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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복별바라기 Feb 24. 2022

브런치를 시작하는 이유; 고독한 글쓰기는 이제 그만

2권의 책을 출간하며 꽤 고독했나봅니다

“헤라클레스, 나 때문에 고생이 많았다는 걸 안다.

이제 나도 모든 걸 잊었으니, 여기 올림포스에서 잘 지내거라.”

비로소 헤라클레스는 모든 것을 용서받고 올림포스에 머물게 되었답니다.

- 그리스 로마 신화 68권 중 40권 [하늘의 별이 된 헤라클레스] 중에서


잠자리 독서.

잠을 자기 위한 독서인지, 잠을 자지 않기 위한 독서인지 아이 몰래 내 머리카락을 쥐어뜯으며, 가뭄의 논바닥처럼 갈라지는 목소리에 또 한 번 기압을 준다.


글밥 많은 신화 68권 전집을 들인 것이 한 달 전쯤이었을까.  

그림이 예쁘고, 글감이 참 적당한 32권의 그리스 로마 신화를 1주 만에 깔끔하게 마스터해준 두 아이 덕분에,

다음 버전은 언제 들일 거냐는 아들의 끈질긴 질문에, 나의 부지런한 손은 '오늘'이라며 외쳤고, 손보다 더 부지런한 발은 어린이 서점으로 향했다. 그날 이후 몸에서 가장 통통함이 없는 나의 양볼은 나날이 야위어 간다.  

"엄마, 책 읽어줘!"

새로운 스토리를 읽어 달라는 7살 아들의 외침은 그나마 반갑다. 나도 새로운 스토리가 궁금하고 꽤 흥미로우니까. 그러나 같은 내용을 반복해서 읽어달라는 5살 딸의 외침은 가끔, 정말 사실 좀 자주 못 들은 척하고 싶다.


출산한 다음 날부터 전화기 붙잡고 일해야 했던 나는, 육아에 많은 연구와 시간을 들일 수 없었다. 나의 선택은 '책 육아'. 다른 건 몰라도 '책은 열심히 읽어 주자 ‘라고 결심했고, 결심하면 바로 실천하는 '모범 실행가'이기에 2개월 된 아들 - 그 개월의 아이는 문장에 대한 이해가 없다는 것조차 모른 체 -에게 책의 문장을 줄줄 읽어주기 시작했다. 벌써 7년 차 '책 육아맘'이라니. 다행히 두 아이는 책을 좋아하고, 책에 대한 집중력이 상당하며, 높은 어휘력과 기억력을 보유하고 있다. 책과 친한 아이들, 책을 좋아하는 엄마와 아빠. 참 감사하다.




5살인 딸은 '헤르메스'에서 시작해서 '포세이돈'을 거쳐 이제 '헤라클레스'라는 인물에 푹 빠져 있다. 신화에는 매력적인 인물이 정말 많이 등장하지만 나는 헤라와 헤라클레스에게 매료되었다. 그러다 문득 '내 안의 헤라클래스'를 찾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고의 여신이자, 결혼과 가정의 여신인 헤라. 남편인 제우스의 다른 여자들과 자식에게 자신의 질투심을 분명하게 드러내지만 결국은 포용하는 마음. 제우스와의 관계는 해치지 않으면서 자신의 위치를 품위 있고 우아하게 지키는 강인한 여신. 사랑, 신뢰, 화해의 상징이 아닐까 생각한다.  

제우스와 인간 알크메네의 아들로 태어나 헤라의 미움을 받게 되고, 헤라의 저주로 아내와 아이들을 죽이는 운명에 처하게 된 헤라클레스. 그 죗값을 치르기 위해 감당하기 어려운 일들을 결국 해내고야 마는 그의 강인함과 그 과정에 보여주는 지략에 끌리지 않을 수 없었다.

 

헤라 --> 헤라클레스 --> 헤라클래스로 이름을 진화시켜 보았다.

나도 그 두 인물 정도의 급이 되고 싶어서.




세 번째 책을 준비하면서 글감을 수집하는 중이다. 헤라클래스에서 출발해서 내 머리 속에는 둥둥 떠다니는 포텐 터진 글감들을 브런치를 통해 하나씩 풀어내 보려고 한다. 브런치를 시작한 이유는 다음의 글을 올리기 위해서이다.


<가제 : 엄마가 성장하고 아이가 행복한 순간>  

극심한 우울증이었던 워킹맘이 밝고 씩씩한 5살 딸, 7살 아들과 함께 하는 좌충우돌 육아에세이


<가제 : 행운수업>

꿈을 향해 달리는 사람들, 현실의 벽에 갇혀 꿈조차 꾸지 못하는 사람들이 '꿈 너머에 있는 행운'을 찾아가는 직장 하이퍼리얼리즘


<가제 : 올림푸스 그룹 사람들 >

그리스신화 '에로스와 프시케의 사랑'을 현대판으로 풀어가는 소설


<가제 : 고민 중>

자기계발, 동기부여, 대화법에 대한 정보와 뇌피셜들


사실, 이 주제로 글을 쓰는 것보다 좀더 근본적인 이유가 있다. 글쓰기가 참 좋기도 하지만 글을 쓰는 것은 긴 시간 외로운 싸움이었다. 글쓰기의 고독대신 '소통와 공유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면 참 좋겠다.

항상 모든 계획이 문자 그대로 되지는 않지만 준비하고 있는 주제를 흥미롭게 풀어내어 보고 싶다. 최고의 여신 헤라의 기운을 받고, 하늘의 별 헤라클레스의 강력한 지지를 등에 업어 보자.

헤라클래스라고 쓰고 '신경원'이라 읽어 본다. 브런치를 통해 내가 더 단단한 사람이 되기를, 이곳에서 더 많은 헤라클래스를 만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브런치를 시작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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