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팔을 한껏 벌려 낮의 길이를 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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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에 뜬 해의 걸음은 낮을 재촉했고
내 두 팔도 펼쳤다 오무렸다를 반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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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도 그렇게 달에 쫓기고 있던 건줄 몰랐다
달의 재빠른 걸음은 해의 뒤를 쫓고 있었고
해는 지난 겨울의 느긋함을 잊고 걸음을 재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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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은 따가웠던 볕은 사라지고
별이 아득하게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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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의 잰 걸음에 빛을 머금는 법을 잊은 달을 향해
별은 제 몸의 온기를 나눠주려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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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오늘도 다시 계절이 한숨 돌리는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