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축.
눈밭을 갈고 또 갈고
얼음 밭을 꾸준히 가는 눈밭의 소란다.
타고난 사주가 정확한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사실, 사주가 얼마만큼 정확한지
사람의 운명은 결국 정해져 있는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내 인생을 나타내는 말은 저 말이 맞을터.
사실 끈기도 없고 우직함이라는 건 찾아볼 수 도 없는 나지만,
신기하게 인생에서의 굴곡은 끊임없이 나타나고
나는 그걸 또 끊임없이 헤쳐 나가고 있는 중.
어디서부터가 잘못 이었을까.
아빠의 사업 실패와 외도를 알았을 그때부터일까.
매일 우는 엄마 모습이 무서웠던 그때부터 일까.
아니면,
더 전으로 돌아가서
초등학생이 거구의 할머니 입원실에서
똥을 치우고 기저귀를 갈아
주변으로부터 '저런 애가 없다' 소리에
나는 특별하다고 생각했던 그때부터일까.
아, 그러고 보니
전 시어머니가 매일 하셨던 말씀이 있었다.
'우리 며느리는 요즘 애들 같지 않아.
일하고 애들도 키우는데 김치고 뭐고 다 해 먹고
시부모한테도 잘한다니까. '
그래서 '저런 애' 며느리는
시부모님이 여행 가실 동안 일하는 중간에
시댁에 가서 화초에 물을 주곤 했지.
결국 '요즘 애들 같지 않은 며느리는'
하루아침에 손녀 둘을 안겨드리고
이혼해 집을 나갔지만.
43세의 소가
눈앞의 봄을 찾아가는
우직한 눈밭 가는 이야기.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