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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우리 May 18. 2021

버전 일기_0.10.0 앱에서 신뢰도를 높이는 방법

온보딩에서 우리 플랫폼에 대해 말해주기

버전 일기는 회사에서 스프린트 후 앱을 업데이트할 때마다 기록하는 개인적인 회고 형식의 글입니다. 스프린트 때 마주 했던 문제들 그리고 문제들의 해결방안과 이유, 그 과정들을 담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0.10.0 버전 업데이트 스프린트의 과정과 결과를 기록했습니다.



닥터테일 소개

제가 일하고 있는 회사 닥터테일은 '미국을 타깃으로 반려동물 의료기록 기반 수의사 상담 플랫폼'으로 반려동물의 병원 진료기록(Medical records) 보관의 불편함을 해결하며, 불필요한 동물병원 방문 비용 감소를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아직도 동물병원에서 주는 진료기록 인쇄물을 받아서 집에 보관을 하고 새로운 병원을 방문할 때에는 그것을 직접 가지고 다녀야 합니다. 왜냐하면 미국에서는 새로 방문한 병원에서 기존 진료기록 없이는 진료를 받을 수가 없기 때문이지요. 뿐만 아니라 동물병원의 수가 매우 적어 예약을 잡기 힘들고, 만약 응급실을 가게 된다면 엄청난 비용이 발생하게 됩니다. 저희 닥터테일은 이러한 점들을 해결하고자 앱 내에 애완동물의 진료기록을 저장하는 기능과 그 저장된 기록을 기반으로 온라인 수의사 상담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보호자들이 평소에 궁금했던 것들을 닥터테일 앱을 통해 온라인 수의사들에게 질문하면, 수의사들은 저장된 기록을 보고 반려동물의 건강 상태를 파악하여 빠르고 정확한 답을 해주는 게 가능합니다. 그리고 그 상담을 통해서 보호자들은 불필요한 병원 방문을 최대 76%까지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저희 닥터테일은 여기서 더 나아가 반려동물의 의료기록을 기반으로 미국 펫 헬스케어 시장에서 다양한 시도를 할 예정이며, 현재는 최적의 의료기록 기반 상담 기능을 만드는 데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0.10.0 버전에서는 무엇을 업데이트할까?

0.10.0 버전에서는 상반기 KPI인 가입률 상승을 위한 스프린트 '온보딩 UX플로우 및 디자인 수정'을 진행했습니다. 그 이유로는 유저들이 실제로 기존 온보딩 스크린을 넘기는 과정에서 이탈이 발생했고, 기존의 온보딩이 우리 플랫폼이 무엇인지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디자인 측면에서는 온보딩과 기존 앱의 이슈들 개선 외의 큰 변화는 없었지만, 개발단에서 많은 변화가 있었기에 스프린트 기간은 총 6주가 걸렸습니다.


기존의 온보딩 스크린. 앱의 핵심 기능들을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가입률을 어떻게 상승시킬까? 

온보딩 개선 방안에 대해 많은 논의가 있었는데, 저희는 유저들이 우리 앱에 가입을 안 하는 이유에 대해 먼저 생각을 해보았고, 아래의 두 가지로 의견이 좁혀졌습니다.


1. 우리 플랫폼이 무엇인지 잘 모른다

2. 가입을 하면 어떤 베네핏이 있는지 모른다


저희는 위의 두 가지 문제점들을 해결할 수 있으려면 온보딩에서 효과적으로 우리 서비스가 무엇인지 설명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저희가 초기 스타트업인 만큼 유저들이 우리 앱의 필요성을 느끼고 가입을 하게 하려면 '우리 앱이 무엇을 하는지, 왜 가입해야 하는지'를 분명히, 그리고 짧은 시간 안에 전달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하여 온보딩에서 자신의 서비스를 효과적으로 보여준 예시를 리서치해 보았고, 그중 인상 깊었던 사례 몇 가지를 소개해 드리고 싶습니다.



앱 대표 메시지를 분명하게 전달: 배달의 민족, 당근마켓

배달의 민족은 로고와 앱의 대표 메시지만을 스플래시 화면 중앙에 배치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주목도가 높고 짧은 시간에 원하는 메시지를 충분히 전달한다고 생각합니다. 당근마켓의 경우는 대표 메시지를 넣어 서비스를 직관적으로 소개하며(우리 동네 중고 직거래 당근마켓), 이 메시지는 자연스럽게 "내 동네 설정"으로 유저들을 가이드합니다. 유저들은 내 동네 설정을 하면서 서비스에 가입을 하게 되지요. 이 모든 과정들이 Seamless 하게 연결이 되어있었고, 저는 유저들을 그 Seamless 한 플로우로 연결하는 요인 중의 하나가 스플래시 화면에서 보이는 앱의 대표 메시지라고 생각합니다. 앱의 대표 메시지를 보면 당근마켓에서 중고거래를 하기 위해서는 내 동네 설정을 꼭 해야 할 것 같은 마음이 듭니다. 또한 그 메시지를 보충하는 적절한 설명과 일러스트가 모두 한마음으로 내 동네 설정으로 유저들을 유도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서비스의 정체성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며 유저의 가입을 유도하는 아주 기획이 잘된 앱의 첫 화면이라 생각합니다.


앱의 대표 메시지를 사진 이미지와 함께 전달: 마이리얼트립, 요기요

마이 리얼 트립요기요는 서비스를 한눈에 전달할 수 있는 사진 이미지와 앱의 대표 메시지를 스플래시 화면에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서비스 대표 메시지와 이를 잘 보여주는 사진 이미지로 유저들은 이 서비스가 무엇인지 한눈에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매력적인 사진은 또한 처음 이 앱을 사용하는 유저들의 기대감을 더욱 상승시키는 역할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자연스러운 온보딩, 계정 셋업: 클럽하우스, 듀오링고

듀오링고와 클럽하우스, 두 서비스 모두 온보딩을 하며 개인의 계정을 personalize 할 수 있는 것으로 유명하지요. 이는 유저가 원하는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한 일종의 필터링 작업이라 생각합니다. 스프린트 초반 저희 앱에서도 이러한 온보딩 방식을 테스트하는 것이 어떨지 의견이 있었습니다. 유저가 기르는 애완동물과 관심 있는 정보를 선택하게 한다면, 유저들은 자신과 더욱 밀접한 콘텐츠들을 제공받을 수 있고 이는 앱의 재방문율을 상승시킬 수 있다는 의견이었죠. 또한 개인화 온보딩은 유저들이 원하는 정보가 플랫폼에 존재하고, 그것을 전문적으로 다룬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는 이점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현재 저희가 가지고 있는 콘텐츠가 다양한 유저들의 관심을 모두 다룰 만큼 충분하지 못하고, 긴 온보딩 과정에서 이탈이 있을 수도 있다는 의견때문에 당장은 실현하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온보딩 개선: 명확한 메시지와 신뢰


우리 앱이 무엇을 하는지, 왜 가입해야 하는지를 짧은 시간 안에 전달하는 방법


1. 명확하고 간결한 메시지로 우리 앱이 무엇을 하는 앱인지 알려주자

2. 닥터테일이 수의사 상담 플랫폼임을 보여주며 유저에게 신뢰감을 주자


저희는 위 두 가지 방법으로 우리 플랫폼이 무엇인지, 왜 가입을 해야 하는지를 유저들에게 전달하기로 했습니다. 스플래시 스크린에 닥터테일 One liner(1줄로 명확하게 서비스를 설명한 문장)와 수의사 이미지를 넣어 우리 서비스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동시에 플랫폼에 대한 신뢰감을 주기로 했습니다. 서비스를 설명하는 이해하기 쉬운 한 문장과 신뢰감을 주는 수의사의 이미지는 전문적인 수의사 상담 플랫폼이라는 것을 직관적으로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이는 저희 서비스의 정체성을 더욱 견고히 하고, 결국 유저에게 우리 앱이 무엇을 하는지를 한 화면에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또한 닥터테일이 수의사 상담 플랫폼인 만큼 앱에서 주는 전문적이며 신뢰할 수 있는 인상은 정말 중요하고, 결국 가입률 상승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도 저희는 생각했습니다.

A. 로고+원 라이너, B. 원 라이너 only  |  A시안이 짧은 시간에 잘 읽히지 않는다는 팀원들의 피드백을 반영하여 최종적으로는 B시안을 앱에 넣어 배포를 했습니다.


스플래시 스크린 이후 홈 화면에 진입하면, 또 다른 모달이 하나 나옵니다. 이 모달의 중앙에 수의사의 사진이 있고, 아래에는 닥터테일에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수의사 상담)에 대해 설명을 해 줍니다. 수의사가 아래의 내용을 말하듯이 사진과 메시지를 배치했고, 아래의 버튼으로 “Start Now and Get a Discount”이라는 문구로 가입의 베네핏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기존의 유저들은 “I already have an account” 버튼으로 로그인을 유도하고, 우측 상단에는 Close버튼(x버튼) 대신 “Look around”버튼을 배치해 유저들이 이 모달을 닫더라도 우리 서비스를 한 번 “Look around”하도록 부드럽게 유도를 합니다. 그리고 홈 화면에서 사인업을 안 한 유저들은 수의사 상담을 유도하는 배너를 한번 더 마주하게 되고 “try for free”버튼이 있어 그들을 사인업으로 가이드합니다. 사인업 이후에는 우리 앱의 핵심 서비스인 "Ask a Vet"페이지로 넘어가 가입과 동시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도록 flow를 설계해 두었습니다. 플로우를 정리해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온보딩 전체 플로우




결과


0.10.0 버전 배포 후 2주간 가입률이 약 3.54% 개선되었습니다.


* 이는 구글 광고 분석으로 Sign up rate를 측정한 결과입니다. 저희가 아직 어트리뷰션툴을 도입하지 않아 정확한 트래킹은 어려웠던 점을 미리 양해드립니다.



저는 이번 스프린트의 결과물이 기존의 온보딩보다 더 간결해졌고, 닥터테일이 무엇을 하는지를 더욱 강조하고 자연스럽게 사인업으로 유도를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번 스프린트를 하며 수의사 사진이라는 리소스를 닥터테일의 디자인에 추가한 것이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이전에는 주로 귀여운 동물 일러스트로 유저들과 커뮤니케이션). 이 리소스를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을 거란 저와 팀원들의 기대도 큽니다. 또한 모달에 들어가는 문구를 잘 활용하고 그 데이터를 분석한다면 우리 앱의 product market fit을 찾는데 도움이 될 거란 기대도 있습니다. 어떠한 문구가 사인업을 하게 만드는지 테스트를 통해 알아내 유저들이 원하는 서비스의 방향을 잡는데 활용할 수도 있겠지요. 많은 것이 변하거나 개선되지는 않았지만, 이번에 만들어 둔 리소스들이 다양한 확장 가능성을 지녔기 때문에 디자이너인 저에게는 의미가 있는 스프린트였습니다. 또한 앞으로의 프로덕트 개발 여정이 더욱 기다려지게 만든 스프린트이기도 했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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