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계원 May 28. 2022

의류 업사이클링 교육

올해 공유경제연구소 주요 과제로 업사이클링 교육이 있다. 매달 주제를 바꾸어 가며 업사이클링 교육을 할 예정인데, 첫 번째 교육으로 의류 업사이클링 교육을 5월에 하였다. 내가 공유경제와 업사이클링에 대한 이론 교육을 하고, 안다미로 바느질방의 김은숙 대표가 의류 업사이클링 체험 실습을 진행하였다. 의류 업사이클링 사례와 의류 업사이클링이 나아갈 방향을 정리해 보았다.




1. 의류 업사이클링 사례


과거에는 의류 수선, 의류 리폼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었는데 요즘은 의류 업사이클링이라는 이름으로 디자인적으로나 기능적으로 업그레이드된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1) 헌 티셔츠로 원피스 만들기


안다미로 바느질방의 김은숙 대표가 교육장에 가지고 온 여러 가지 업사이클링 의류 제품 중에 제일 먼저 눈에 띈 것이 헌 티셔츠로 만든 원피스였다. 안 입는 티셔츠에다가 밑에 천을 덧 붙여서 원피스로 만든 것이었는데, 응용 아이디어도 좋았고 만들기도 간단해 보였다. 안 입는 면티를 이용하면 착용감도 부드럽고 좋다고 하였다. 레이스나 장식품을 달면 다양한 응용이 가능해 보였다.


헌 티셔츠로 만든 원피스


(2) 낮잠 쿠션 만들기


지난달에 고등학생 아들이 학교에서 쓰게 낮잠 쿠션을 하나 달라고 했다. 처음 들어 보는 용어라 낮잠 쿠션이 뭐니? 하고 물었다. 피곤해서 학교 책상에 그대로 엎드려 자면 얼굴이 배겨서 힘든데, 친구들이 낮잠쿠션이라는 것을 쓰는데 편해 보인다는 거였다. 인터넷에 찾아보니까 정말 낮잠쿠션이라는 것이 있었다. 부드러운 천에 안에 솜을 넣어서 작은 쿠션처럼 쓰는 거였다.


아름다운 가게에서 하는 업사이클링 브랜드인 에코파티메아리에서 헌 티셔츠나 자투리 천에 솜을 채워 넣어서 만드는 티셔츠 낮잠쿠션 KIT도 인터넷에 파는 것이 있었다.

자료 출처 : 아름다운 가게, 티셔츠 낮잠쿠션 KIT


그런데 생각해 보니까 집에 안 쓰는 에코백들이 많은데 여기에 솜을 채워 넣고 만들면 더 간단할 것 같았다. 그래서 여기저기 행사장에서 받아서 집에 쌓여 있던 에코백 2개와 안 쓰는 베개솜을 같이 들고 바느질방에 가지고 갔다. 바느질방 김은숙 대표가 보더니 솜은 그냥 가방에 넣으면 삐져나온다고, 베개 속청처럼 속커버를 만들어 넣는 것이 좋겠다고 했다. 쿠션이라고 생각해서 에코백 끈은 자르려고 해서, 내가 아이들은 낮잠쿠션을 책상이나 의자에 걸어 두었다가 필요할 때 쓴다고 끈은 살리는 것이 좋겠다고 이야기해 주었다. 나중에 교육장에 만들어 온 것을 보니까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단순하면서도 실용적이어서 좋았다. 사무실 책상에서 실험 삼아 써 보았더니 낮잠 잘 때 얼굴이 편했다. 집에 안 쓰는 에코백이나 베개솜들이 있으면 쉽게 만들 수 있으니까, 학교 다니는 아이들이나 직장인들에게 선물해도 좋을 것 같다.


에코백으로 만든 낮잠쿠션


(3) 청바지 업사이클링


대부분의 사람들은 집에 청바지가 많을 것이다. 유행이 지났거나, 체형이 변했거나, 낡거나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안 입는 청바지들도 많을 것이다. 나도 안 입는 청바지들을 많이 버렸는데, 사실 청바지는 유독 환경오염을 많이 시키는 의류이다. 면티 하나 만들 때에도 많은 염색 염료가 들어가고 수질오염이 일어나지만, 청바지의 경우는 특히 염료가 많이 들어가고, 가공 과정이 복잡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티셔츠보다 10배 정도의 환경오염을 일으킨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청바지는 상당히 튼튼한 천으로 만들기 때문에 가방이나 다른 의류로 변신하기에도 좋은 아이템이다. 특히 요즘 청바지는 다양한 물 빠짐 기법을 쓰기 때문에 세상에 하나뿐인 나만의 독창적인 물건을 만들기에 좋다.


자료 출처 : 천안아산신문, 청바지 가방 업사이클링


내가 집에서 안 입는 청바지를 하나 가져다주었더니, 안 쓰는 베개커버를 덧 대어 세상에 하나뿐인 청바지 가방을 만들어서 업사이클링 교육장으로 김은숙 대표가 가지고 왔다. 직접 보니까 이렇게도 할 수 있구나 새삼 신기했다. 안 입는 청바지는 옷장 속에 쌓아 두거나 버리지 말고 다양하게 업사이클링해 보자.


청바지로 만든 가방


2. 의류 업사이클링 실습


의류 업사이클링 실습으로 파우치 만들기를 하였다. 안다미로 바느질방의 김은숙 대표가 실과 바늘, 가위, 천 등이 든 바느질 KIT를 나누어 주고, 수강생들에게 튼튼하게 바느질하는 방법을 직접 설명해 주었다.


파우치 만들기 뿐만 아니라, 레이스나 와펜 등으로 낡은 옷을 간단히 수리하거나 밋밋한 옷에 다채롭게 포인트를 주어 업사이클링하는 방법도 알려 주었다.


안 입는 옷이나 자투리 천으로 파우치를 만들면 작은 물건들을 그 안에 담을 수 있기 때문에 가방을 깔끔하게 정리해서 다니기가 좋을 것 같았다. 내 경우에도 가방 안이 이런저런 작은 물건들로 어지러웠는데, 이번에 만든 파우치에 작은 물건들을 수납하니까 가방 안이 깔끔해졌다.


의류 업사이클링 실습



3. 의류 업사이클링이 나아갈 방향


의류 업사이클링이 나아갈 방향을 세 가지로 정리해 보았다


(1) 의류 재활용성 극대화


기존의 의류들은 패스트패션의 영향으로 싸게 많이 만들어서, 다 소비되지도 못하고 금방 버려졌다. 이렇게 되면 의류를 생산, 유통, 폐기하는데 많은 비용이 들뿐만 아니라 환경에도 안 좋은 영향을 준다.


한번 생산된 의류들을 낡거나 유행이 지났다고 버릴 것이 아니라, 다양한 용도로 재활용을 해 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면티를 가지고 원피스를 만들 수도 있고, 청바지를 가지고 가방을 만들 수도 있다. 원형을 그대로 살릴 수도 있고, 원래 형태와 용도와는 전혀 다른 것으로 업사이클링해서 이용할 수도 있다.


(2) 디자인 업그레이드


의류 업사이클링에서 핵심은 디자인이다. 기존의 의류보다는 디자인적으로나 기능적으로 더 나아져야만 가치가 높아질 수 있다. 리던이라는 외국의 청바지 회사에서는 리바이스 청바지를 해체하여 다양한 형태의 새로운 의류를 만들고 있다. 기존의 형태에 집착하지 않으면 새로운 디자인이 나올 수 있다.


디자인 업그레이드가 단순히 아름답게 만드는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좋은 디자인은 사용 만족도를 높여주어야 한다. 용도에 맞게 편리하면서도 아름답게 만드는 것이 의류 업사이클링의 디자인 발전방향이 되어야 할 것 같다.


사진출처 : 클립아트코리아


(3) 개인 맞춤형


사실 공장에서 만든 기성품 옷은 아무리 비싼 브랜드 옷이라도 내 몸에 딱 맞지는 않다. 예를 들어 똑같이 키가 160cm 인 사람들이라도 사람마다 팔다리 길이, 허리 치수 등은 다 제각각이다. 결국 기성품 옷을 사면 어딘가 내 몸에 딱 맞지 않아 불편한 부분이 생기고, 색상이나 디자인 등도 다 내 취향을 반영하기는 어렵다.


옛날에는 양장점이나 양복점에서 맞추어 입었는데, 내 몸에 딱 맞게 만들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비용도 올라가고 다양한 소재를 쓰기도 어려웠다. 기성복과 맞춤복의 중간 대안으로써 의류 업사이클링이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기성복을 가지고 개인에게 딱 맞추어 수리해서 입고, 개인 취향을 반영한 다양한 디자인적 요소를 더한다면 세상에 하나뿐인 나만의 맞춤 의류로 오래오래 입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내 방 옷장 속에는 수십 년 전에 입었던 옷들이 아직 그대로 걸려 있는 것들이 있다. 결혼식 준비하면서 예복으로 입었던 옷들, 누군가에게 선물 받았던 옷들 등 하나하나 추억이 있어 더 이상 내 몸에 들어가지도 않는데도 차마 버릴 수 없는 옷들이다. 의류 업사이클링을 해서 요즘 유행으로 내 몸에 딱 맞게 수리해서 다시 입어 봐야겠다.


글 : 이계원(공유경제연구소 대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