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심리학 실험들

애덤 하드데이비스, 《파블로프의 개》

by E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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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61년 지렁이에 대한 다윈의 실험(다윈의 마지막 저서가 바로 지렁이에 대한 책이었다)에서 2007년 비크나 링겐하거 등의 유체이탈에 대한 실험까지 약 150년간의 심리학의 역사를 관통하는 중요한 실험 50가지를 소개하고 있다. 우선 방금 언급한 이 책의 첫 머리를 장식하는 다윈의 실험이나 유체이탈 실험이 과연 심리학 실험인가에 대해서부터 의아하긴 하지만, 인간의 정신을 이해하기 위해 개를 이용하나 지렁이를 이용하나 큰 차이는 없을 듯하고, 유체이탈 역시 그것이 실제 여부와 상관없이 심리적 기제와 연관시켰다는 점에서 심리학의 범주에 넣을 수 있겠다 싶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잘 알고 있고, 거의 상식처럼 되어 있는 실험도 있다. 이반 파블로프의 개를 이용한 조건 반사 실험은 실질적인 심리학의 태동을 알리는 실험이고, 존 왓슨의 아기 앨버트에 대한 실험, 스키너의 학습에 관한 실험 등은 행동주의의 전성시대를 열어젖힌 실험이었다. 솔로몬 애쉬의 실험은 중국 고대의 사자성어 ‘지록위마(指鹿爲馬)’를 현대적으로 해석할 수 있도록 했고, 밀그램의 복종에 관한 실험, 짐바르도의 교도소 실험은 인간성에 관한 많은 영감을 주었지만, 동시에 실험의 비윤리성에도 주목하게 했다. 리벳 등의 자유의지의 실재 여부에 대한 실험이라든가, 로젠한의 정신 병원에 대한 실험 내지는 폭로 등이, 그런 아주 잘 알려진 심리학 실험이라고 할 수 있다.


한 권의 책을 통해 알고 있는 것을 다시 읽고, 자세히 이해하고, 또 다른 면을 알아내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지만, 잘 몰랐던 것을 접하는 것만큼 의미 있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심리학에 대해 정통하지 않은 이들에게 심리학이, 심리학의 실험이 어떤 식으로 전개되어 왔는지, 그런 실험들이 무엇을 밝혀내고, 어떤 의문점을 풀어내거나, 혹은 더욱 심화시켰는지를 개괄적으로 파악할 수 있게 한다.


시대 순으로 배열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서 각 시대별로 학자들이 어떤 것에 더 많이 알고 싶어 했고, 그것이 어떻게 발달해 왔는지를 대략적으로 알 수 있다. 1800년대 후반, 1900년대 초반의 태동기를 거쳐 1920년대에서 1930년대까지는 행동주의가 인간을 개조시킬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졌고, 그것을 심리학 실험으로 입증하고자 한 시대였다. 1940년대부터 1950년대까지는 심리학자들의 관심사가 다양해졌고, 특히 인지에 대해서, 기억에 대해서 관심을 갖기 시작한 시기였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알 수 있다. 그 이후 1960년대에는 앞에서도 언급했던 밀그램과 짐바르도의 실험을 대표적으로 심리학이 사회와 관련성을 찾기 시작했고, 1970년대에는 이른바 인지 혁명이라고 하여, 사람의 인지 능력과 왜곡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던 시대였다는 것을 당시에 행해졌던 여러 실험들을 통해 알 수 있다. 그리고 1980년대 이후에는 의식의 정체에 대해 파고들기 시작했다. 자유 의지, 연습의 효과, 자폐아가 세상을 보는 방식, 기도의 효용성, 초감각적 지각의 존재 여부 등등이 그런 것들이다.


연구의 배경과 실험에 대한 간단한 요약, 그리고 그 실험을 수행한 저자의 결론 내지는 이 책의 저자가 바라본 관점을 간략히 소개하고 있어 이 책을 통해 흥미 있는 주제에 대해 깊이 들어갈 수 있는 계기도 줄 수 있을 것 같다. 내게는, 예를 들어 이미 알고는 있었지만 더 많은 의미가 들어 있을 것 가튼 ‘자이가르닉 효과’ 같은 것이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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