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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계원 Jun 29. 2022

가죽 업사이클링 교육

업사이클링 교육 시리즈의 2번째 주제로 가죽 업사이클링 교육을 6월에 시행하였다. 지난 5월의 의류 업사이클링 교육에 이어 2번째로 하게 되니까 교육의 틀이 좀 더 체계화되는 느낌이 들었다. 공유경제와 업사이클링 대한 이론 교육을 먼저 하고, 휘스 가죽공방의 안휘향 대표가 가죽 업사이클링 체험 실습을 진행하였다. 가죽 업사이클링의 구체적 사례와 가죽 업사이클링이 나아갈 방향을 정리해 보았다.




1. 가죽 업사이클링 사례


가죽은 수십 년 이상 사용이 가능한 상당히 튼튼한 소재이기 때문에 다양한 업사이클링이 가능하다. 자투리 가죽을 이용하는 것뿐만 아니라, 기존 오래된 가죽 가방들을 새롭게 리폼하는 것, 자동차 시트로 가죽 가방 만들기와 같은 형체가 완전히 새롭게 바뀌는 것 등 다양한 업사이클링 사례들을 소개하였다. 




(1) 자투리 가죽으로 액세서리 만들기

가죽으로 가방이나 의류, 소파 등을 만들다 보면 다양한 자투리 가죽들이 남게 된다. 자투리 가죽은 작고 쓸모없다고 버리지 말고 다양하게 응용 가능하다. 휘스 가죽공방의 안휘향 대표는 자투리 가죽으로 작은 지갑이나 키링, 헤어핀 등 다양한 액세서리 제품들을 만들고 있다. 자투리 가죽이기는 하지만 다양한 색깔과 모양으로 응용할 수 있어 독특한 디자인의 아름다운 액세서리로 재탄생할 수 있다. 특히 키링 같은 경우에는 소유자 이름 이니셜을 각인하거나, 나만의 독특한 디자인으로 만들어 평범한 물건에 개성 있는 차별화 포인트를 줄 수 있다.


작은 가죽지갑, 키링, 헤어 액세서리 (출처 : 휘스 가죽공방)


(2) 명품 가방 리폼하기

옛날에 엄마가 고야드 큰 가방을 주신 적이 있었다. 크고 가벼워서 한창 아이 키울 때 기저귀 가방으로 이것저것 많이 넣고 잘 사용하였다. 몇 년을 열심히 사용하였더니 나중에는 가방 형체가 흐물거리고, 가장자리가 낡고 찢어져서 아깝지만 버렸다 그런데 나중에 보니까 가방을 완전히 새로운 형태로 리폼하는 사례들이 많이 보였다. 낡아진 부분은 잘라 버리고 깨끗이 세척하여 새롭게 유행하는 형태로 바꾸고, 남는 자투리 가죽으로 액세서리도 같이 만들 수 있다.  이런 사례들을 미리 알았다면 아까운 물건을 버리지 않고 더 오랫동안 유용하게 잘 사용했을 것 같다.


고야드 가방 리폼 사례 (출처 : 가방든 남자)


(3) 자동차 시트로 가방 만들기

오래된 가방으로 새로운 가방을 만든다와 같은 리폼이 많긴 하지만, 자동차 시트와 같이 전혀 형태와 용도가 다른 가죽 제품으로 업사이클링을 할 수도 있다. 보통 자동차는 10~20년 사이에 폐차가 되기 때문에, 기존에는 자동차 시트도 같이 버려졌다. 자동차 시트에 사용되는 가죽은 40년 이상 사용이 가능한 튼튼하고 좋은 가죽이다. 프리미엄 업사이클링 브랜드인 컨티뉴라는 회사에서는 이렇게 아깝게 버려지는 자동차 가죽 시트들을 모아서 새로운 가방으로 재탄생시켰다. 컨티뉴의 가방은 저렴하지 않다. 페라리와 같이 명품차 가죽시트로 만든 가방은 수백만 원에 달하고, 일반적인 차량 가죽 시트로 만든 가방도 최소 10만 원이 넘는다. 새 가죽으로 만드는 것보다 만드는 과정이 더 복잡하고 어려워 제작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동차 가죽 시트로 가방을 만드는 것은 가죽을 만드는 과정의 환경오염을 줄이고 폐기 과정의 환경오염도 줄이겠다는 철학이 있기 때문인 것 같다. 

페라리 백팩과 뉴에어맨 크로스백(출처 : 컨티뉴)


https://wecontinew.co.kr/


2. 가죽 업사이클링 실습


가죽 업사이클링 실습으로 작은 지갑 만들기와 키링 만들기를 하였다. 휘스 가죽공방의 안휘향 대표가 실과 바늘, 가위, 작은 가죽 등이 든 가죽 실습용 KIT를 나누어 주고, 교육생들에게 가죽을 바느질하는 방법을 설명해 주었다.


가죽공방에서 미리 가죽을 재단해서 바늘구멍도 내어서 가지고 왔지만, 가죽에 바느질을 하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일정한 간격으로 한 땀 한 땀 고르게 바느질이 되어야 하는데, 익숙하지 않다 보니까 조금씩 삐뚤삐뚤하게 바느질이 되었다. 휘스 가죽공방의 안휘향 대표가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직접 만들어 보면 수작업 가죽 제품이 왜 비싼지 이해하게 된다고 말했는데, 정말로 한 땀 한 땀 바느질하다 보니까 그 말이 이해가 되었다.


가죽 바느질 설명
가죽 업사이클링 교육 실습


익숙하진 않았지만 한 땀 한 땀 가죽에 바느질을 하다 보니까, 차분하게 정신집중이 된다는 느낌이 들었다. 공장에서 대량 생산하는 것에 비하면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어 비효율적인 작업일 수도 있지만, 내 손으로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나만의 제품을 만들어 보는 느낌도 좋았다.


작은 가죽지갑과 키링


3. 가죽 업사이클링 나아갈 방향


가죽 업사이클링이 나아갈 방향을 세 가지로 정리해 보았다.


(1) 가죽 업사이클링을 통한 환경보호 효과 극대화

가죽은 의류 보다도 제작이나 폐기 과정에서 환경오염을 많이 일으키는 소재이다.  공정도 의류보다 복잡하고, 수질오염이나 탄소 배출량도 많다. 가죽 업사이클링 브랜드인 컨티뉴에 따르면 가죽 백팩 1개를 업사이클링해서 만들면 110.9kg의 탄소발자국이 감소되고, 물 66,663L가 절약되고, 0.1 마리의 소가 보호되고, 16그루의 소나무를 보존할 수 있다고 한다. 


가죽 제품은 수십 년 이상 사용 가능할 정도로 튼튼하기 때문에, 유행이 지났거나 낡았다고 버리지 말고  다양하게 업사이클해서 환경을 보호해 보자.

가죽 업사이클링의 환경보호 효과(자료 출처 : 컨티뉴)


(2) 실용적이며 아름다운 디자인

무용한 아름다움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자주 쓰는 물건은 실용적이며 아름다우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특히 가죽제품의 경우에는 튼튼해서 오래 쓸 수 있기 때문에 실용적이면서도 아름다운 디자인이 더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영역인 것 같다.


휘스 가죽공방의 안휘향 대표가 교육에 샘플로 가지고 온 가죽 가방 중에, 큰 가방을 리폼해서 들고 다니기 간편한 작은 가방으로 업사이클링 한 가방이 있었다. 한참 유행이 지난 느낌의 큰 가방을 가장자리 부분을 오려 내고, 요즘 유행하는 세련된 가방 형태로 바꾸어 놓았다. 집에 어쩐지 용도가 잘 안 맞아 방치된 오래된 가방들이 있으면, 내 용도에 딱 맞추어 아름답게 업사이클링해보자.

가방 리폼 사례(출처 : 휘스 가죽공방)


(3) 가죽과 다른 재질을 결합하여 업사이클링 확장

사실 가죽 업사이클링이라고 해서 꼭 가죽만 사용할 필요는 없다. 가죽에 천이나 금속 장신구 등을 결합시켜 다양한 업사이클링 제품들을 만들 수 있다. 예를 들어 안 입는 청바지로 가방을 만들 경우, 손잡이나 테두리, 입구 부분은 가죽으로 덧댈 수도 있다. 이 경우 청바지 만으로 천가방을 만드는 경우보다 가방 형태를 잡기도 용이하고, 더 튼튼하여 오래 사용할 수도 있다.


청바지 가방 리폼, 가죽 콜라보의 좋은 예(자료 출처 : 지니k, https://m.blog.naver.com/bimomm/221395444555)

휘스 가죽공방의 안휘향 대표도 가죽을 주로 다루기는 하지만, 금속과 천 등 다양한 재질을 결합하여 업사이클링을 확장하려고 하고 있다. 


금속과 가죽으로 만든 카네이션 키링(출처 : 휘스 가죽공방)

사실 업사이클링의 세계는 무한 확장 가능하다. 다음 달에는 가구 업사이클링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글 : 이계원(공유경제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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