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필요한 물건이 있는데, 이걸 꼭 새 걸로 사야 할까?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특히 유아용품이나 계절용품처럼 특정시기만 짧게 사용하고 마는 물건은 물건값을 떠나서 사용 후에 계속 보관하는 것이 짐스러울 수 있다. 소유가 아니라 이용 가치에 중점을 둔 공유경제에 대해 알아보고, 어떤 물건들을 당근마켓에서 중고로 사고파는 것이 좋을지 살펴보고자 한다.
아이들이 어릴 때는 중고물품을 많이 사용했던 것 같다. 아이들은 금방 자라니까 올해 사준 옷이 내년에는 안 맞는 경우들이 많아 새 옷을 사주는 것이 경제적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생각했다. 친척들이나 지인들에게 아이들 옷을 박스채 얻어 입히거나, 거꾸로 우리 집 아이들 옷이나 장난감들을 한 박스씩 챙겨서 보내 주었다.
또 특정한 계절이나 행사에 필요한 것들이 있다. 우리 집에는 큰 상이 두 개가 있다. 결혼하고 새로 분가해서 집들이할 때 손님상으로 필요할 것 같아 산 것이다. 하지만 10년 동안 딱 2번 사용되고 나머지 시간에는 처음 샀던 포장박스에 싸여 큰방 장롱 옆 빈 공간에 먼지를 뽀얗게 쌓아가면서 모셔왔다. 옥상이 있던 집에서 살 때 고기 구워 먹으려고 샀던 큰 바베큐 그릴은 5년 동안 2번 사용하고, 그 후 5년간 아파트 베란다 창고에 자리만 차지하고 있다가 당근마켓에 무료 나눔을 해주어 새 주인을 찾아갔다.
과잉으로 물건이 생산되고 소비가 장려되는 시장경제에 살고 있다 보니까, 내가 필요한 것보다 더 많은 것들을 사게 되고 결국 집에 악성재고도 아니고 온갖 안 쓰는 물건들이 쌓여 조금만 방심하면 빈방은 창고로 전락하고 있다. 새 물건의 구매가격을 떠나서 안 쓰는 물건을 오랫동안 집에 보관하는 비용이 생각보다 클 수 있다.
자동차를 예를 들어 보자. 일반적으로 자가용은 자동차 구입비용, 주유비, 보험료, 주차비 등 수많은 비용들이 들어간다. 그런데 실제 자가용을 이용하는 시간은 평균 1시간 미만이고, 대부분의 시간인 23시간은 주차장에 세워져 있다. 하루 1시간도 이용하지 않으면서 수천만 원의 차값과 높은 보험료와 주차비를 내고 있고, 요즘은 기름값 부담도 점점 커지고 있다. 내가 사용한 시간만큼 이용료를 내고 차량을 공유하는 방식이 경제적이면서도 환경적인 방식이다. 그럼에도 이렇게 하지 못하는 이유는 자동차를 시간단위로 빌려 쓰는 게 불편하기도 하고, 자가용이 주는 과시적 측면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조금씩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외국의 경우 우버가 활발히 이용되고 있고, 우리나라의 경우 쏘카나 그린카와 같은 카셰어링이 IT 기반으로 확대되고 있다. 스마트폰 기반으로 편리하게 시간 단위로 자동차를 이용할 수 있어 경제적일 뿐만 아니라 필요한 자동차의 수를 줄일 수 있어 환경적으로 도움이 되고 있다.
집의 경우 우리나라는 아파트가 가장 비싼 물건이다. 집값이 비싼 서울의 경우에는 평균적인 직장인 월급으로 한 푼도 쓰지 않고 아파트 한채 사려면 30년이 넘게 걸린다고 한다. 방 3개 있는 국민평형 아파트가 10억이 훨씬 넘으니까, 방 1개의 가격은 아마 몇억이 넘을 것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가정들은 적어도 1억짜리 창고를 가지고 있다. 보통 안 쓰는 물건들을 자주 사용하지 않는 방이나 베란다 창고 등에 열심히 쌓아 놓고 있다. 아이들 어릴 때 입던 옷이나, 계절이 바뀔 때마다 열심히 사들였지만 몸매에 맞지 않거나 유행이 변해서 등 다양한 이유로 못 입거나 안 입게 된 옷들, 마트에서 I+1 한다고 해서 또는 홈쇼핑에서 10개 사면 10개 더 준다고 해서 대용량으로 사들인 다양한 물건들로 집의 베란다 창고로도 모질라 멀쩡한 방들을 점점 창고방으로 만들고 있을 것이다. 한 번도 사용하지 않은 새물건이나 몇 번 사용하지 않은 거의 멀쩡한 새물건을 버리는 것은 경제적으로 낭비인 것 같지만, 사실은 경제적으로 가장 낭비인 것은 1억 도 넘는 방을 창고로 만들어 그 공간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집의 필요 없는 물건들을 처분하고, 소유가 아니라 이용가치 위주로 경제적으로나 환경적으로 더 나은 삶을 살아보자.
공유경제를 활용해 더 나은 삶을 살고 싶은 분은 아래 공유경제로 살아가기 브런치 북을 참고하시길 바란다.
https://brunch.co.kr/brunchbook/sele1
공유경제의 대표사례인 당근마켓에서 중고로 가장 잘 팔리는 물건들을 살펴보면 중고 전자제품이나 IT기기, 가전제품, 명품, 육아용품 등이 있다.
첫 번째로 전자제품이나 IT기기의 경우 주로 스마트폰이나 노트북, 게임기, 무선 이어폰 같은 것들이다. 새 제품을 비싼 돈 내고 살 수도 있지만, 조금 시간이 지난 구형 제품들을 가성비 있게 사고팔아 집에 필요 없는 물건들도 처분하고 용돈 벌이도 할 수 있다.
두 번째로 소형 가전제품의 경우 주로 1~2인 가구나 이사를 자주 다니는 사람들이 많이 활용할 수 있다. 대형 가전제품의 경우 이삿짐 차를 부르지 않는 경우 운반의 어려움이 있지만, 소형 가전제품의 경우 간편하게 중고로 사고팔기가 용이하고 가격 부담도 낮다.
세 번째로 명품의 경우 요즘 당근마켓 같은 중고마켓에서 거래가 늘어나고 있다. 선물 받거나 본인이 직접 구매했지만 사용하지 않은 새 제품이나 거의 사용감이 없는 명품 제품들이 많이 거래되고 있다. 명품의 경우 구매 영수증이나 인증서, 박스 등이 있으면 더 비싼 가격에 팔 수도 있지만, 거꾸로 이런 게 없다면 가짜 제품을 살 수도 있어 사고 파는데 신중해야 한다.
네 번째로 육아용품의 경우 유모차나 아이옷, 신발, 장난감 등이다. 육아용품의 특성상 사용기간이 짧아 중고수요가 높고 판매가 용이하다. 귀한 내 아이를 비싼 새 옷이나 새 장난감으로 키울 수도 있지만, 금방 자라서 몇 번 입지도 못하는 새 옷을 사는데 드는 비용을 아껴서 아이에게 더 소중하거나 필요한 것을 해 주는 것도 현명한 부모일 수 있다.
전체적으로 보면 당근마켓 판매자 입장에서는 집에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물건을 쌓아 두지 않아 공간 낭비를 줄이고, 소소하게 용돈벌이를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구매자 입장에서는 필요한 물건을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어 경제적으로 도움이 되고, 사용하다가 필요하지 않게 되면 다시 팔 수도 있어 공간 낭비도 줄이고 자원낭비도 줄여 환경에 도움을 줄 수 있다.
글 : 이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