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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계원 Jul 19. 2022

가구 업사이클링 교육

업사이클링 교육 시리즈의 3번째 주제로 가구 업사이클링 교육을 7월에 하였다. 지난번 의류, 가죽에 이어 3번째 교육이다 보니까, 조금 색다른 것을 해 보고 싶었다. 그래서 일반적인 가구 업사이클링이 아닌 반려동물을 위한 식탁 만들기를 체험 실습으로 진행하였다.  



내가 먼저 공유경제와 업사이클링 사례에 대해 소개하고 , 이우석 루나무 나무공방 대표가 체험 교육을 했다.





1. 가구 업사이클링 사례


가구 업사이클링 사례를 3가지 소개하였다. 첫 번째로 반려동물 식탁 만들기, 두 번째로 폐목재로 나무벤치 만들기, 세 번째로 수저 만들기이다.


(1) 반려동물 식탁 만들기


반려동물들을 땅바닥에서 물이나 음식을 주게 되면 높이가 맞지 않아 잘 먹기가 힘들다고 한다. 그래서 반려동물 식탁이라고 개나 고양이 밥그릇을 사용하게 된다. 1구짜리 식기를 사용하기도 하고, 물과 음식을 별도로 분리해 2구짜리 식기를 사용하기도 한다. 플라스틱 밥그릇도 많이 사용하기는 하지만, 미관이나 위생상 나무와 도자기로 만든 식기를 사용하는 것이 더 좋다고 한다. 반려동물의 크기에 따라 높이도 맞출 수 있고, 앞으로 약간 기울어진 모양이어서 음식을 먹기에도 더 용이한 디자인이다.

사진 출처 : 이우석 루나무 나무공방

 

(2) 폐목재로 나무 벤치 만들기


살다 보면 잠깐씩 앉아서 쉬고 싶을 때가 있다. 공원이나 이런 곳은 대부분 벤치가 잘 되어 있는 경우가 많지만, 대부분의 도시 공간들은 앉아서 쉴만한 벤치가 부족한 경우가 많다. 사람이 앉아서 잠깐이라도 쉴만한 공간이 있다는 것은 삶의 숨통을 틔어 준다.


길을 가다 보면 벤치가 있으면 잠깐 앉아서 지친 다리도 쉬고, 주변 경치도 보고, 동행한 사람들이랑 이야기도 나눌 수 있다. 주변을 둘러보아도 벤치 하나 없으면 삭막하다는 느낌이 든다.


버려지는 나무로 벤치를 만들어 여기저기 삶의 쉼터를 제공하면 좋을 것 같다. 가구를 만들다 남은 자투리 나무, 공사장에서 나오는 나무 팔레트, 과일을 담았던 나무 상자 등 버려지는 나무들이 생각보다 많다. 공원에 있는 정식 벤치처럼 정형화된 형태를 갖추지 않아도 폐목재를 잘라서 나무 벤치를 쉽게 만들 수 있다. 나무에 깨끗하게 페인트 칠도 하고, 니스 칠을 해서 거친 나뭇결이나 비바람에 보호도 하면 좋을 것 같다.


사진 출처 : 우드워커 네이버 카페


  (3) 나무와 금속을 이용한 수저 만들기


인류는 오랜 옛날부터 나무로 수저를 만들어 사용해 왔다. 그러다가 금속 재질로 수저가 바뀌기 시작했다. 각각의 장단점이 있는 것 같다.  가벼운 무게나 입에 닿는 느낌은 나무가 나은 편인데,  살균소독과 같은 위생 관리의 용이성 측면에서는 금속 수저가 나은 것 같다. 그런데 꼭 한 가지 재질로 수저를 만들 필요는 없다. 나무와 금속을 둘 다 활용하여 보다 아름다우면서도 실용적인 업사이클링된 수저를 만들 수도 있을 것 같다.

사진 출처 : JM 공방 블로그


2. 가구 업사이클링 실습


가구 업사이클링 체험 실습은 이우석 루나무 나무공방 대표가 반려동물을 위한 식탁 만들기를 진행해 주었다.



 

먼저 반려동물의 키에 따라 식탁 크기가 조금씩 다를 수 있어, 사전에 반려동물의 크기를 재어오게 했다. 강아지와 고양이는 재는 법이 조금씩 다르다고는 하는데, 일반적으로 반려동물이 일어난 자세에서 앞다리와 제품이 비슷한 높이를 추천한다고 한다.



목공 공방에서 할 경우에는 직접 나무를 자를 수 있어 더 정확한 사이즈를 맞출 수 있지만, 이번 업사이클링 교육에서는 톱날은 위험하여 사용하지 못하고, 사전에 대중소 정도 크기로 미리 준비해 온 나무를 사용하였다. 잘라온 나무들을 수강생들이 사포로 다듬어 표면을 부드럽게 만들었다.



미리 잘라 온 나무들을 조립하고, 접착제를 발라서 고정되는 30분 정도 시간 동안에 이우석 대표가 추가로 준비해 온 냄비 받침 나무에 버닝펜으로 글자나 이미지를 새기는 연습을 하였다. 원래 버닝펜으로 바로 글자나 그림을 새기게 하면 처음 해 보는 사람들은 쉽게 잘 되지 않는다고 한다. 이우석 대표가 세심하게도 나무 접착제가 굳어지는 것을 기다리는 여유시간에 실제 사용하기도 하라고 나무 받침으로 연습을 시켰다. 나도 수강생들과 같이 해 보았는데, 처음 해 보는 거라서 쉽지는 않았다. 그래도 뭔가 만든다는 창작의 기쁨이 느껴졌다. 똑같은 재료를 가지고도 사람마다 다 다른 표현이 나오는 것을 보고 아 이래서 예술을 하는 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무 냄비 받침에 한 번 연습을 해 보고 나니까, 수강생들은 반려동물 식탁에는 좀 더 안정적으로 글자나 동물 모양을 아름답게 새겼다.


버닝펜으로 글자 새기기


마지막으로 나무로 만든 반려동물 식탁에 천연오일로 기름칠을 하는 작업이 있었다. 보통 나무가 썩지 말라고 니스칠을 많이 하는데, 이번 교육에서는 반려동물에게 더 좋은 천연오일을 사용하였다. 오일을 바르면 기본적인 방수가 되지만, 그래도 오래 사용하려면 반려동물이 물이나 음식을 먹은 후 식탁 주변의 물기를 바로 닦아 주는 것이 좋다고 목재가구 관리 팁도 이우석 대표가 알려 주었다.


나무에 천연 오일 바르기


다 만든 반려동물 식탁을 한 군데 모아 보니까 십인십색이라는 말이 저절로 생각났다. 분명히 똑같은 재료로 동일한 시간에 만들었는데, 사람마다 표현 방법이 다 달라서 주인의 특징이 드러났다. 반려동물도 주인이 맞춤형으로 만들어 준 식탁에서 가족의 일원으로 행복한 식사시간이 되면 좋을 것 같다.


나무로 만든 반려동물 식탁과 냄비 받침


3. 가구 업사이클링이 나아갈 방향


가구 업사이클링 나아갈 방향을 세 가지로 정리해 보았다.


(1) 맞춤형 가구로 업그레이드


사실 공장에서 나온 가구들은 수작업으로 만든 가구들보다 가격도 저렴하고 완성도도 더 높을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내 집에 내 공간에 내 취향에 딱 맞추기는 힘들다. 특히 이사를 하다 보면 기존 집에 맞추어 놓았던 가구들이 새로운 집에는 치수도 안 맞고 색감도 안 맞고 전체적인 조화가 안 맞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이럴 때 기존 가구들을 버리거나 안 맞는 것을 억지로 사용하여 활용도를 떨구기보다는 맞춤형 가구로 업그레이드해 볼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조금씩 크기가 안 맞는 부분은 잘라내거나 다른 것을 덧 붙여 크기를 맞출 수도 있다. 낡거나 색의 조화가 안 맞는 부분은 새로 페인트 칠이나 니스칠을 해서 새것처럼 새롭게 만들 수도 있다. 




(2) 사용하기 편안한 디자인


옷도 그렇지만 가구도 왠지 모르게 편안한 가구들이 있다. 예를 들어 어떤 의자는 앉으면 편안해서 일어나기가 싫은데, 어떤 의자는 왠지 모르게 불편해서 잘 앉지 않게 되는 의자들이 있다. 그 차이는 인체공학적인 디자인이다. 눈에 보이는 색감이나 형태가 중요한 게 아닐 수 있다.  눈에 잘 보이지는 않지만 사용하기 편리한 디자인으로 업사이클링되어야 한다.


(3) 목재와 다른 재질을 결합하여 확장


가구를 만들 때 목재 단독으로 사용하기보다는 금속이나 가죽, 천 등 다른 재질을 결합하면 확장성이 좋아진다. 목재만 사용할 경우에는 딱딱한 느낌이 있는데, 여기에 가죽이나 천을 결합하면 부드러운 느낌을 줄 수 있다. 또 나무와 금속을 같이 사용하면 가구의 강도를 높일 수 있다. 오래된 소파의 경우에는 소파 천갈이처럼 안에 보충물을 새로 채우고 표면에 새로운 천을 덧 씌어 수명을 늘리기도 한다. 오래된 나무 가구의 경우에는 페인트칠을 하여 새롭게 만들기도 하지만, 금속이나 가죽 등 다른 재질을 결합하여 디자인도 새롭게 확장할 수 있다. 집에 있는 헌 가구들을 오래되었다고 버리지 말고 새롭게 업사이클링해서 오래오래 사용해 보자.



글 : 이계원(공유경제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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