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언제였나. 물질 하러 간 이 물에서 나오지 못하고 빙빙 돌았던 때.참 기구한 삶이었다. 아무렴. 바깥 양반 되는 이는 그물질하다가 발이 걸려 오도 가도 못하고 자식 새끼만 쪼르륵 낳아놓고선, 이렇다 할 거리 내어주지 않고 야속히 갔지. 부락에 있는 아낙네 반절은 과부라 누구 하나라도 한숨을 내쉬면, 빙- 둘러앉아있던 이들 이내 눈물을 훔쳤더랬다.그 뿐인가. 과부 마음은 과부가 알 거라 얇디 얇은 정이 시간 지나면 도탑게 쌓일 줄 알았지. 시어미는 그 이더러 남편 먼저 보낸 년이라고 그렇게 타박을 했더랬다. 한 이불 덮고 살던 남편 없는 마음 그래도 시어미는 알아줄 줄 알았지.그래도 지나고 나면 다 괜찮은 시절이 될 거라 동아줄을 잡고 있던 그 이는, 자식 새끼 어떻게든 키워내서 한 많은 이 부락에서 보낼 마음 가진 그 이는 어깨 넘어 배운 물질을 하다 점점 깊이 점점 아래로 점점 천천히 고꾸라져갔다.
자식 새끼 부락에서 나가 어엿하게 제 밥벌이하려면 멀었는데, 시어미가 제삿밥을 차리기엔 아직 살 날이 어지간히 남았는데.그렇게 물질 하러 간 이는 물에서 나오지 못해 빙빙 돌아 서러운 눈물 파도에 실어 집으로 보내는데 큰 풍랑이 되었다. 부락 사는 이들은 지긋한 보살 모셔다가 큰 제를 지내고, 그 웃음 인자하던 보살 얼굴 이내 찌푸려지고 목을 놓아 울기 시작한다.
"어매요. 어매요. 시어매요."
"응. 말해보게."
"서방 먼저 보내고 자식 새끼 남겨두고 나는 못 가겠소."
"그래두 어뜩허나. 산 사람은 살아야지."
"나는 그리 못하겄소."
둘러싸고 보던 이들 이내 옷자락에 눈을 훔치고 요란한 방울소리, 몹시 흔들리던 대나무, 귀가 쨍하도록 울리던 악기 소리 죄다 멈추어 빙빙 돌던 그 이의 마음을 달래기 시작한다. 울음 섞인 매김소리 바람에 쉼 없이 흔들리면, 쉰 목소리를 하고서 살아 생전 그 이가 쓰던 밥그릇 그득히 쌀을 담아 끈을 매달아 한 많은 그 이의 넋을 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