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신문철 May 11. 2024

어두워진 서정시의 단면

나희덕, 파일명 서정시 

1. 사실 시는 희망적인걸 좋아하는 편인데 


나희덕 시인, 워낙 유명하고 좋은 시도 많이 있길래 이번에도 보게 되었다. 

특히나 푸른 밤을 좋아하고 많은 감명을 받았기에 그런 시가 하나만 더 구해도 좋겠다라는 생각에 이번 책을 보게 되었다. 


그런데 사실 느끼는 바는 시는 어두울 수 있다는 점이다. 

밝은 시만 시가 아니다. 이상하게 내가 가지고 있는 편견 중의 하나는 시는 밝아야 하는, 어떤 희망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 점이다. 


생각보다 어두운, 무거운 분위기의 시집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목은 서정시라는 '서정'의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 시집이다. 그런 점에서 작가가 경험한 삶은 어느정도 투쟁이고 죽음이 도사리고 있는 그런 잔인한 세계일지도 모르겠다. 


시를 파악할 때는 전체적으로 파악해야 하지만, 그럼에도 맥락과 상관 없이 해석하는 구절들이 마음에 울릴 때가 있다. 예를 들면 이런 문구다. "깊은 슬픔이 어떻게 거짓말 없이 전달 될 수 있을까" 라는 점이다. 


힘들때 웃는 일류로서 어느정도 깊은 슬픔을 전달하기 위해서는 거짓말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웃음으로 숨기는 깊은 슬픔은 거짓말로 둘러대기 편하고 아무튼, 그런 맥락은 아니였겠지만 문구 자체는 마음에 든다. 


다른 문구도 있다. "모든 무서움의 시작 앞에 눈을 감지는 말았어야 했다."라는 구절이 있다.

가슴에 울리는 이 말은 어떤 점에서 우리에게 희망을 줄 수도 있고 비겁했던 과거의 모습을 떠올리게 할 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금 희망을 품는 이유는 앞으로 계속해서 우리 앞에 다가올 무서움과 가슴 아픈 일 속에서 눈을 감지 말자는 그런 다짐을 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모든 무서움의 시작 앞에서 눈을 감지 말자. 

직시한다는 것은 사실 무척이나 힘든 일이긴 하지만 어쩌겠는가, 그냥 살아야지 

매거진의 이전글 고통을 소비하지 말자, 그러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