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맣게 잊고 있었네

궁합이 잘맞는 이유

by 김광훈 Kai H

동물 학자에 의하면 서열이 높은 타조 암컷이 다른 암컷에게 자신의 둥지에 알을 낳게 하고는 자신이 그 새끼를 키운다고 한다. 동물의 세계에도 입양 제도가 있는 셈이다. 우리나라가 경제적인 형편이 크게 나아진 후에도 입양아를 외국에 보내는 일이 많았다. 그 이유를 알 수 없다고 유명 라디오 해설가가 방송에서 조롱 섞인 논평을 했던 기억이 난다. 지금은 인식이 크게 개선되어 아는 사람들 중에도 입양한 사례가 여럿 있다.


키운 정이 나은 정을 압도하다는 사실은 누구나 예상하는 일이다. 하지만 누구에게나 넘어야 할 산이 있다. 짐작하는 대로 과연 언제 입양 사실을 알려야 하나 하는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미국 고객이 자신의 지인 이야기를 들려줬다.


어느 화목한 가정이 있었는데 딸이 결혼한 직후 가족 모임을 가지게 되었다. 딸에게 그녀 남편과 궁합(chemistry)이 맞는 비결이 뭐냐고 하자 딸이 말했다.

"탐이 A형이고 내가 O형이라 더 잘맞나봐. 여자가 O형이고 남자가 A형이면 그렇대."

그러자 엄마가 말했다. "가만 엄마 아빠가 모두 AB형인데 네가 왜 O형이니?"

난 이 부분에서 혼외정사로 난 딸인가 하고 추측해 보았다.

"엄마 나 어릴 때 입양된거잖아." 딸이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말했다.

"아 그렇지. 그걸 까맣게 잊고 있었네." 엄마가 웃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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