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은 끝, 육아는 시작

by 제제의 하루

생각해 보면 어떤 상태에 ‘머문다’라는 것은 쉽지 않다. 우리의 삶은 언제나 변화하며 신체도, 정신도 마치 흘러가듯 연속적인 변화를 맞이한다. 그동안 우리 부부의 상태는 계속 ‘신혼’에 머물러 있었다. 무려 4년 동안. 우리 둘이 있는 시절을 충분히 즐겁고 보내려고 노력했다. (코로나로 해외여행을 못 간 건 아쉽지만) 아내는 출산을 며칠 앞두고 잠들기 전 침대에서 작별 인사처럼 ‘그동안 너무 행복했고 좋은 추억을 많이 만들었다.’라고 속삭였다. 이제 신혼이라는 챕터는 내 인생에서 지나갔고, 다음 페이지로 넘어왔다.


돌이켜보면 나는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돌봄을 받아보기만 했다. 이제껏 나는 누군가에게 내 시간과 인생을 온전히 쏟아야 하는 돌봄을 해본 적이 없는 것이다. 그러다 만난 우리 아기들, 키우고 돌보는데 내 대부분의 시간을 쏟을 것이다. 어떻게 생각해 보면 내 일생 해온 대부분 모든 것들이 내 아이들을 만나러 가는 과정이었을지도 모른다.


조리원을 퇴소하는 기분은 여러모로 군대에서 훈련소를 퇴소하고 자대 배치를 받고 가는 기분과 비슷했다. 다른 점은 이제는 내가 온전히 모든 것을 판단하고 주의해서 이 아이들을 키워야 한다는 것이었다. 더 이상 조리원 선생님들의 능숙한 도움을 받지 못한다. 아이들 목욕도 잘 시켜야 하고, 배고플 때, 졸릴 때를 잘 알아내서 아이들이 원하는 것을 만족할 수 있게 제공해 줘야 한다.


10월 30일, 출산을 위해 집을 떠났을 때는 2명이던 우리 가족은 4명이 되어 집으로 돌아왔다. 아이들을 범퍼 침대에 눕히자 이제야 실감이 났다. 이제 진짜 육아가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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