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에 가장 뜨거운 연말

뜻밖의 입원 생활(intro)

by 김윤기

2021년의 마지막 끼니를 국밥으로 거하게 마무리하려다가

냄비채 허벅지에 쏟았습니다^^;;;;


국이 쏟아지고 통증이 느껴지는 그 찰나의 순간에 정말 놀랐지만

감사하게도 몇 발자국 옆에 화장실이 있고

샤워기도 있고 찬물도 콸콸 잘 나왔어요.


냉수에 놀란 마음도 내려앉고

냉동고에 있는 아이스팩으로 환부를 찜질하다가

“항상 기뻐하라 쉬지 말고 감사하라”는 말씀이 떠올라

끌끌 대며 헛웃음을 지었습니다.


‘내가 과연 이 상황을 돌파할 수 있는 조건들이 없어도

기뻐하고 감사할 수 있을까?’

그러나 주님은 어찌나 긍휼이 많으신지,

제게 돌파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이미 준비해주심을 지금부터 알 수 있었습니다.


통증과 환부가 커서, 병원을 가야겠다 싶어도

저녁 늦은 시간이라 검색이 어려웠지만

근처에 계신 권사님께 도움을 청해

적절한 병원을 소개받아, 바로 병원으로 달렸습니다.


허벅지에 데어버렸기 때문에 짧은 바지가 필요했는데

제게는 빨간 축구 바지가 있었고

운전하면서도 아이싱을 할 수 있도록

두 팔이 건강히 있음에 참 감사했습니다.


화장실과 찬물, 제 역할 잘하는 샤워기, 냉동고, 냉동고에 있는 아이스팩, 차, 운전에 찜질까지 할 수 있는 두 팔과, 적합한 병원이 있음에, 그리고 그를 소개해주신 분이 계셨음에 등등 감사할 것이 끝이 없습니다.



예수님께서 부활하시고, 무너져 있는 제자들을 다시 찾아오셔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평안하냐”


무조건적인 평안, 초월적인 평안을 묻는

이 말씀이 병원을 향해 달리는 제게 하시는 말씀 같아서

왜인지 모르겠지만, 너무도 행복했습니다.


내가 평안한 상황이고, 아니고 가 중요한 게 아니라

내게 평안하냐고 물어주시는 이가 계셔서

그 순간 벅차오르는 마음을 주체 못 하고

허허허 웃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만약 제게 하나님이 없고,

어려운 상황을 돌파할 조건들만 있었다면

“괜찮다.”라고 쓴웃음을 지었겠지만,

지금 저의 솔직한 마음을 뱉어보자면

“행복합니다.” “기쁩니다.” “감사합니다.”

정도가 가까울 것 같습니다.

더 상위의 표현이 있다면 제게 알려주세요.



제가 좋아하는 인사말이 있습니다.

평안을 의미하는 ‘샬롬’입니다.


오늘과 같이 이 ‘샬롬’이라는 말이,

이 찬양이, 나를 기쁨으로 감싸는 날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가슴이 뜨겁도록 기쁜 연말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오늘은 제게 샬롬! 이라고 크게 말해주고 싶네요.

그리고 샬롬!!! 이라고 대답까지 하고 싶습니다 ㅎㅎㅎ

너무 행복해요


하나님, 주의 이름이 어찌도 아름다운지요.

아름다우신 당신의 얼굴을

하루빨리 내 눈으로 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