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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단 Mar 23. 2023

늦깎이 대학생이 되다

더 늦기 전에 시작한 너를 칭찬해

개인적으로 준비한 교안본


30대 중반부터 육아를 하면서 일상의 크고 작은 감정변화에 대안 없이 쓰러질 때가 여러 날이었다. 이 시간들은 사람의 마음, 감정, 소통, 행복을 어떻게 하면 관계 안에서 잘 버무릴 수 있을까를 고민하게 했다. 고민은 심리에 초점을 맞추게 했고, 공부에 관심을 기울이게 했다.


하지만 어린아이들을 케어하면서 공부에 집중할 자신이 없다는 이유로 미뤄온 시간이 근 10년을 넘겨버렸다. 작년부터 더는 미루지 말아야지 하는 결심을 하면서 실행에 옮기게 된 건 해를 넘겨서였다.


나는 몇 년 전부터 틈틈이 학점은행제로 학점을 채웠다. 그리고 올해 서울사이버대학교 가족코칭상담학과 3학년에 편입했다. 다행히 입학 첫 학기에는 장학금으로 시작했다. 하지만 이후에는 학점이 기준에 미쳐야만 장학금을 받을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 매일 강의를 듣고 반복해서 수강하고 있다. 공부가 재미있다. 뒤늦게 시작한 것도 있지만 좋아하는 공부를 하고 있어서 흥이 더 나는 것 같다.


주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를 전했다.  

'아이들 공부시키기도 바쁠 텐데 엄마가 대학생이 되다니...'   

하지만 아이들 공부를 내가 대신해 줄 수 없지 않은가? 공부는 자기주도학습이 되어야 하니까.

초등학교까지 봐줄 수 있었던 아이들의 공부도 이제는 수준이 높아져서 내가 더 이상 손을 될 수도 없었다. 덕분에 내 공부에 전념해야겠다는 생각을 더 가져다준 것 같다.


서울사이버대학교 가족코칭상담학과를 선택하기 전에  심리상담학과에 가려고 했다. 그런데 나에게 '가족'이라는 키워드가 더 와닿았고, 가족코칭상담학과에 대해 자세하게 알고 나서는 이 과를 선택해야겠다고 결심을 세웠다.


요즘 매일 강의를 듣고 있다. 집안일을 할 때는 핸드폰으로 반복해서 듣고, 책상에 앉아서 공부할 때는 교안을 펼치고 빨강, 파랑, 검은색 볼펜을 교대로 필기를 하면서 정석으로 공부하고 있다.  

문제는 시력 ><

노환으로 시력이 많이 떨어졌다. 교안의 글자들이 선명하게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안경을 쓴다. 불편하지만 어쩔 수 없지 ㅜㅜ 눈에 좋은 음식과 차, 영양제를 매일 옆에 두고 먹는다.


이렇게라도 다시 공부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 더 늦기 전에 시작한 너를 칭찬하면서 오늘도 응원한다.  화이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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