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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기획PD의 리뷰! MBC라고?<지금 거신 전화는>

- MBC에서 이런 드라마를?

by 권 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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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가 터지고, OTT열풍으로 드라마 업계가 과열이 되었을 때 MBC 경력직 기획 프로듀서에 지원한 적이 있습니다. 물론 면접까지 갔습니다.
그때 임원 중 한 분이 제게 이런 질문을 하셨습니다.
'만약에 지금 (MBC 상황에서) 드라마를 기획해야 한다면 어떤 드라마를 기획할 것인가.'
저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했습니다.

'떠나간 시청자들을 다시 유입시키려면 상업적이고 대중적인 작품들로 기획해서, 시청자들에게 MBC 드라마는 원래 재미있다는 사실을 각인시켜 줄 필요가 있다. 그 데이터가 쌓이면 원래 MBC가 추구하는 작품성과 시의성이 있는 작품을 해도 늦지 않다. 채널을 MBC로 돌리게끔 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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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해 MBC 라인업은 원래 추구했던 스타일의 작품들이었고, 그다음 해부터는 여러 작품들을 시도했습니다. 그중 가장 괄목할 만한 것은 자사 드라마 공모전에서 수상한 신인 작가들의 작품을 다음 해에 무조건 드라마로 방영시키는 것이었습니다. 신인 감독과 신인 작가에게 새로운 기회를 줌으로써 인재 확보를 하는 것이었죠. 그 사이 <검은 태양>, <옷소매 붉은 끝동>과 같은 대중성과 작품성을 모두 휘어잡는 작품들이 나오기도 했고, 혹한 평가와 시청률을 기록한 작품들도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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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지난 해인 2024년 MBC드라마 라인업은 대중성과 작품성이란 밸런스가 잘 잡힌 드라마들로 편성했고 하반기 3 작품은 '드라마의 명가'라는 타이틀을 다시 가져오기에 충분하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백설공주에게 죽음을>,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 <지금 거신 전화는>이 그것입니다.
앞의 두 작품은 미스터리물로(약간의 스릴러 요소 포함) 영화에서 조차 성공하기 힘든 장르입니다. 하반기에 같은 장르물을 연달아 편성시킨 것도 어찌 보면 모험에 가까운 일이죠.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는 MBC의 신인 감독과 신인 작가가 만든 작품으로 MBC 드라마의 방향성에 맞춰 만든 작품입니다. 거기에 웹소설을 그대로 영상화시켜 놓은 <지금 거신 전화는>의 선택은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방송사가 SBS나 tvN이라면 수긍했을 콘셉트와 스토리인데 말이죠.

그럼, 그때 제 답에 대해 후회를 하냐고 생각하실 분도 있으리라고 봅니다.
전혀요. 이미 그때부터 MBC 드라마는 외부에서 새로운 인력을 뽑고, 내부의 인력이 이탈하지 않게 하기 위해 여러 고심을 했다고 봅니다.
2025년의 MBC 드라마들이 기대되는 이유입니다.

MBC 드라마 <지금 거신 전화는>에 대한 짧은 리뷰 영상은 제 유튜브 채널에 올려놨습니다.




https://youtu.be/C7ifhCkJgPM?si=rEBgI36GRyJNg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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