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물리학자 김범준의 온갖 것에 대한 관심

김범준, 《김범준의 이것저것의 물리학》

by ENA

김범준 교수는 참 다양한 데 관심이 많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다. 살아가는 게 그렇지 않은가? 아침에 일어나, 식사를 하고, 옷을 입고, 차를 타고 출근을 해서 일을 하고, 여러 사람들과 만나며, 일을 마치고 퇴근하는 과정에서 참 단순하게 사는 것 같지만 참 많은 것들이 만지고 경험한다. 뉴스는 또 어떤가? 의식하던 의식하지 않던 온갖 뉴스들이 우리의 신경을 자극한다. 어떤 것에는 관심을 갖고, 그렇지 않은 것도 많지만, 관심을 갖지 않는 뉴스 가운데에도 우리 삶에 큰 영향을 주는 것들도 많다. 사실 우리는 세상의 이것저것에 관심을 가지며 살아간다. 그럴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것들을 어떻게든 설명해 보려 하는 이는 드물다. 과학자들이라고 다를 건 없다. 과학자이기에 세상의 여러 현상을 ‘자신의’ 과학으로 바라보는 경우가 많긴 하지만, 대체로는 자신과는 별 관련이 없는 일들(이라고 생각되는 것들)에 대해서는 그러려니 하면서 넘어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아마 그럴 거라 생각한다. 나도 그러니 말이다.


김범준 교수는 좀 다르다. 세상의 이러저런 일들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설명해보려 한다. 아니 정확하게는 설명을 듣고, 그것을 자신의 방식으로 해석해보고자 한다. 통계물리학이라는 전공 때문에 그런가? 세상의 근본적인 존재 방식을 설명하고자 하는 것이 물리학이라고 한다면, 통계물리학은 그것들을 상호 관계의 방식으로 파악하고자 한다. 그러니 세상 많은 일을 설명해낼, 혹은 그것을 읽을 만한 전공 분야인 것은 맞다. 그러나 진짜 그러는 통계물리학자가 많지 않은 것도 사실이고, 또 그것을 이렇게 글로 써내는 이는 또 더 적다. 김범준 교수는 좀 다른 셈이다.


IMG_KakaoTalk_20231031_180049128.jpg



그럼에도 김범준 교수의 시각은 보편적이다. 독특한 사고방식을 가지고 주장하는 것이고, 누구라도 관심을 가지고, 누구라도 인정할 만한 내용을 이야기한다. 그런 보편성이야말로 세상을 설명하는 기본적인 방식이라고 할 수도 있다. 물리적 세상뿐 아니라, 생물학, 인공지능 등을 이야기하고, 나아가 사회에 대한 생각도 풀어낼 수 있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그리고 그 이야기들을 (나처럼) 다른 분야의 과학자도, 아니 과학을 전공하지 않은 이들도 공감할 수 있는 이유도 그것 때문이라 생각한다.


목차를 보고는 ‘물리학 뜯어보기’뿐 아니라, ‘생물학 뜯어보기’, ‘이것저것 들여다보기’, ‘과학과 사회 생각하기’ 등의 제목들을 보고는 책의 제목, “이것저것의 물리학”이 잘못된 제목이라고 여겼다. 그런데 읽어보니, 결국은 그게 대부분은 물리학의 관점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책 제목이 정말 그렇다는 것을 인정하게 되었다. 그럼에도 그런 물리학의 관점이 전혀 이해하지 못할 것이 아니라는 게, 그리고 그런 관점에서 보는 과학 전반에 대한 생각이 무척 공감이 간다. 특히 소용에 닿는 연구만 중시하는 경향에 대한 비판이라든가, 과학 분야 사이의 통합적 연구에 대한 생각 등은 더욱 공감한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저 자신의 주인은 저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