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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윤기 Oct 30. 2021

문제는, 집중력이 아니었다

욥기를 묵상하며

부족한 집중력에 대한 고민이 꽤 길게 이어지고 있다.

다행히 죽치고 앉아 있는 건 잘하지만

간혹, 하루 종일 앉아 있어도 남는 게 없을 때가 있다.


내게 가장 추억이 많은 성경을 꼽아보라 한다면

주저할 것 없이 <욥기>를 뽑는다.

어릴 적부터 희한하게 ‘어딜 읽을까’ 고민하면 결국 욥기를 읽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그만큼 욥기는 내게 익숙하나,

여전히 속 쓰림과 분노 없이는 읽어지지가 않는다.

늘 그랬던 것처럼 쓰라려하며 욥기를 읽어 가는데

오늘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지금 기록된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을, 그저 하나의 이야기로만 읽고 있구나.

같은 욥기를 읽어도, 하나님께서 이 말씀을 통해 내게 무얼 말씀하고 싶으신 건지.

무한한 하나님이라면, 내게 계속 새로운 말씀을 해주실 텐데


난 늘 똑같이, 하나의 스토리로, 인물의 마음에만 공감하며 욥기를 읽어오고 있구나.


결국 내게 집중력이 부족했던 것은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자 하는 간절함이,

하나님께’만’ 집중하는 그 골방에서의 깊은 간절함이

부족했음을


내가 그토록 사랑했던 욥기를 읽으며

오늘 비로소 알았다.


적당했던 지난 시간이 죄송하고

깨닫게 하심에 감사할 뿐이다.


나를 사랑하는 자들이 나의 사랑을 입으며 나를 간절히 찾는 자가 나를 만날 것이니라 <잠 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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