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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사서 Jul 27. 2021

[프롤로그] 육아 공약으로 태교를 하기로 했다.

기다리던 아기가 생기고 놀랍고 기쁘고 입덧으로 지옥 같은 나날을 보내던 어느 날 문득 갑자기 태교를 어떡하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태교로 검색을 해보고 '배넷저고리 만들기를 할까? 아기 모자 뜨기를 할까?' 아기에게 도움이 된다면 뭐라도 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장바구니에 이것저것 넣었다 뺐다 하기 시작했다. 평소에 손재주도 있고 실컷 이것저것 취미로 해봤던 덕에 귀찮음이 커졌다. 괜히 시작했다가 끝맺지 못하고 미련만 남기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면서 다시 아이의 뱃속 교육은 무엇으로 해야 하나 고민이 시작됐다. 아이를 가지고 입덧으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시간들이 많아지면서 침대에 멍하니 누워서 아기가 태어나면 어떻게 하고 싶은가 행복한 상상을 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게 생각보다 효과가 좋아서 행복 회로를 마음껏 돌리다 보니 입덧도 조금씩 잊히고 행복한 기분이 들기 시작했다. 어려서 늘 멍하니 있을 때 머릿속은 한시도 쉬지 않았던 것이 생각났다.


그냥 이것들을 생각에 그치지 말고 글로 남겨 공약으로 만들어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를 임신했을 때 얼마나 행복했는지를 남기고 그 행복 속에서 아이와의 미래를 꿈꾸었던 기록을 남기면 나중에 아이에게도 좋은 추억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 것이다. 이런 게 진짜 태교 아닐까? 스쳐 지나가는 생각들을 공상에 그치지 말고 공약으로 남겨서 아이와 함께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육아 공약을 만들어 나가기로 했다. 현실 육아 속 엄마들에게는 터무니없고, 망상에 불과한 것들이 대부분 일지 모르지만 임산부의 꿈이 어떻게 현실이 될지는 모르는 것 아닐까? 태어날 아이에게 내가 해주고 싶은 것들 만들어 나가고 싶은 미래를 그려보는 것 자체가 아이와 나에게 좋은 결과를 가져다 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말 그대로 공약이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지킬 수 있는 공약을 세우려고 노력할 것이다. 한 후보를 당선자로 만들기 위한 참모들의 노력처럼 지금 내가 가진 환경을 고려하여 아이와의 더 나은 삶을 위한 약속들을 적어나갈 예정이다. 때로는 사심이 가득한 나만을 위한 약속이 있을 수도 있겠다. 아이를 위한 것 맞아? 하는 터무니없는 약속도 있을 수 있다는 예고를 미리 하려고 한다.


나는 좋은 엄마가 되려는 생각은 없다.

그냥 재미있는 엄마가 되고 싶다. 거짓말하지 않고 약속을 잘 지키는 엄마가 되고 싶다.


그런 시작을 육아 공약으로 해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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