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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일상 시선

경계

by 권씀

집은 경계 위에 서있다


문지방은 선을 긋지만 그 선은 아무것도 막지 못한다

벽 너머로는 다른 삶이 흐르고

마당 한편에는 작은 꽃이 피어난다

꽃은 어디까지가 뿌리인지 모른 채

자신의 경계를 잊고 흔들린다


꿈은 밤마다 벽을 넘어가고

내 생각은 천장의 나뭇결을 타고 하늘로 흘러간다


나는 이 집의 한쪽 모퉁이에 서서

발을 반쯤 내밀어본다

밖은 바람의 것

안은 시간의 것

어디에도 나의 것은 없다


나는 경계 위에 서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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