 큰 타격을 입었다. 코로나가 시작된 지 8주 만에 사업의 80%를 잃었고, 수많은 예약이 취소되었고, 직원 1900명을 해고해야만 했다고 한다. 그런데 망할 줄 알았던 에어비앤비는 작년 말 이후 역대 최대의 매출과 순이익을 갱신하고 있다. 그 비결은 역발상이다. 외국 여행이 막히니까 국내의 안전한 소도시 위주의 여행으로 개편하고, 재택근무가 늘어나니까 직장인들도 한달살기와 같은 새로운 여행 패턴에 동참할 수 있게 되었다. 결국 팬데믹으로 인한 새로운 삶의 방식과 유연한 여행이 새로운 여행 혁명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에어비앤비가 올해 새롭게 도입한 ‘유연한 검색(I’m flexible)’ 기능 화면. 정확한 날짜나 여행지를 지정하지 않고 자유롭게 여행을 계획할 수 있게 도와준다. 브라이언 체스키 에어비앤비 창업자는 “팬데믹으로 새롭게 발견된 ‘유연성’이 ‘여행 혁명’을 일으켰다”고 말했다. /에어비앤비


https://www.chosun.com/economy/mint/2021/11/18/5CJUCYY55FEIZA2FT37RT67BPE/


4. 공유모빌리티


코로나 이후에 많은 변화들이 있었지만, 그중에 눈에 띄는 변화는 교통수단이다. 일단 재택근무로 인하여 출퇴근 수요들이 많이 줄었고, 줌과 같은 화상회의나 원격교육 등으로 이동량도 많이 줄어들었다. 또 사람들이 이동할 때에도 많은 사람들이 같이 타는 버스나 지하철, 기차와 같은 대중교통 수단 이용을 꺼리기 시작했다.  '교통카드 빅데이터 통합정보시스템'을 통한 데이터 분석 결과에 따르면 2020년 버스·지하철 등 대중교통 이용률이 27% 감소하였다고 한다.


반면에, 기존에 사람들이 많이 이용했던 대중교통 수단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전한 공유자동차나 공유자전거, 공유킥보드와 같은 공유모빌리티 결제 건수는 200% 이상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결론적으로 보면 교통수단 선택에는 하나의 답만이 있는 것이 아닌 것 같다. 출발지에서 목적지까지 이동할 때 버스, 지하철, 택시, 자가용, 공유차량, 공유자전거, 공유킥보드 등 다양한 교통수단들이 연계되어 적은 비용으로 짧은 시간 안에 효율적으로 이동 가능해야 한다. 교통수단이 편리해지면 사람들의 삶도 편리해진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3924398#home




코로나가 올해는 끝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쉽게 물러날 것 같지가 않다. 그렇지만 모든 것에는 끝이 있는 것처럼 코로나도 결국은 끝이 날 것이다. 다만 종전선언을 하는 전쟁처럼 명확한 끝나는 날이 있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확산세가 사그라들면서 서서히 끝날 것 같다.  전쟁을 일부러 원하는 사람은 없다. 다만 힘든 전쟁을 겪었으면 교훈을 얻고 전쟁 이전보다 나은 세상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전쟁과도 같은 코로나를 겪었으면 코로나 이전 보다 나은 새로운 세상을 만드는 것이 꼭 필요해 보인다. 경제, 환경, IT가 결합된 공유경제가 새로운 시대의 문을 여는 열쇠가 될 수도 있어 보인다.


글 : 이계원(공유경제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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