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함의 연출이 가져오는 고립
나는 회사에 있을 때 후배 둘을 오랫동안 지켜봤다.
둘 다 영리하고, 상당히 사내 정치도 나름 잘하는 사람들이었다.
텃세 프리미엄까지 있어 실제로 몇 년 뒤 나보다 더 높은 자리까지 올랐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한 가지 공통점이 있었다.
그들은 늘 강한 척을 했다.
그러나 그 강함은 천성이라기보다, 두려움의 다른 얼굴이었다.
사석에서, 혹은 당구를 치며 오래 함께하다 보면
그들이 얼마나 불안한 사람들인지 느껴졌다.
칭찬을 들으면 안심하지만,
상사의 지적에는 며칠을 잠 못 이루는 예민함.
자신의 약점을 들킬까 봐
더 세게, 더 자신 있는 척으로 덮는 모습.
그 강함은 방패였지만, 동시에 감옥이었다.
결국 두 사람 모두 비슷한 시기에 무너졌다.
그들의 공통점은, 누구에게도 “힘들다”는 말을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건 약함의 고백이 아니라, 패배의 선언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이 사회는 강한 사람을 존경하지만,
사실 그 강함이 어디서 비롯되었는지는 묻지 않는다.
자신을 증명해야 하는 압박,
“약해 보이면 안 된다”는 명령은
사람들을 점점 강함의 중독자로 만든다.
강해야 한다는 의무감이 커질수록,
그 안의 불안은 더 깊이 숨어든다.
나는 그들을 보며 깨달았다.
진짜 강한 사람은 무너지지 않는 사람이 아니라,
무너졌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다.
약함을 인정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인간은 유연해진다.
강함은 단단함이 아니라 회복력이고,
회복력은 감정의 정직함에서 나온다.
지금도 그 후배들을 떠올리면 마음이 아프다.
그들의 병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약함을 용납하지 않는 사회의 병리다.
이것이 지속되면 누군가는 계속 웃는 얼굴로 버티다 쓰러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