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일상 시선

하드

by 권씀

등덜미에 여름 볕이 업히는 여름날이 되면

어린 시절 문방구에서 팔던 싸구려 하드가 생각난다


납작한 나무막대 위로 하얀 입김을 내뿜는 그것

우린 그걸 하드라고 불렀다


아이스크림이라는 정체성이 있었음에도

한입 시원하게 베어 물기엔 다소 딱딱했기에

하드라는 이름이 제격이었다


문방구 앞 스테인리스 사각 기계의 빨간 레버를 누르면

우아하게 내려오는 그런 아이스크림은

큰 마음먹고 그러고서도 숨을 두어 번 내쉬어야 사 먹을 수 있는 거였지


투명 튜브에 들어가 있는 쮸쮸바

싸구려 비닐봉지에 포장된 하드

그런 녀석들은 그 시절 요긴한 먹거리였다


비록 불량 식품이라는 이름을 앞에 달고 있었지만

불량식품이니 뭐니 하는 그런 것들이 생각나는 건

파스텔톤의 어린 시절이 그리워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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