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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윤기 Jun 03. 2022

축구를 보며 또 한번 깎여나간다.

리버풀 팬의 UCL FINAL

1. 잘한다고 다 이기는 건 아닌가 보다. 잘하고 지니 더 쓰라리다. 받아들이기 힘든 결과에 인정하는 법, 더 나아가 박수치는 법을 배워간다.


2. ‘이겨도 너무 들뜨지 말고, 져도 너무 슬퍼하지 말자.’ 라고 경기 전 굳게 다짐했지만 경기 종료 후 슬픔과 허무함을 감출 수 없다. 리버풀을 보며 감정과 생각을 나눈 많은 시간 때문일까.


3. 지난 한 주간 많은 생각을 했다. 내가 이 순간에 할 수 있는 사랑이 있다면 승자를 축하하고 패자를 위로하는 것, 그리고 쓰라림을 삼키고 버티는 것이라 생각한다. 이를 악 물고 오늘도 깎여나간다.


4. 큰 경기에는 늘 사고가 겹치더라. 오늘 파리에서도 그랬다. 분위기에 취하면 쉽게 사고에 동참하게 되니, 정신 차리고 살아야 한다. 반대로 사고를 덮고 해결하는 데와 다툼을 풀어 화해시키는 데에 일조할 수 있다면 우리의 축구는 하늘 아래 더욱 아름다운 공놀이가 될 수 있을 거라 믿는다.


5. 리버풀은 오늘 이겨야 했다. 내가 사랑하는 선수들이 고생한 한 시즌은 오늘 반드시 우승컵을 통해 보상 받아야 했다. 적어도 내 세상에선 그렇다. 선하신 하나님의 뜻을 받아들이고 진정으로 감사하는 게 쉽지만은 않다. 그러나 이 좌절과 비극과 허무함을 덮어낼 길도 나의 하나님이 완전하신 분이라는 사실밖에 없다.


6. 다시 일어날 거다. 푯대를 향해 달려가는 이들은 넘어지지 않는 자가 아니라 다시 일어나는 자라고 배웠다.


7. YOU'LL NEVER WALK ALONE !

리버풀의 아름다운 슬로건이 빛나는 날은 오늘 같은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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