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그너 - 오페라 ' 트리스탄과 이졸데'
과거의 오늘 음악계에선 무슨 일이 있었을까요? 뮤직 타임리프(Time Leap- Time과 Replay의 합성어)로 1865년 오늘로 거슬러 올라가 보아요.
1865년 6월 10일
오늘은 어딘지 모르게 과시적인 느낌이 드는 음악을 잘 만들었던 리하르트 바그너의 12번째 오페라 '트리스탄과 이졸데' 가 독일의 뮌헨 오페라 극장에서 초연된 날입니다. 바그너의 음악을 평가할 때 자주쓰이는 표현으로 '마약적 효과'라는 것이 있는데요. 그의 음악은 청중의 감각 세계를 통틀어 변화시킬 만큼 가공할 만한 위력을 지녔기 때문입니다. 오페라가 시작하고 얼마 되지 않아서 부터 휘몰아치는 그의 음악의 세계로 한 번 들어가 보시죠.
https://www.youtube.com/watch?v=fktwPGCR7Yw
오페라 '트리스탄과 이졸데' 중 서곡
오페라 '트리스탄과 이졸데' 의 시놉시스는 여느 오페라들이 그럿듯 아주 간단합니다. 대신 나머지 부분을 화려한 그의 음악이 채우고 있죠. 서로 앙숙인 가문인 '로미오와 줄리엣'의 비참한 사랑이야기와 비슷하게 이번에는 민족과 민족간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으로 두 남녀가 고민하다 결국은 죽음에 이르는 내용이지요. 그들이 죽음에 이르는 데는 둘다 약이 문제였는데요. '로미오와 줄리엣'이 사랑을 이루기 위해 로미오가 죽음을 가장하려 '가짜 약'을 마신 것이 문제였다면, '트리스탄과 이졸데'에서는 '사랑의 묘약'이 문제를 일으킵니다.
'트리스탄'은 자신의 삼촌인 콘월의 왕 마르케 덕분에 성장하여 이에 대한 은혜를 갚기 위해 적대국인 아일랜드의 최고의 기사이자 '이졸데'의 약혼자 모롤트를 퇴치하게 되지만 상처를 입게됩니다. 운명적으로 그의 정체를 알지 못했던 아일랜드의 공주 이졸데를 만나 치료를 받게되면서 그들은 묘한 감정에 빠지게 되죠. 나중에 이를 알게 된 이졸데는 민족의 원수인 그를 끌리는 마음 때문에 콘월로 보내주게 됩니다. 시간이 흘러 두 나라의 사이가 좋아지면서 늙은 왕을 위함과 동시에 그녀를 곁에서 지켜보고 싶은 마음에 이졸데는 '정략결혼'을 하지 않으면 안되게 되구요. 결혼식을 위해 콘월로 가는 도중 이졸데는 트리스탄을 만나고 싶어하지만, 자신의 마음이 흔들릴까봐 침묵하며 만남을 거부합니다. 아직 그에 대한 미련이 있는 이졸데는 결국 '독약'으로 그도 죽이고 자신도 죽을 것을 강요하지만 그녀의 시녀가 만든 것은 '독약'이 아니라 '사랑의 묘약'이었던 것이죠. 1막의 마지막 부분에 나오는 장면을 감상해 보시죠. (1:10:36~)
https://www.youtube.com/watch?time_continue=4501&v=4q6YoE2gAHE
오페라 '트리스탄과 이졸데' 중 1막
'사랑의 묘약'으로 그들은 건너지 말아야할 강을 건너버리게 되고 서로를 향한 마음은 그칠 줄을 모릅니다. 두 하인들의 도움으로 왕이 사냥으로 자리를 비운 날 거사(?)를 치르려고 하지만 이를 눈치 챈 왕의 신하에 의해 예정보다 일찍 돌아오게 되면서 그들의 밀회는 발각되고 말죠. 여러분께서 예상하듯 그들은 현세에서 허락되지 않는 사랑을 죽음으로 승화시킵니다. 우리말이 아니라 감흥이 좀 덜하죠.
이졸데가 부르는 이 노래의 주요 가사를 잠시 옮기면,
부드럽고 나직하게
그가 웃고 있어요.
보이지 않나요.
그가 더욱 밝게 빛나는 모습을
그가 찬란히 일어나
밝게 별빛 속에 빛나는 모습을....
실제로는 두려움 때문에 낮에는 만나지 못하고 밤에만 보아야 했던 그들이 이제 죽음을 앞두고 빛나고 있음을 표현하는 듯도 합니다.
단독으로도 자주 연주되는 '사랑의 죽음' 을 감상해 보시죠.
https://www.youtube.com/watch?time_continue=1&v=rXIYvR0dljs
오페라 '트리스탄과 이졸데' 중 3막, 사랑의 죽음
현실의 어떤 제약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서로의 끌림에 이끌려 서로만 보이는 사랑, 그래서 현실에서가 아니라 죽음만으로 완성되는 사랑. 바그너는 누구나 용기내서 할 수 없는 이런 사랑을 최고의 낭만적 사랑으로 꼽은 듯 합니다.
장장 네 시간이 넘는 오페라를 바로 보시기엔 밀물 들어오듯 지루함이 몰려오실 듯 해서 필자의 미약한 지식으로나마 바그너의 '트리스탄과 이졸데'를 설명해 보려 노력해 보았습니다. 투덜이 스머프 같은 '니체'마져도 한 때 극찬했던 바그너의 곡중에서도 어렵기로 소문난 대곡에 한 번 도전해 보시죠.
https://www.youtube.com/watch?v=rJv10u1sJ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