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기를 머금은 마음이 너무 무겁다
한쪽 귀퉁이가 젖어버린 종이 상자에
햇볕이 나긋하게 머무르면
젖어버린 종이상자가 마른 후에
그 어떤 것들이라도 잘 담을 수 있을까
젖어버린 상자에 무심코 손가락을 대면
푹 깊게 뚫릴 것만 같아
모든 것들이 송곳처럼 마음을 찌르는 날에는
내 마음이 꼭 젖어버린 종이 상자 같아서
한없이 무겁기만 하지
젖어버린 마음에 무심코 손가락을 대면
쿵 깊게 꺼질 것만 같아
다른 때라면 따갑기만 한 햇볕이 간절하기만 해
내팽개쳐진 종이 상자처럼 젖어버린 마음이라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