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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광쌤 Apr 10. 2023

세종대왕의 MBTI는?

태종 이방원과의 MBTI 궁합은?

"세종대왕 싫어하는 사람 손들어 보세요!"

 

'한글날' 계기 교육 시간이었던 것 같다. 아이들은 선생님의 답정너 질문에  당연하다는 듯 손을 들지 않았고, 딱 한 명의 여학생이 두리번거리다가 손을 들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장 존경하는 위인으로 꼽는 세종대왕은 아이들에게도 언제나 인기투표 1위이며, 불호가 거의 없는 편인데 용기 있게 손을 든 녀석의 이유는 너무 재미있었다.


"자기만 좋다고 남들 다 고생시켰잖아요. 세종대왕은 아마 INTJ 일 걸요! "


이전 수업에서 조선 시대를 대표하는 인물들의 MBTI를 정해 보는 활동을 했어서인지 불호의 이유를 그리 대면서, '조선왕조실록'에서 찾아낸 세종대왕의 단점들을 장황하게 내놓았다.


"학문 연구도 좋지만 신하들을 밤늦게까지 부려먹고,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아들에게 다 시키면 안 되죠."


재미있는 접근이라고 생각하여, 쿵짝을 해줬더니 아이들도 이내 신나게 떠들었다. 훌륭한 일도 많이 하셨지만 북방 개척을 위해 백성들을 억지로 이사가게 하거나, 저화나 동전을 유통시키려는 목적으로 백성들을 힘들게 하는 것은 아니지 않냐면서 흥분했다. 급 INTJ 세종대왕에 대한 키보드 워리어 부대가 편성되는 듯한 분위기였다.



INTJ는 '용의주도한 전략가형'으로 '과학자형'이라고도 부른다. 


창의적인 데에서 그치지 않고 성취해 내는 것을 갈망하여, 이내 새로운 아이디어를 더하고 강한 의지력을 더해 일을 관철해 내는 사람들이다. 그런 유형의 세종대왕은 아무도 해내지 못한 일들을 무수히 많이도 해냈으니 완전 인정이다. 우리 실정에 맞는 역법, 농사법, 치료법, 글자 등을 만들어낸 역사상 최고의 INTJ 위인이지 않은가!


하지만 고집이 엄청 세며, 내가 좋아하는 일에는 효율 따위 1도 따지지 않는 팩폭도 피해 갈 수는 없다. 완벽주의 성향에 성에 차는 그것들을 만들어 내기까지 참으로 많은 사람들이 고통받기도 했을 것이다. 그리고 문제점을 알고 있으면서도 고치지 못하고 스스로의 울타리에 갇히기도 한다는 데에서도 어느 정도 수긍이 된다. 그놈의 '사대'와 관련해서는 알면서도 어찌하지 못하고 끌려다녔던 세종의 모습 때문이다.


ESTJ '엄격한 관리자 유형'인 아버지 태종 이방원과의 궁합은 어떠했을까?


'MBTI 궁합표'를 보면 INTJ와 ESTJ의 궁합은 썩 좋지는 않다. 실제 두 사람의 사이는 정책적인 방향의 차이로 보았을 때 딱히 맞다고 볼 수는 없기 때문에, 꽤 갈등이 있었을 것이다.


실제 두 유형의 사람들은 둘 다 논리적이기만 하고, 독선적인 경향이 있기 때문에 자주 다투고, 공통된 주제를 찾기 힘들다고 한다. INTJ는 주로 듣고,  ESTJ는 많은 말을 하는 경향이 있어서 압박을 느낄 수 있다고 하니, 세종은 상왕으로 물러나 병권을 움켜쥐고 있던 아버지 태종의 잔소리에 꽤나 피로감을 느끼지 않았을까?



역사책을 읽으며 나를 닮은 인물을 만났을 때 굉장히 반갑고, 공감이 가기도 하지만 때론 답답한 마음이 들 것이다. 그래서인지 반대 성향을 가진 사람에게 끌리기도 한다. 너무 재밌게도 완벽주의에 계획적인 세종대왕 스타일과 자유분방하고 무계획적인 ENFP인 나의 궁합이 꽤 좋게 나오는 데서 알 수 있다. 겉으로는 질색하지만 은근히 챙겨주고 싶은 스타일이라고? 하하... 그리고 가끔은 비논리적인 부분에서 아이디어가 뿅뿅 쏟아지는 법이니까~ 그의 주변에 나와 같은 ENFP가 꽤 있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렇다면 다음에는 실록 속에서 ENFP 인물들을 찾아보리라. 호옥시 너무 대책이 없어서 한 분도 없으면 어쩌지?  

 



[작가의 말]

재미있는 해석이지만 '조선왕조실록'을 읽으면서 생각해 본 내 맘대로 MBTI이기 때문에 이견도 많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아이들이 내세운 세종의 MBTI는 여러 가지 유형이 나왔으니까 말이다. 그러니 이견이 있으시다면 키보드워리어 말고, 같이 이야기를 나눴으면 좋겠다. 광쌤은 언제나 오픈마인드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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