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추
김명섭
퇴화 안 된 다섯 마디 꼬리뼈
부모가 낳아주셨다
만 명 중에 하나
천추에 한으로 매달렸다
목욕탕이나 수영장에서
손가락이 하나 더 있는 육손이 형
입술이 찢어진 언청이 동생이
따스한 눈길 주었다
사랑니 하나 더 나도
병신이 아니라고
교과서가 바뀌던 날까지
아직 진화 못 한 욕심의 피
멀쩡한 손으로 흘러
가끔 더러운 것 만지고
하나 입으로 두말 해서
후천성 천추 더 아프게 한다
동물 시절 사냥하고 중심 잡았던
꼬리뼈는 퇴화해도
생활의 유전자 중심 잡게
천추 예방주사 철마다 꼭 맞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