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제 밤부터 어제 새벽까지 모니터를 지켜보면서 최선의 수가 없다는 오만한 비극과, 잠깐 쉬어갈 뿐 새롭게 반복될 것들을 생각하면 그저 한숨을 내쉬는 것이 나의 최선이자 상책이었다.
인생에 있어 기억에 남을 만큼 어제는 정말 혼란스러운 하루였다.
현재를 바라보는 신중한 고찰부터 고개도 안 돌리고 뱉어버리는 가래침 같은 수많은 메시지들이 쏟아졌다. 모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혼동의 시대, 그리고 우리는 그 작은 메시지들로 혼동의 시대에 일조하고 있다.
이번에 투표를 준비하며 고민을 정말 많이 했다. 투표하러 가는 날까지도 갈등이 많이 됐다.
한 표 던져서 나라를 바꿔보겠다는 멋진 이상은 전혀 없다. 그리고 솔직하게 말해서 나의 한 표로 인해 결과가 달라질 확률은, 다음 대선에서 내가 대통령이 될 확률과 비슷하다고 본다. 그러나 머리를 싸매고 투표를 했던 이유는 미우나 고우나 내 나라이기 때문에, 그리고 내가 선택하지 않은 내 나라이기 때문에.
디테일한 이유까지는 알 수 없지만, 하나님이 나를 이 나라에 보내신 이유가 적어도 나라 흉이나 보라는 이유는 아닐 거라고 생각한다. 때로는 욕만 하는 과오를 범할 수도 있겠지만 그건 나의 성숙치 못한 과정일 것이다.
새로운 정부가 들어선다. 분위기도 많이 바뀔 것이고, 변화가 빠르고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동서남북에서 쏟아지는 요즘인 만큼 더욱 정신을 차릴 필요가 있어 보인다. 부디 모두 함께, 조금 더 사랑하고 서로를 더 격려하며 돕는 앞으로의 시간이 되기를.
잘 될 거다. 좋아질 거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그렇게 될 거다.
그것은 누가 됐건 간에, 우리의 통치자 하나님이 여전히 살아계시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