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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위 Oct 23. 2022

공룡능선

파우스트적 거래

이는 실로 파우스트적 거래라 부를만하다.

설악은 깊고도 그윽한 가을의 속살을  보여 주었다. 하지만  대가로 요구한 것은 극심한 근육온몸을 두들겨 맞은듯한 피곤함이다.

스물여섯인가 일곱인가 되던 해에 설악을 알게 해 준 이를 따라 몇 번 다녔던 시절이 아득하다.  시절과 달리 몸은 따라 주지 않았고 산행 이력 처음으로 포기라는 단어가 맴돌았다.

不仁한 바람은 천지를 가르며 불었고 바위 끝을 잡고 메피스토펠레스가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거래를 생각한다.

어쩔 수 없다. 그녀가 허락한다면 이 거래는 피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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