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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단 Mar 17. 2022

아들이 특성화고에 입학했다

남들의 시선은 엄마의 몫

아들이 중3 졸업반이었을 때 고등학교 선택을 위해 이런저런 고민을 많이 했다. 아이의 성적을 봐서는 인문계에서 3년을 잘 버틸지 걱정스러웠다. 그래서 특성화고 쪽으로 눈을 돌리면서 아이가 좋아하는 것을 우선순위에 두고 학교를 찾기 시작했다.


아들은 평소에 게임도 좋아하고, 컴퓨터에 대한 흥미도 많았다. 그런 아이를 생각해 컴퓨터에 대해 일찍 공부할 수 있는 IT전자과나 컴퓨터과가 있는 학교를 찾았다. 원하는 과가 있는 학교가 인천에 있었지만, 집에서 거리가 너무 멀어서 고민하다가 우연히 맘 카페에서 보게 된 ‘김포제일공고 IT전자과’를 알게 됐다.


단지 과만 보고 학교를 선택하다 보니 결정을 하고 나서 다른 고민이 따라왔다. 중3 때 친했던 친구들이 없는 낳선 지역으로 아이를 보내는 것도 그렇고, 평소에 대중교통을 타면 멀미를 해서 버스를 타고 등하교를 해야 하는 아들이 걱정이 됐다. 하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학교에 대한 정보는 유튜브 영상과 학교 홈페이지에서 알아보게 됐고, 등하교 교통편도 확인했다. 학교에서 담임선생님께 말씀드렸을 때 선생님도 이 학교에 대한 정보를 잘 모르고 계셨다. 추후 선생님도 정보를 찾게 되셨고, 아들의 서류를 준비해 주셨다. 다행히 서류 마감 30분을 앞두고 접수를 했다. 그리고 며칠 후 면접을 보고, 아이의 합격 소식을 들었다. 면접 때 아들은 면접관 선생님들이 너무 편하게 질문을 해주셔서 엄마와 긴장하면서 연습했던 면접 때보다 편하게 대답을 했다고 한다.


사실 합격 소식을 들었을 때 내심 크게 기뻐하지는 못했다. 이유는 특성화고에 대한 남들의 시선을 신경 쓰고 있는 나를 알아차렸기 때문이다. 특성화고 학생이라고 하면 대체적으로 공부를 못해서 가는 학교라는 인식이 있다. 사실 그것도 틀린 말은 아니다. 내 아이도 중학교 성적이 좋지 못했으니까. 하지만 나는 공부를 떠나 아이가 좋아하는 것에 우선순위를 두고 싶었다.


다행히 아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과에 합격했다. 그리고 3년 동안 준비해서 대학 진학을 생각하고 있다. 김포 제일 공고는 올해 신입생부터 교복이 맨투맨과 후드티로 바뀌면서 편한 복장으로 학교생활을 하게 됐다고 한다. 이 부분은 아들도 나도 마음에 들었다.


입학을 시키고 몇 가지 걱정이 밀려왔다. 좋은 친구를 만나야 할 텐데, 학교 적응은 잘할까, 등하교 길에 멀미는 안 하려나 등등의 생각들이었다. 다행히 입학 이후 지금까지 아들은 내 걱정과는 달리 학교생활을 잘하고 있다. 멀미도 안 하고, 좋은 담임 선생님을 만난 것 같고, 친구들도 아직까지는 괜찮은 편인 것 같아 감사하다.


http://www.incheonilbo.com/news/articleView.html?idxno=1104136


덤으로 기분 좋은 일은 이 학교가 2022년에 그린 스마트 미래학교 사업대상교로 선정이 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린 스마트 미래학교는 4차 산업혁명에 발맞춰 학생의 다양한 꿈과 배움, 행복한 삶을 유연하게 지원하고 배움과 성장, 자치와 자율, 교수학의 민주적인 배움터로 가꿔 나가는 미래학교를 구현하는 학교다.


그래서 미래형 학습환경을 갖추기 위해 50년 된 본관 건물을 대상으로 금행 갤러리 공간 구성, 오픈형 공연장, 동아리실, 전시실, 오픈 스튜디오 설치, AI 기반 직무역량 강화를 위한 취업센터 및 4차 산업 혁명형 메이커 스페이스실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한다. 아이가 학교에서 이 환경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이 감사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체육시설이 상당히 잘 갖춰져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다행이다 싶었다. 아들은 운동을 좋아하고 대체적으로 잘하는 편이다. 그중에 특히 배드민턴을 잘한다. 중학교 3년 동안 방과 후 수업으로 배드민턴을 한 덕분인지 실력도 나름 괜찮은 편이다. 엊그제 체육시간에 체육선생님과 배드민턴을 같이 하면서 선생님도, 친구들도 잘한다고 칭찬했다고 한다. 이 이야기를 듣는데 나도 덩달아 기분이 좋았다.


아이가 학교를 다녀와서 기분 좋은 이야기를 할 때마다 보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아들은 중학교 때보다 부지런해졌다. 아침에 집에서 제일 먼저 일어나 씻고, 준비를 한다. 이런 아들의 모습이 한편으로는 대견하면서도 안쓰러운 마음이 들지만 난 3년 동안 아들이 잘 지낼 거라 믿는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그런 아들의 안전을 위해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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