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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윤기 Sep 13. 2021

#210203
리버풀의 오잔 카박 영입을 보며


#210203



올바른 지식의 깊이와, 그 지식을 지킬 수 있는 올곧음, 뛰어들 수 있는 용기 모두 참 중요하지만, 결국은 “사랑이 답이다” 라는 생각을 요즘 많이 합니다.


찰라르 쇠윤쥐(좌), 메리흐 데미랄(우)


요 근래, 해외 축구에 아주 핫한 캐릭터가 있습니다.

바로 ‘터키인 수비수’입니다. 대표적으로 유벤투스의 메리흐 데미랄, 레스터시티의 찰라르 쇠윤쥐(사진)가 있습니다. 그리고 2000년 생의 어린 나이로 이미 세 군대의 프로클럽을 경험하고 있는 엄청난 유망주, 우리의 오잔 카박이 있습니다.



이 터키 수비수들이 핫한 이유는, 각진 비쥬얼에서 나오는 강력한 풍채와 압도적인 파이팅, 그리고 피지컬 능력 때문입니다. 터키 전사답게 들이 받는 모습에, 저 뿐만 아니라 전 세계 해외 축구 팬들이 굉장히 열광하고 있는 요즘입니다.


이번에 리버풀은 오잔 카박 말고, 벤 데이비스 라는 또 다른 선수도 영입했습니다.



평소 같으면, 저는 리버풀에 영입되어 오는 1군 선수들은 직접 분석하곤 합니다. 

영상을 찾아보고, 관련 글을 읽어보고요.

그런데, 이번엔 이상하게 벤 데이비스에 관심이 안 가는 이유를 생각해봤습니다.

‘아 내가 사랑하는 피지컬 용사가 와서, 오잔 카박에만 정신이 팔려있구나.’

제가 원래 강력한 피지컬에 관심이 많거든요.



오잔 카박



저는 리버풀을 사랑해서 축구를 좋아합니다. 리버풀을 사랑해서 정말 오랜 기간동안 잠도 안 자가며 새벽 경기를 보곤 했습니다. 리버풀을 사랑해서 리버풀이 하는 축구를 플레이 해보고 싶어졌고, 그러다 보니 전술 책을 사서 공부도 하게 됐고, 많은 글을 읽고 쓰고, 혼자 축구공을 가지고 동네를 돌기도 했습니다.

리버풀이 이기면 하루 종일 신나고, 리버풀이 지면 하루 종일 어둡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언젠가부터는 어떤 분을 압도적으로 사랑하게 되어, 그 분을 위해 축구에 적정 선을 만들고 싶어졌고, 그 선을 지켜가며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리버풀이 져도 잠깐 슬퍼하고, 이겨도 잠깐 흥분합니다.

졌다고 계속 다운되어 있고, 이겼다고 하루 종일 발발대는 예전의 모습은 좋아하는 만큼 리스크가 따르는, 불안하기 짝이 없는 취미생활이었습니다.



10년이 넘는 시간동안 리버풀을 사랑하며, 저는 단 한번도 좋은 서포터가 되기 위해 이들을 응원해본 적이 없습니다. 사랑하기 때문에 마음이 가고, 응원도, 격려도, 노력도 하게 되며, 더 알고싶어짐을 느낍니다.

그리고, 사랑하기 때문에 포기도 하게 되는데,

진짜 미친 것은, 이 포기가 100% 자발적이며 이 포기가 주는 설렘이 너무 벅차서 더할나위 없다는 것입니다.



“그리스도 예수 안에는 할례나 무할례나 효력이 없으되 사랑으로써 역사하는 믿음뿐이니라” <갈 5:6>

제가 사랑하는 분은 ‘최소 100%’ 이런 안정과 기쁨과 설렘을 줍니다.

지금도 그 분을 사랑하기 때문에, 이 글을 씁니다.



라고 결론을 내리려고 했는데,

결국 인생은 무엇을 사랑하며 사는가의 순간이라는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이렇게 마무리 짓는 것도 괜찮아 보입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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