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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계원 Aug 29. 2022

가방 업사이클링 교육

업사이클링 교육 시리즈의 4번째 주제로 가방 업사이클링 교육을 8월에 진행하였다. 5월부터 시작한 의류, 가죽, 가구 업사이클링 교육에 이어서 하는 교육이라서 조금은 더 안정감 있게 진행되었다.



내가 먼저 공유경제와 업사이클링 사례에 대해서 소개하고, 김외경 목사골공방 작가님이 가방 만들기 체험 실습을 해 주셨다.


공유경제와 업사이클링에 관한 교육 중인 공유경제연구소 이계원 대표
가방 업사이클링 체험 교육 중인 목사골공방 김외경 작가

1. 가방 업사이클링 사례


(1) 버려지는 재료로 가방 만들기 -프라이탁


프라이탁은 버려진 천막이나 자동차 방수포 등을 재활용하여 가방을 만드는 스위스 기업이다. 공장에서 새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버려진 천막 등을 재활용해서 만들기 때문에 모양이나 색상 등이 다 조금씩 달라서 완전히 똑같은 제품은 없다. 이 부분이 사실 기존 공장에서 대량 생산된 제품과의 차별화 요소라고 볼 수 있다.


내가 입은 옷이나 메고 있는 가방과 똑같은 제품을 착용하고 있는 사람을 만나게 되어 약간 뻘쭘한 기억들을 누구나 한 번씩은 가지고 있을 것 같다. 프라이탁 제품들은 다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세상에 하나뿐이라는 그 부분이 차별화된 개성 요소로 부각되고 있는 것 같다.


재활용품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부분적으로 원단 상태가 안 좋은 것들도 일부 있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방 가격은 저렴하지 않다. 업사이클링 교육을 진행하다 보니까 업사이클링 제품 가격이 저렴하지 않은 이유를 금방 알 수 있었다. 처음에는 자투리 천이나 가죽을 사용하기 때문에 원단 값이 들지 않아 업사이클링 제품 가격이 새 제품보다 저렴할 줄 알았다. 재료 값은 들지 않을지 몰라도, 하나하나 분해해서 세척하고, 일일이 수작업으로 꿰매서 이어 부치는 작업을 하게 되면 원단 값보다 수작업 인건비가 훨씬 많이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라이탁과 같은 업사이클링 업체가 존재하는 이유는 환경친화적이기 때문이다. 새로운 제품을 만들기 위해 공장에서 원료를 만들고 나중에 폐기물로 버려지는 일련의 과정을 줄여 주기 때문에, 자원낭비와 환경오염을 크게 줄여 줄 수 있다. 부가적으로 세상에 하나뿐인 나만의 제품을 가질 수 있다.


* 더 자세한 내용은 프라이탁 홈페이지 참조 바랍니다.

https://www.freitag.ch/en


(2) 현수막으로 가방 만들기


선거철이 지나고 나면 여기저기 길거리에 붙여져 있던 수많은 현수막들은 어떻게 처리 하나? 하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아마 기존에는 대부분 떼어 내서 폐기물로 간주해 쓰레기장으로 보내졌던 것 같다.


현수막은 주로 야외에 걸리기 때문에 비바람 등에 견딜 수 있도록 방수와 내구성이 강한 소재로 만들어진다. 튼튼하기 때문에 요즘은 가방이나, 장바구니, 신발주머니 등으로 업사이클링하는 다양한 방법이 나왔다.


서울의 약속 선거 현수막 에코백 (사진: 터치포굿)


현대백화점 업사이클 패션 가방 (사진: 현대백화점)


2. 가방 업사이클링 실습


목사골공방의 김외경 작가가 가방 업사이클링 실습을 진행해 주었다. 섬유 공예를 전공하신 분 답게 천으로 만든 가방 만들기 준비물 색깔이 차분하면서도 참 고왔다. 가방 앞에 김외경 작가님의 시그니처인 천으로 만든 꽃도 하나 달아 포인트를 주었다.


작가님이 거의 이틀 밤을 새 가면서 가방 준비물을 80% 이상 미리 만들어 왔음에도 불구하고, 체험시간 2시간 만에 완성하기는 어려워 그다음 날 집에서 2시간 더 바느질하여 작은 천가방을 완성하였다.  손에 익숙하지 않은 바느질이어서 비뚤비뚤 고르지 못한 바늘땀이었지만, 정말 한 땀 한 땀 바느질하여 만든다는 것의 의미를 깨닫는 순간이었다. 업사이클링 제품이 공장에서 대량 생산된 제품에 비해 인건비가 많이 들어 비쌀 수밖에 없다는 현실도 체험을 통해 알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에 하나뿐인 나만의 작품을 만들게 된 것은 어떤 명품백을 소유하는 것 보다도 소중한 경험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3. 가방 업사이클링이 나아갈 방향


가방 업사이클링 나아갈 방향을 세 가지로 정리해 보았다.


(1) 가방 리폼하여 수명 늘리기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옷장 속에 고이 모셔 놓은 안 쓰는 가방들이 있을 것이다. 비싸게 주고 샀거나 선물 받았으나, 유행이 지났거나 일부가 낡았거나 왠지 내 취향이 아니거나 등등 다양한 이유로 더 이상 사용하지 않게 되었을 것이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가방이 수십 개가 있어도 항상 들고 다니는 가방은 1~2개 정도일 것이다. 왠지 나에게 편해서, 나한테 잘 맞는 것 같아서 등등 이유는 다양하지만 결론은 항상 그 가방인 애정 하는 가방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 가방은 자주 들고 다니다 보면 가방의 형태가 무너지고 가장자리나 손잡이 부분이 낡아서 더 이상 들고 다니기 힘든 순간들이 온다.


옛날에는 아깝지만 버렸다. 요즘은 리폼하여 사용해도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인터넷에 찾아보면 가방 리폼에 대한 사례들이 정말 많다. 낡고 유행이 지난 가방들을 리폼하여 오래오래 사용해 보자.


사진 출처 : 한땀가방


(2) 세상에 하나뿐인 나만의 개성 있는 가방 만들기


3초 백이라는 가방이 있다. 길거리에서 3초에 한 번씩 볼 수 있다고 하여 3초 백이라고 불리는 것 같다. 색깔도 똥색으로 칙칙한데, 왜 이 가방을 진품이든 모방품이든 그렇게 많이 들고 다니는지 모르겠다.


나라면 만 원짜리 에코백을 들고 다니더라도, 나만의 개성을 살릴 수 있는 가방을 들고 다닐 것 같은데, 사람마다 다 생각이 다른 것 같다. 기존에 공장에서 대량 생산된 가방이라도 업사이클링하여 세상에 하나뿐인 나만의 개성 있는 가방을 만들 수 있다.


특히 업사이클링에 3D 모델링 기법을 사용하면 수리하기 전에 고객이랑 색깔, 모양, 형태 등에 대해 다양하게 시뮬레이션해 볼 수 있어 본인이 원하는 가방 모양에 좀 더 근접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미지 출처 : 클립아트코리아


(3) 가방 업사이클링을 통한 환경보호 극대화


우리가 한평생 살아가면서 얼마나 많은 가방을 가지게 될까? 아마 10개 미만의 가방을 가진 사람도 있을 것이고, 수백 개나 수천 개의 가방을 가진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소유하고 있는 가방들을 다 들고 다니지는 않을 것이다. 가방이 많은 사람일수록 본인이 무슨 가방을 가지고 있는지도 몰라서, 옷장 속에 처 박아 놓고 잘 활용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가방은 만드는데 많은 인건비가 들어가고, 환경을 오염시키는 많은 공정들을 거쳐간다. 가방은 대부분 좋은 천이나 가죽으로 만들기 때문에 내구성이 높은 물건이다. 유행이 지났거나 일부 낡았다고 안 쓰기에는 아까운 물건이다.


명품 가방을 산다고 본인의 경제생활을 어렵게 하지 말고, 있는 가방을 내 맘에 쏙 들게 업사이클링하여 오래오래 사용하여 환경도 보호하고, 경제도 효율성을 높여 보자.


글 : 이계원(공유경제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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