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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좋은음악수집가 May 06. 2023

그럭저럭 사는 것은 재미없어!

미미시스터즈 - 미안하지만... 이건 전설이 될 거야 (2011)

 살아가면서 무리에서 튀는 행동을 의도적으로 하는 일은 거의 하지 않지만 나는 결국 튀었다. 대화를 주도하거나 대화 중간중간에 치고 들어가는 농담 중 9할은 안타거나 홈런을 쳤다. 조금이라도 대화가 재미없어져 정말 들어주기 싫었을 때, 치고 들어가기도 어려운 상황에는 절대 방망이를 갖다 대지 않고 차라리 몸에 맞는 볼을 택했다. 그래 던져라 나는 맞고 당당히 다음 타석에서의 농담을 기다릴 테니까. (삼성라이온즈 만세!)


나는 모임이 좋다. 모여서 이런저런 이야기하는 것도 좋고 그 속에서 흘러나오는 에너지가 참 귀하다. 무공해 천연 에너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자체로 훌륭한 에네르기! 아마 당신과 대화해도 나는 그 에너지를 느낄 것이다. 아는 사람에게서도 모르는 사람에게서도 이 글을 읽는 당신과 대화를 해도 마찬가지다.


만나는 것이 힘든 사람들에는 전화를 건네거나 언젠가 만나면 꼭 많은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내기 위한 수많은 빌드업(Build-up)을 꾸미고 있기도 하지만 나는 현장에서 풀어내는 즉흥적인 주제선정에 능한 편이다. 그냥 무심코 던지는 전화에 수많은 지인들이 당황하기도 했지만 이제는 적응이 되었는지 아무렇지도 않게 잘 받아준다. (너무도 고마워라!) 전화에 인색해진 사람들에게 나는 꼭 에너지를 잘 전달해 주는 역할이고 싶다. 그거면 사실 충분하지.




 그럭저럭 산다는 것은 많은 것을 의미한다. 물질적으로 풍요롭게 사는 것일 수 있고 아닐 수도 있고 마음을 잘 다스리는 법을 깨닫고 세상에서 흔들림 없이 살아가는 것도 현시대에서는 그럭저럭 사는 것이라 볼 수 있다. 그러면서 나를 한번 돌아본다. 1992년 1월 30일에 태어나서 글을 쓰는 지금까지, 나는 과연 어떻게 살고 있을까? 글쎄.. 명확한 답을 내릴 수 없지만 이것은 죽기 직전까지 명확하게 못 내릴 답이다. 그래도 나는 그럭저럭이 아닌 재미나게 살기 위해 끊임없이 생각을 하고 있다. 나는 그것이 좋은 행동이라고 믿고 있다. 내가 맞다고 생각하면 밀고 가는 것!


 한편으로 나는 반골기질이 있는 편이다. 이해하지 못하는 행위를 강요할 때 그 반항심이 불쑥 튀어나오는 편인데 특히 되지도 않는 '전통'을 나에게 들이밀었을 때 내가 그것을 견디지 못해 떠난 적이 더러 있었다. 좋은 전통이면 모를까... 내가 그 전통을 깼을 때를 생각해 보면 통쾌함 보다는 지금까지도 그 강요에 대한 불쾌함이 가득하게 남아있다. (그때 그 사람들, 길 가다가도 마주치지 맙시다.)


그런 반골기질도 시간이 조금 더 지나니 조금씩 다듬어지긴 하겠지만 (그렇다면 얼마나 좋을까?) 특히나 내가 활약한 행동들에 대한 적절한 보상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나는 굉장히 불쾌감을 크게 느낀다. 언젠가 내가 아버지한테 그런 말씀을 드렸다.


"나는요 어느 집단에 소속이 되어있으면 자연스럽게 동화되거나 아니면 그 집단에서 위험인물이 되는 게 짜릿한 것 같아요."


놀랍게도 내가 대학생 때부터 지금까지 우려먹는 문장이다. 나 같이 이런 부류의 사람이 오히려 잘 다루기 쉬운데 그런 생각을 못하는 집단도 웃기는 짬뽕(?)이라 생각한다.




 '사람들 마다 관심사에 대하는 태도'에 대해서는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이 거의 없다. 늘 그래왔든 내가 관심이 없는 분야에는 철저히 관심을 두지 않고 특히 유행하는 게임, 드라마 같은 것에는 더욱 까다롭게 군다. 하루가 24시간이고 그중에 자는 시간을 6~7시간이라 치고 본업에 충실하는 시간을 제외하면 내게 남은 시간은 고작 몇 시간 되지 않는데 그걸 드라마와 게임에 투자한다? 내가 사랑하는 것이 그거라면 투자하겠지만 도저히 못하겠다. 게임은 아주 짧게 머리를 식히는 정도면 충분하고 드라마는 미남미녀를 캐스팅 하지 않는다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겠다. (일단 걔네들이 나오는 것부터가 현실적이지 않거든.)


그러다가 2023년 1월 1일에 헬스장에 등록했다. 2022년 까지는 헬스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없었다. 아니, 내 인생에 헬스는 아예 없었다. 근데 2022년 12월에 갑자기 주변 사람들이 헬스의 중요성을 나에게 전파를 하더니 나의 마음에 불을 지폈다. 그래서 1월 1일이 되던 날부터 특별한 날을 제외하고는 꼭 헬스장에 출근 도장을 찍는다. 평일의 하루 일상에 많은 것을 하느라 참으로 바쁜 2022년이었지만 2023년에 잘 유지하던 일상에 헬스까지 새로 추가되었으니 지금은 새벽을 깨우는 수준까지 올라왔고 특별한 일이 없으면 늘 유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즐겁다. 몸은 작년대비 더욱 건강해졌고 몸도 조금씩 좋아지고 있고 무엇보다도 주변이 내게 전하는 말들이 새로웠다.


"형은 작년까지만 해도 그냥 어두움이 깔려 있었는데 지금은 그런 게 많이 사라진 것 같아."

"턱선이 생겼네요??"

"오우... 올해 무슨 일 있어요?"


표현은 제각각이었지만 많은 관심을 받으며, 결국 난 '한다면 하는 놈'을 스스로 증명하면서 살아가는 중이다.(물론 앞으로도 그럴 예정이겠지) 제목 그대로 그럭저럭 사는 것은 정말 재미없다. 뭔가 재미난 것을 스스로 찾아야 하고 발전할 수 있는 요소를 끊임없이 연구해야 할 것이다. 인생은 분명 한번뿐인데 그 한 번을 어떻게 사용하는 것에는 결국 필요한 것은 삶의 주인공을 자신으로 잡느냐 다른 것으로 잡느냐의 차이인 것 같다.


적어도 나의 삶의 주인은 나 자신이다. 정말 적어도 내가 주인이어야 한다. 모두모두 그럭저럭 말고 재미나게 살아봅시다!





미미시스터즈의 당찬 포부는 말을 하지 않아도 존재감이 증명된다.


미미시스터즈의 1집을 이 영상을 통해 전부 들을 수 있다.


<미안하지만 이건 전설이 될 거야>는 신체의 어느 부분이 크고 그렇다고 유독 작지도 않다는 큰미미, 작은미미로 구성된 미미시스터즈의 데뷔작이다. 원래는 장기하와 얼굴들 1집에 목소리와 안무로 참여하였으나 1집을 끝으로 그녀들은 해고되었다고 한다. 그러다가 전설이 되기위해 그녀들은 독립(해고라며?) 후 그들끼리 나오기 부담스러웠는지 여러 아티스트들을 데리고 나오게 되는데 기타리스트 하세가와 요헤이, 로다운30, 크라잉 넛, 서울전자음악단 그리고 김창완까지 이름만 들어도 알법한 아티스트들을 하나의 음반에 모두 참여시키게 된다.


미미시스터즈의 1집 재발매 버전은 미미시스터즈의 캐리커쳐 대신 심플한 디자인을 추구했다.


<Track List> 제목을 누르면 노래로 연결됩니다.

01. Tuning #1

02. 미미미미미미미미 (Feat. 미미랑 미남미녀)

03. Tuning #2

04. 다이너마이트 소녀 (Feat. 김창완) 

05. 대답해주오 (Feat. 로다운 30) 

06. 미미 (Feat. 크라잉넛)

07. 우주여행 (Feat. 서울전자음악단)

08. 내껀데 (Bonus Track)



 1번과 3번 트랙은 미미시스터즈가 기타를 튜닝하면서 목을 푸는 트랙인데 시작을 알리는 튜닝과 4번 트랙으로 넘어가기 위한 튜닝은 그녀들의 '똘끼'를 발휘하는 것에 공헌을 했다고 생각한다. 한 음반에 여러 밴드가 참여한 것도 눈길이 끌지만 마지막 트랙인 <내껀데>는 '뽕짝'을 노리고 만든 곡이다. 고속도로나 동묘에서 느낄 법한 고유의 뽕 감성(?)을 완벽하게 느끼기에는 조금 역부족이지만 솔직히 미미시스터즈가 불렀으니 그 맛을 살릴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장조로 시작해서 미묘하게 단조와 줄타기 하는 듯한 멜로디가 압권.


활짝 펼치면 이런 모습이다. 왼편은 책자 형태로 되어있는데 웬만한 아이돌 음반 뺨치는 분량을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시스터즈(자매)'의 이름을 가진 걸그룹이 참 많았다. 김 시스터즈, 이 시스터즈, 펄 시스터즈, 국보자매, 서울 시스터즈 등등 그런 계보를 이어나가는 이름을 가진 팀은 어느새부터 나타나지 않다가 전설이 되겠다며 선언한 그들은 미미시스터즈가 되었다. 오직 이름으로만 계보를 이을 줄 알았더니 음악마저 빈티지한 사운드로 나왔을 때 나는 흥분하였다. 게다가 대단한 아티스트들을 섭외하여 피쳐링을 담당하게 만드는 그녀들의 패기는 참으로 놀라웠다.


<다이너마이트 소녀>와 <우주여행>은 기존의 곡을 리메이크한 노래이며 <다이너마이트 소녀>의 작곡가인 김창완이 직접 피쳐링에 참여하였고 <우주여행>은 바니걸스를 발굴한 신중현 선생님의 작품으로써 둘째아들 신윤철이 이끄는 서울전자음악단이 연주에 참여하였다. 


게다가 <우주여행>을 바니걸스가 녹음할 1970년대에는 보컬에 에코기능을 넣을만한 기술적 여건이 허락하지 않아서 고정숙, 고재숙 자매가 스스로 에코기능(!)을 넣어서 불렀었는데 미미시스터즈는 그것을 그대로 재현하였다! 


인디투고에서 만든 미미와 미남미녀의 라이브. 곡명은 <미미미미미미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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