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공황 일기
올해 중순 채용된 팀원은 나와 나이 차이가 좀 있는 편이다. 띠로 생각을 해보면 두 바퀴를 돌고도 하나의 띠가 남는 그런 나이 차이.
내가 몸을 담고 있는 곳은 업무 특성상 현장 일과 행정일을 병행해야 하고, 그에 따른 관련 지식이 있어야 하는 직종이다. 말 그대로 전공자를 뽑을 수밖에 없는 그런 직종이지만, 전공자의 지원율이 낮아지고 그에 따른 운용폭이 넓어지면서 전공자 외 비전공자를 선발한 지 좀 됐다. 문제는 나이대도 넓어지면서 5~60대의 지원이 늘어난 것. 2차 면접 전 1차 서류를 보고 솎아내면 되지만, 그걸 뚫고 면접까지 올라오는 경우가 왕왕 생겼다. 소위 말하는 '낙하산' 이름 모를 높은 사람의 친척이든 한때의 인연이든 여러모로 얼기설기 엮인 이들의 지원이 부쩍 늘었다.
누군가를 통해서 지원을 하는 이들은 공공업무를 하는 곳이니 깔끔하게 일을 할 것이라고 생각을 하고 지원을 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문제는 우리가 하는 일이 깔끔하긴 하지만 그 뒤에 숨겨진 무수한 노력과 서류 작업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문화유산을 좋아한다.'는 이 말 하나만으로 일을 하기엔 업무 이해도와 능력이 뒷받침되어야 하는데 애석하게도 이걸 연결 지어 생각하는 사람은 없었다. 단 한 사람도.
"열심히 하겠습니다.", "잘하겠습니다." 등 말은 쉽다. 문제는 그 말과 태도가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 모든 사람이 그런 건 아니지만 문제를 일으킨 사람들은 대체로 나이가 좀 있는 편인 사람들이었다. 특정 세대를 이야기하려 하지 않아도 문제가 야기돼서 들여다보면 늘 같은 세대인 사람들. 거기에다 더해 공무직에 오래 임했다가 퇴직을 하고 우리 회사 쪽으로 온 사람들이 문제를 일으켰다.
채용된 팀원이 부서 배치받고 나와 첫 대면을 하던 날.
임용장을 받아 들고 온 팀원과 인사를 나누고 회사의 전반적인 구조, 업무 행태 등을 전달한 뒤 현장 교육을 진행했다. 내 소개를 한 뒤 다른 부서의 신규 입사자들도 동행해서 전통 가옥의 구조, 모니터링 시 어떤 걸 보는지 그 외 수행 업무는 어떻게 진행되는지 등등을 알려주며 현장 교육을 진행하고 있는데 좀처럼 집중을 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낯설어서 그러시겠거니 하고선 현장 교육을 마치고 복귀하는데, 그제야 나에게 말을 건넸다.
"근데 팀장님이세요?"
소개를 잘 못 들으셨나 해서 그렇다고 하니 본인보다 어린 사람이 팀장인 줄 몰랐다며, 본인이 속하게 되는 팀의 팀장이냐고 재차 물어봤다. 옆에 있던 다른 신규 입사자들이 다시 알려주고 나서야 인지가 확실히 된 모습을 보였는데, 그렇게 회사로 복귀하는 내내 혼자 이야기를 하길래 그저 말씀 좋아하시는 분이구나 했었다. 타인의 대답 없이 길게 이야기할 수 있다는 게 신기했고, 한편으로는 현장 이동 때 좀 피곤하겠단 생각이 들었다.
회사로 복귀를 한 뒤 현장 조사 나갔던 다른 직원들이랑 인사를 시키고 자리 배정을 하고 기초 자료를 나눠주고 그렇게 그와 나의 첫날이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