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4월 9일이 되면
4월 9일은 '악의 꽃 (Les Fleurs du mal)'이라는 시로 유명한 보들레르의 생일이다.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보았을 이 시인은 랭보, 말라르메, 베를렌 같이 프랑스 시단에서 한 세기를 풍미했던 이들에게 큰 영향을 끼친 인물이다.
내가 랭보를 좋아하게 된 것도 이런 배경과 무관하지 않다. 독일 슈투트가르트에 갔을 때 당시엔 수재들만이 합격할 수 있다는 신학교 시험을 치르고 시내를 산책했을 한스(헤르만 헷세의 '수레바퀴 아래서)를 생각하고 나도 시내를 걸어 본 적이 있다.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소설 속의 이야기이고 랭보는 실제로 슈투트가르트에서 산 적이 있었다. 벤츠의 본산인 도시답게 발에 차이는 게 벤츠 승용차였지만, 그보다는 그 랭보와 베를렌 두 시인의 당시 막막했을 심경을 생각한 적이 있다.
내가 슈투트가르트에서 산 그리 비싸지 않은 향수를 지금도 사무실 서랍에 넣어두고 아껴 쓰는 이유는 이 두 시인이 숨을 쉬던 거리를 담은 유품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