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모던걸의 우리음악 탐닉기
이리 오너라 업고 놀자
사랑사랑 내 사랑이야
네가 무엇을 먹으려느냐
둥글둥글 수박 웃봉지 떼뜨리고
강능백청을 따르르르 부어
씨는 발라 버리고
붉은점 움푹 떠 반간진수로 먹으려느냐?
아니 그것도 나는 싫소
그럼 무엇을 먹으려느냐
앵도를 주랴, 포도를 주랴, 귤병, 사탕의 혜화당을 주랴
아니 그것도 나는 싫소
그러면 무엇을 먹으랴느냐
당동지지루지허니 외가지 단참외 먹으려느냐
시금털털 개살구 작은 이도령 스는디 먹으랴느냐
아니 그것도 나는 싫소
저리 가거라 뒤태를 보자 이리 오너라 앞태를 보자
아장아장 걸어라 걷는 태를 보자 방긋 웃어라 잇속을 보자 아매도 내 사랑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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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애 춘향아
나도 너를 업었으니 너도 날 좀 업어다고
도령님은 나를 가벼워 업었지만, 나는 도령님을 무거워서 어찌 업는단 말씀이요?
얘야, 내가 널다려 무겁게야 업어 달라더냐? 내 양팔만 네 어깨 우에 얹고 징검징검 걸어다니면
그 속에 천지 우락 장막이 다 들었느니라
춘향이가 도령을 업고 노는디 파겁이 되어 마구 낭군자로 업고 놀것다
둥둥둥 내 낭군, 오호 둥둥 내 낭군,
도령님을 업고 보니 좋을 ‘호’자가 절로 나
부용 작약의 모란화 탐화봉접이 좋을시고, 소상동정칠백리 일생 보아도 좋을 ‘호’로고나
오호 둥둥 내 낭군*
*2017 상반기 국립극장 완창판소리 사설집 중에서
판소리 <춘향가> 중 한 대목이다.
남도의 미녀 성춘향과 전도유망한 선비 이몽룡이 눈이 맞아 부르는, 사랑가다.
십 대의 미남미녀가, 가장 좋은 시절을 보낸다.
오늘날의 우리도 알고 있듯이, 조선시대의 판소리 관객들도
이들의 앞에 어떤 난관이 올지 알고 있었다.
난관이 오기 전의 아름다운 연애를
그들도 숨죽이며 지켜보았을 터다.
판소리는 처음부터 끝까지 다 들어도 좋지만
‘한 자락’ 들어도 좋다
한 자락만 음미할 때 더 그 기분을 곱씹게 되기도 한다
춘향과 몽룡은
다가오는 난관을 모두 극복한 이후에는 누구도 부술 수 없는 견고한 둘이었는지 모르나
이 노래를 부를 당시에는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는
그저 서로에게 푹 빠진 한 여인과 한 남자였을 뿐이다
그 심정이 되어 이 대목을 다시 들으면
혹은 읽어보면
눈물이 날 정도로 애틋하다, 안쓰럽다
사랑
대체 무엇이관대*
*-관대 [어미][옛말]-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