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라는 세계를 써내려가다

1장. 시스템 밖의 나, 선택은 용기이다.

by 권혜린


다들 대학 졸업 요건으로 스펙으로 토익, 자격증 스펙 이라는 부르는 무언가를 향해 달리고 있을때였다.

나는 예배로 시작하고 찬양하는 미션스쿨들을 다니다 보니.. 토익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는 상태였다.

늘 학교에서는 토익홍보하는 사람들이 오긴 했었지만 학교에서는 잡상인 이라고 내보내는경우들이 대부분이었다.

덕분에 ‘스펙’이라는 단어는 대학 졸업이후에 배웠던 단어라고 이야기 하고싶다.

근데 면접 보러갈때마다 세상은 나한테 이러한 질문들을 하더라.

“학교는 어디예요?”

“졸업하셨다면서 토익 점수가 왜 없으세요?”

그때 알았다.

이사회는 신앙보다는 토익 점수가 필요하다는것들을 말이다.


결국 나는 불안한 마음들을 못이겨낸 나머지 취업을 하기 위해 고용정보센터 측이 만들어낸 취업프로그램을 하나도 아닌 세개를 해본 사람은 나다.

희망집단상담부터 해서 취업 성공패키지, 해외취업프로그램 이름만 들으면

이름만 들으면 뭔가 내 인생도 트리플 악셀이라도 할 수 있을 것 같았지만

현실은 늘 똑같았다.

“당신은 직업유형은 사회형, 예술형 입니다.”

“왜 이걸 하고 싶어요?”

“그럼, 면접 연습 시작할게요.”

롤플레잉처럼 반복되는 질문들 속에서 나는 자꾸만 나 자시네게 되물었다.

“이렇게까지 해야 돼…?”

“이 옷, 나랑 어울리는 거 맞아?”

나는 어딘가 맞지 않는 옷을 입고 무대에 선 연극 배우.

즉, 표정도, 동작도 어색하기만 한 배우말이다.

내가 누구인지, 진짜 뭘 원하는지조차 잊어갈 무렵

속에서 작게, 그러나 또렷하게 들려오는 소리가 있었다.

“뭔가 잘못됐다.”

취업성공패키지 시설 난 이런 소리를 들었다.

“방송사요? 아니요, 여행사로 가시죠.”

나의 직업상담사가 나에게 했던 말이다.

그정도로 나의 꿈들을 단번에 무시했으며.

한마디로 나는 여행사 직업훈련에 등록했고, 그저 ‘시키는 대로’ 움직었다.

직업훈련에서 배운 건? 솔직히 인맥 하나였다.

그 중 한 동생이 이렇게 말했다..

“언니 저 대구에서 왔어요. 서울 오면 꼭 해보고 싶었던 게 있는데…

한강에서 치맥 먹는 거요! 서울 사람들은 다 그러잖아요?”

나는 한강에서 치맥 먹어본 적이 없었다.

그저 유튜버 새니님의 영상으로 대리체험했을 뿐.

그래도 그 동생을 위해 처음으로 여의도 한강에서 치맥을 즐겼다.

함께 훈련받은 언니, 오빠, 동생들과 웃고 떠들던 그 밤

그게 내가 처음으로 만든 나의 인맥이었다.

이후로도 종종 친구들에게 “야, 날씨도 좋은데 여의도에서 치맥먹자!”

하지만 대부분은 냄새 난다며 손사래를 치면서 거절했다.

그날 난 처음으로 서울의 저녁을, 나의 방식으로 즐긴 사람이 되었으니까.

어느날 직업상담사가 연결 시켜준 여행사에 면접보러 가는날.

몸도, 마음도 탈진한 상태였지만, 나는 정해진 시간에 맞춰 회사에 도착했다.

하지만 면접장은 충격 그 자체였다.

왜냐하면 나의 이력서는 걸레가 되었다.

다른 지원자에게 “혹시 *** 교수님 제자세요?”라는 따뜻한 인맥 인사가 오고갔다.

그 순간, 나는 장례식장의 병풍이 되어 있었다.

마치 면접장이 아닌, 인맥 토크쇼의 방청객 같았다.

마지막에 면접관이 물었다.

“하고 싶은 말 있으신 분?”

참다 참다, 나는 열받아서 말했다.

“저기요, 왜 저한테 질문 안하세요?”

그러자 돌아온 대답은, “어 계셨어요? 경력자 면접 있어서 이만 가볼게요.”

정말 어이없는 표정으로 있어야 하는 나였다.

이때 그 ***교수 추천으로 온 지원자가 나에게 와서 “괜찮으세요?”라고 묻자,

나는 그냥 말했다. “아니요. 미리 축하드려요.”

그렇게 나는 지하철역으로 걸어 내려가며 확실히 깨달았다.

“취업 이라는것은 더럽다. 또한 실력보다 스펙, 사람보다 배경이 먼저인 오디션.”

이건 더 이상 내가 살고 싶은 세상이 아니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