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풀리는 날

우중충한 마음 날씨

by 이경

오늘따라 많이 날이 비 오는 날처럼
우중충한 마음으로 먹먹한 상황들을 견뎠다


어둑어둑한 안개로 가득 찬 마음에

지금도 감당해야 하는 많은 상황들이 힘겹게만

느껴지면서 기어코 참았던 뜨거운 눈물이

눈동자 위로 가득 차 올라왔다.


눈물을 흘려보내고 나니 울렁거리던

감정들이 정화되나 싶더니

날카로운 마음은 아직 꿈적도 없다

우산을 쓰고 주유소를 옆 도로를 지나가던 도중

내 앞으로 다가오던 내게

빨리 비키라는 긋 차 클락션을 울리니

바로 짜증이 튀어나왔다


그리고 나는

차를 향해 “시끄러워!”라고 외쳤다.

갑작스레 클락션을 날린 차가

짜증이 나는 것도 사실이지만

날이 선 채로 맞대응하는 내 모습이 참 못나 보인다.



어떤 상황이나 자극에 있어서 나의 태도, 표정, 모습들이
내가 원치 않는 모습으로 변하게 될 때 나의 마음은 오늘의 날씨상황처럼 먹구름 같은 감정이 차오름을 느꼈다.

얼마 전까지도 독서모임에서 기분이 태도가 되지 않게라는

책을 읽은 뒤 앞으로는 좀 더 감정에 끌려다니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해놓고선 또다시 순간적인 감정을

삭이지 못하고 밖으로 표출하고 나면

시원함 대신 큰 좌절감이 돌아온다


오늘처럼 안 좋은 일이 겹겹이 쌓였을 때 누군가는

차라리 집에서 좋아하는 것이라도 하면서

기분을 푸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고 하지만

가족들 간에게도 감정을 컨트롤하는 게 어렵기

때문에 쉽지 않다.


비를 곧 쏟기 전의 하늘처럼 우중충한 빛깔의 마음으로

고단한 하루를 힘겹게 잘 버텼으니 이제 곧 찾아올

장마철에는 오늘처럼 우중충하고 울적한 마음보다

조금은 더 게인 날씨의

마음으로 보냈으면 하는 바람.

요즘은 더욱이 더

내 감정이 어딘가에 휘둘릴 때마다

행동과 말이 멋대로 튀어나가지 않도록

꽉 잡아두었다가 풀어내는 연습을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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