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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삭 속았수다에 폭삭 빠져버렸네

폭삭 속았수다에 빠지고, 폭삭 당하기까지 했네.

by 이경

몇 주 전부터 돌풍 아닌 돌풍을 일으켰던 드라마 폭삭속았수다.


아무리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고 해도 이상하게 청개구리심보가 발동하여

갖가지 끌리지 않는 이유들을 붙여대며 "나 만큼은 이 열풍에 휩슬리지 않겠어"라고

속으로 선언했는데


곳곳에서 폭삭속았수다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과 많은 관심이 터져 나오는 걸 보니

참아왔던 궁금증을 이겨내지 못하고 뒤늦게 드라마를 보기 시작해서 어느덧 12화를 넘어섰다.


거센 돌풍이 불고, 마음이 닳고 무너져 모두 놓아버리고 싶을 것 같은 순간에도

우리의 관식과, 애순은 마치 서로의 수호신이라도 된 것처럼 매 순간 최선을 다 해

잘할 수 있는 일들을 했다.


악착같이 삶을 살아가면서 큰 행복도, 큰 아픔도 겪는 걸 보면서

같이 웃다가도 눈물이 나는 슬프고도 웃긴 마음 잡을 날 없게 만드는 이상한 드라마.

그래서 자꾸만 더 빠져들게 만드는 대단한 드라마 폭삭속았수다


한결같이 자신보다도 자식을 위하는 그 큰 사랑의 깊이와 희생이 위대하고, 존경스럽다.

이 희생을 기억하고, 계속해서 퍼주는 사랑을 받은 걸 생각하면


부모님에게 엎드려 절을 해도 모자를 마당에, 드라마 속 인물처럼 너무 막돼먹은 딸내미와

같은 내가 부끄럽게 느껴지면서도 왜 이렇게 엄마, 아빠에게 짜증 내는 건 고치기가 힘든 걸까.


마음은 그렇지 않은데 쉽게 짜증을 내고, 툴툴거리고, 잔소리를 하고

지금의 우리 부모님도 드라마 속 애순, 관식처럼 그저 받아주고, 들어주는 날이 많아진다.


그래서 더 드라마를 보면서 마음이 그렇게 아팠던 걸까? 이제라도 짜증을 덜 내고

엄마, 아빠에게 받은 사랑을 돌려드리면서 웃는 날을 좀 많게 해드리고 싶다.



결말까지 단 4회밖에 남지 않았는데 블로그에 정보를 검색하다가 제목에 훤히 들어낸

글 덕분에 결말의 일부를 미리 알게 되니 이후의 장면들이 머릿속에 자동으로 그려지기 시작하면서

의도치도 않게 미리 보기를 앞당겨 한 기분. 굳이 검색을 해서 알아본 것이 무척이나 후회스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는 안 보고는 버틸 수가 없는 폭삭 속았수다.

앞으로도 많은 감동을 남겨줄 것을 확신하기에, 다시 빠져들 준비를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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