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준비생에게 가장 쓴 것은 불합격 통지서도, 텅 빈 통장 잔고도 아니다. 바로 아무리 맛있는 것을 씹어도 흙탕물처럼 느껴지는 '입안의 맛'이다. 어제 최종 면접에서 고배를 마신 옆방 지훈 씨가 그랬다. 평소라면 밥 두 그릇은 거뜬히 비우던 그가, 오늘은 숟가락을 든 채 멍하니 밥알만 헤집고 있었다.
정희 씨는 그런 지훈 씨를 매서운 눈으로 지켜보다가, 냉장고에서 작은 유리 반찬통 하나를 꺼내 식탁 위에 쾅 소리가 나게 내려놓았다.
"니는 와 밥을 그래 깨작거리노? 밥알이 니한테 뭔 잘못을 했다고 그리 괴롭히나 말이다."
"아지매, 그냥 좀... 입이 까칠해서요."
지훈 씨의 힘없는 대답에 정희 씨가 뚜껑을 열었다. 반짝반짝 윤기가 흐르는 멸치볶음이었다. 그런데 평소 보던 것과는 조금 달랐다. 멸치 사이에 고소한 견과류와 함께 끈적한 물엿이 듬뿍 발라져 있었고, 그 위에 설탕 가루가 보석처럼 박혀 있었다.
"이거 묵어봐라. 니 입이 소금물에 절여진 배추마냥 써서 그런 거 아이가. 그랄 때는 요래 달달한 게 들어가야 정신이 번쩍 드는 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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