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일상 시선

종이 상자처럼 젖어버린

물기를 머금은 마음이 너무 무겁다

by 권씀
젖은 상자.jpg


한쪽 귀퉁이가 젖어버린 종이 상자에

햇볕이 나긋하게 머무르면

젖어버린 종이상자가 마른 후에

그 어떤 것들이라도 잘 담을 수 있을까


젖어버린 상자에 무심코 손가락을 대면

푹 깊게 뚫릴 것만 같아


모든 것들이 송곳처럼 마음을 찌르는 날에는

내 마음이 꼭 젖어버린 종이 상자 같아서

한없이 무겁기만 하지


젖어버린 마음에 무심코 손가락을 대면

쿵 깊게 꺼질 것만 같아


다른 때라면 따갑기만 한 햇볕이 간절하기만 해

내팽개쳐진 종이 상자처럼 젖어버린 마음이라서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밤 그리는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