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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성민 Apr 01. 2022

요지경 브런치 검색어 세상

브런치는 블로그답게 일간, 주간, 월간 유입량 통계를 보여주는 메뉴가 있다.

다른 부분은 그렇다 치고 마지막 부분에는 '유입 키워드' 메뉴가 있는데, 사람들이 검색 결과로 내 브런치를 들어왔을 때 어떤 검색어를 입력했는지를 보여주는 항목이다. 어떤 기준으로 걸리는지는 모르겠지만 모든 검색어를 다 잡아주는 건 아닌 것 같다. 특정 사이트에서 입력한 검색어만 통계에 잡히는 . 브런치가 카카오 서비스니까 다음 검색 한정이려나.


어쨌거나 이걸 보고 있으면, 아 사람들이 검색을 이렇게도 하는구나 하고 보는 재미가 있다. 일단 내 브런치의 검색어 유입 화면은 대강 이렇다.

내 브런치에서 가장 조회수가 높은 글은 '필라테스'에 대해 쓴 글 두 편인데, 아마 필라테스 하는 남자가 드문 한편 점점 궁금해하는 남자들이 생겨서 그런 것 아닐까 싶다.

그리고 <톡이나 할까?> 제작과 관련된 글을 많이 썼다 보니 역시나 '톡이나 할까' 촬영지나 게스트를 검색한 흔적들이 많다. 그밖에 영화여행에 관한 글들을 드문드문 쓰니 관련 검색어들도 종종 보인다. 또 예능 제작 현장에서 쓰는 일본 은어들에 대한 글도 꽤 많이 읽혔어서, 해당 은어의 뜻을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꾸준히 검색해서 찾아 들어오는 것 같다.


1. '톡이나 할까?'의 다양한 변주

대부분은 그럭저럭 예상 가능한 평범한 검색어들인데, 보다 보면 가끔 재미있는 검색어가 보인다.

예를 들어 '톡이나 할까?'와 관련된 것들 중에는 이런 것들이 있는데,

<톡이나 할까?> 정도면 그렇게 어려운 제목은 아니라고 생각했건만, 이 정도 변주는 흔하게 만난다. 사람들이 예의가 바른 지 존댓말로 바꾸는 경우가 왕왕 있으며, 약간 평소에 누가 뭘 자꾸 못하게 하는 사람이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이 분은 좀 급하셨던 것 같고,


이 분은 뭘 사고 싶으셨던 건지 잘 모르겠다. '다시 보기'라면  카카오TV에서 500원입니다. 샷 추가 하나 가격.


아유 그럼요 업계 탑이시죠.


게스트를 검색한 여러 단어들도 자주 검색어에 보이는데, 그중 유난히 빛났던 검색어 하나.


그리고 확실히 촬영지가 매번 화제가 됐던 방송이라 '톡이나 할까 카페''톡이나 할까 루프탑', 혹은 게스트 이름과 함께 검색해서 들어오는 경우가 꽤 많은데, 그래서 나도 친히 모든 촬영지를 다 정리해서 올려 드렸지만 그중에서도 유독 자꾸 눈에 띄는 검색어가 있는데,

3회에 출연했던 김강훈 배우가 먹던 대창떡볶이다. 다른 방송분은 다들 장소 이름을 찾는데 이 편만 유독 음식 이름으로 검색하시는 것 같다.

확실히 이해한다. 나도 찍으면서 너무 먹고 싶었거든. 편집하는 내내 그거 보면서, '짬날 때 먹으러 가야지, 쉴 때 먹으러 가야지' 했는데 결국 지금 2년이 지나도록 못 갔다. 집 앞인데.

다시 한번 알려 드리자면 '홍대 몬스터즉석떡볶이'다. 아직 있다.


2. 이해해요, 고민되는 필라테스

그리고 필라테스 관련 글이 가장 많이 읽힌 만큼 관련 검색어에도 노출이 잘 되는지 유독 '필라테스'를 검색해서 들어오는 유입량이 압도적이다.

이것도 뭐 평범하게 '필라테스' '필라테스 의상' '필라테스 복근' 같은 것들이 주로 있는 와중에 혹은 특정 상호를 검색해도 걸리는지 몇몇 스튜디오 이름도 보인다. 그중에 가끔 검색창에 이렇게 묻고 싶어 하는 사람도 있구나 싶은 게,

아 그 자세요, 저도 들었는데 까먹었어요. 저희 선생님은 그냥 '오리궁딩이'라고 하더라고요.


그쵸... 힘들죠... 운동 제대로 하셨나 보다...


그리고 유독 내 브런치에 많이 검색해서 들어오는 고민들.

그쵸... 이해해요... 걱정될 수 있어요... 방법을 잘 고민해보세요...

꼭 레깅스 안 입어도 다 할 수 있으니까...

(그 와중에 '오도리'는 무슨 의학용어일까)


3. 찾으시는 영화 찾으셨길 바랍니다.

'상대적으로 덜 알려졌지만 좋은 영화'를 추천한 글은 사람들이 꾸준히 찾아와 읽는 중인 것 같은데, 그래서인지 영화를 찾아 헤매는 검색어도 자주 보인다. 보다 보면 아 이런 식으로도 영화를 검색할 수도 있구나 싶다.

아 어벤저스가 싫으셨나 보다. 그래도 거기 박사만 두 명인데.


모아나한테 왜 그래요...

윗분은 아마 '애완동물'일 거예요.

밑엣분, 제 브런치에 있는 할머니는 '소판순'할머니예요.


네...? 진짜요...? 이런 조합...?

(이게 뭘까 너무 궁금해서 찾아보니 배우 이병헌이 아니라 감독 이병헌이 이 만화를 좋아한다는 인터뷰였다.)


어 미안, 모르겠다 야.


걔네 다 쎄요.


찾으시는 건 '메리다' 같은데, 많이 급하셨나 봅니다.

비인기 프린세스의 대명사 우리 메리다...

아니 혹시 호크아인가. 역시나 숙연...


그 영화 되게 보고 싶으셨나 보다...


이건 무슨 조합인지 상상도 안됨. 염소는 도대체 뭘까.

근데 아까부터 모아나 자아성찰 안 되는 인물은 왜 계속 찾고 계신 걸까.


사회 선생님이 '주토피아'로 숙제 내주셨나 봄.


'왕좌의 게임'은 넷플릭스에 없답니다.


찾으시는 영화는 '인생은 아름다워'인데, 아들이랍니다.


이렇게 검색해도 찾을 수 있다고...?

저기까지만 쳤는데 내 브런치가 나온 거야?

아마 나온 영화는 <Babies>였을 것 같은데 찾으시는 영화가 아닐 겁니다.


이쯤 되면 무슨 영환지 정말 궁금하다. 과연 찾았을까.

아니 그리고 그 윗분은 '펜트하우스'였겠죠?

(실제로 '텐트하우스'로 검색한 사람이 많은지 자동 완성도 있음)


4. 그밖에 기상천외한 검색어들.

이건 아마 '업계 은어'에서 소개한 '분위기를 잡는다'는 뜻의 '니쥬를 깐다'를 검색하고 싶었던 모양인데,

안 돼요. 그분을 깔면 안 돼요.


제 브런치에 있는 말은 '니쥬'지만 찾으시는 말은 아마 '복선'일 겁니다.


'클리셰'입니다.


아기 생선에게 무슨 일이...


앞엣분은 '광시증'이나 '비문증'을 찾으려고 했던 것 같은데, 두 분 다 검색 마치는대로 병원에 가세요 얼른.

두 분을 위해 바칩니다.

https://youtu.be/Vn_ZkI7-IZ4


어린 왕자 등장. 아니 비행사, 어릴 적에.


삐빅, 정상입니다.


아 왜 때려요.


그러게 왜 그러셨어요.


글쎄요 저는 재밌던데요.


구면수차 말씀하시는 걸까요. 아님 팽창우주...?


우주는 생각보다 엄청나게 크기 때문이지요.


그러게요. 뭘까요...? 급철학적이네요.


잘 질문하는 것도 능력이다. 인터넷이 일상인 세상이지만 정보검색이 괜히 자격증이 있는 게 아니겠다.

한편으로는 어떻게든 궁금한 걸 찾기 위해서 이리저리 질문을 적어 넣는 사람들의 모습이 떠올라서 귀엽기도 하다.

검색어 구경하는 소소한 즐거움을 이어가려면 브런치에 꾸준히 글을 채워놔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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