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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일 도 Jun 02. 2018

광고영상 10편 3주에 만들기

스타트업

[말해 광고영상 10편 제작 후기와 감사함]


1.소셜디버깅

말해라는 서비스를 염치불구하고 먼저 페친분들과 주위 분들에게 뿌리고 피드백을 부탁해봤다.


부족한 베타 상태였지만, 스타트업이라 베타 테스트 업체를 통하려면 비용이 많이 들어서,

우리는 주위분들의 힘을 빌어 디버깅을 하는 소위 ‘소셜디버깅’이라는 모험을 해보기로 했다.


지인과 페친분들은 발전/개선되었다고 말씀드릴 기회나 있지, 일반 유저분들은 그럴 기회조차 없으니까...


일일이 감사인사를 못드림이 죄송할 만큼의 애정어린 피드백들을 주셨다.

우리는 이전에 없던 새로운 서비스라, 기존의 방식에서 심하게 어색하지 않아야 하지만,

우리가 제시하는 방식이 더 편의를 줄 것이라는  것을 소비자들에게 ‘우겨야’하는 부분도 분명히 필요했다.


야후가 처음 디렉토리 검색을 내 놓았을때도 사람들은 어색해 했고, 빌게이츠가 윈도우와 마우스 클릭을 내 놓았을 때도 사람들은 생소해 했다.

그래서 지뢰게임을 만들어 마우스 클릭을 익숙하게 만들고자 하기도 했다.


이게 맞다고 우기는 뚝심도 있어야 한다.

우린 스타트업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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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우리 스스로 말해라는 서비스의 가능성에 대해 확신이 가장 중요했다. 그래야 서비스 버튼 하나에도 그 자신감이 고스란히 실린다고 생각한다.


조직내 확신이 생기기 시작하면서, 우선 일반인 모델분들과 몇가지 컨셉으로 영상제작을 해서 유튜브 등 몇 채널에 올려 테스트를 해 보았다.


처음 나오는 서비스라 기능만 가지고도 전달해야할 메시지가 너무 많아서, 감성적인 부분이나 다른 기름기(?)를 영상에서 빼야했다.


로그데이터를 보니, 영상 완결 viewer 비율이 평균보다 높고 앱 유지율이 매우 좋아서,

초기에는 주목만 뙇! 시켜주는 부분이 절실해 보였다.


무리가 되더라도 CF 모델을 쓰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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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포기할 것들


론칭부터 해 놓고 갑자기 CF모델을 쓰게되니 당연히 많은 곳에서 비용을 줄여야 했다.

우리는 우선 포기할 것을 찾아서 List-up 했다.


우선 티비 CF를 포기하고 계약기간을 반으로 줄였다.

그리고 바이럴 영상으로만 찍는 대신 편집을 통해 편수를 10편으로 늘려잡았다.


이걸 가능하게 하려면,

다양한 로케이션을 포기하고, 같은 배경으로 찍어야 다양한 편집이 가능하므로

같은 로케와 같은 옷으로 찍고 다양한 편집을 통해 영상 편수를 늘리는 방법을 택했다.


로케이션을 우리 오피스(드림플러스에서 제공하는 스튜디오 최고임!) 내에 한정짓고,

오피스 지하에 단골 편의점 등 건물내에 다양한 장소를 활용하기로 했다.


옷도 양복 츄리닝 두벌만 가기로 하면서 (죄송했지만) 코디 등 다양한 비용을 줄였다.


제작진 비용을 줄이기 위해,

우리 바이럴 영상을 납품해 주시던 감독님과 면담을 했다.  연예인 써서 CF찍어본 경험이 없으셔서 우리와 레퍼런스 하나 만들어 보자고 의기투합 했고..


대신 연예인 기에 쫄아서 ‘NG’에 너무 인색하진(^^;) 말아달라고 당부 했다..


첫편을 보신분은 느끼셨겠지만, 아니나다를까 조세호씨도 첫 테이크라 쭈뼜쭈뼜 나왔는데, 감독님도 NG를 자제(?)하신듯 하고, 재촬영할 시간도 없고 해서,,


“우리 서비스 자체도 처음 나와서 어색한 서비스이니,

영상 제목을 ‘어색한 조세호’라고 정하고 자막으로 [어색 ~어색~] 으로 처리하는 등 그냥 ‘어색’이라는 컨셉으로 있는 그대로 가기”로 했다.


아무리 포장하려 해도 사람들은 알기 때문이다..


이후 나머지 9편도 시간도 촉박하고 전달할 메시지 위주로 하되 새로운 크리에이티브를 짤 시간이 없으니,

메시지 전달에 어울리는 광고들을 패러디 해서 가기로 했다.


그래서 영상 자체에서 주는 새로움은 없지만, 익숙한 앵글에서 우리 서비스에 대한 메시지에만 집중하는게 낫지 않을까 하고 자위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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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유정민 이라는 마케터 아니, 이젠 동료


이 친구를 첨 본건 CJ 근무할때였다.


쁘띠첼을 처음부터 론칭했고 이후 비비고 BM을 하고 있었다. 늘 탐내던 친구였는데, 마침 이직을 결정했다는 인사 메시지를 받고

당일 바로 찾아가서, 출근을 5일 앞둔 이 친구에게 마이셀럽스 합류로 선회를 오퍼했고, 4고초려 끝에 합류했다.


사실 유정민님 없었으면 이런 디테일한 대응을 절대 못해냈을 터인데, 늦게 합류해서 정신없이 이 모든걸 급조된 팀과 함께 해내 주었다.


쁘띠첼, 비비고 등 감성으로 똘똘뭉친 광고를 하던 이 친구에게 처음 주문은 ‘그냥 소비자만 생각하자’ 였다.


마케터들이 마케팅 할때 가장 신경쓰이는 것은 소비자가 아닌 ‘주위 동료들과 다른 마케터들의 평가’인 경우가 많다. "정민님이 CJ 나가더니 겨우 한게 이거야?"라고 하면 어쩌나와 같은 평판 걱정에 휩싸이면 모든게 그르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우리는 스타트업이고,

내가 만든 영상이 동료들의 기대치, 다른 마케터들의 기대치에 부끄럽더라도 지금의 상황 즉,

-처음 나온 어색한 서비스이고

-2주안에 10편정도가 나와야 하고,

-3개월밖에 모델을 못쓰고

-매우 적은 비용으로 해야 하는...

-게다가 경쟁상대는 엄청 큰 기업들인..


이 상황에서 많은 것들을 포기하고 이번에는 ‘타이밍과 메시지 전달’에 포커스 하기로 했다.


영상 결과물에 아쉬움이 많을텐데도, co-마케팅 하겠다고 친정(CJ)에 다녀오겠다는 이 친구 그리고 팀 너무 고마웠다..


최근 어떤 분이 말해 지하철 광고에 메시지가 너무 많다(TMI)고 올린 글을 보고,


정민님과 회의를 했는데(우린 리소스도 부족하고 작은 반응 하나하나 소중히 살피는 수 밖에 없다)


 “어짜피 지하철은 최소 3분 타는데 그정도 글 읽고 관심있는 사람들만이 앱 다운받는다. 그것이 앱 유지율에 영향을 끼친다. 우리는 가장 초기에는 관심이 큰 사람들이 다운로드를 받고, 유지를 오래 해 주는 지표를 노리고 나머지 단순 인지도 상승 등등은 우선은 포기하자”고 오히려 나를 안심시켜 주었다.


사실 지하철 광고도 에이전시 실수로 하나는 메시지 많은거 하나는 조세호 그림을 붙였어야 하는데, 지적받은 곳은 가이드라인대로 하지 못한 곳이었다. 여튼..


이와같은 주위 소셜들을 모니터링만 해도 많은 온-오프라인 디버깅이 되니 페이스북에 정말 감사할 일이었다.

페친분들 덕에 많은 모니터링을 할 수 있었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대기업에서 풍족한 리소스를 쓰던 이 친구는, 이런 열악한(?) 상황에 몰아 넣었는데도, 눈도 깜빡 않고 의연하게 스타트업 상황에 스스로 맞추고,

어느새부턴가, 지원을 많이 못해주는 내게 외려 큰 위로를 주고 있었다.


정민님 합류하고, 어느날 아침에 눈을 떴는데, 이 친구가 합류해 준게 너무 고마워서 문자를 보낸 적이 있다.


“정민아, 아침에 눈떴는데 너가 같이 해줘서 너무 고맙다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든다”


물론, “그러니 앞으로 더 고생해라, 이녀석아!”가 생략되어 있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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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조세호 이사람

처음엔, 말해 연예인 카테고리 데이터를 활용해서 다양한 콘셉의 캐스팅을 시도해 보았다.


음성인식이 뛰어나니 최홍만이나 크리스티나 같은 발음이 재미있는(?) 분들을 할까 등등 많은 고려를 하다가,


사람들을 ‘주목’하게 할때 필요한 다양한 데이터에서 ‘센스있고, 재밌고, 미워할수 없는’ 등의 이미지를 대비해 보니 조세호 씨가 매칭되었다.


조세호씨는 나를 포함 동료들 모두가 커다란 팬이 되었다.


이렇게 많은 편수를 찍고, 제작진도 다 첫 경험이고 모든게 불편했을 텐데도,

정말 모든 주위를 편안하게 해 주었고, 감독님도 칭찬에 칭찬을 할 만큼, 불편한 내색 하나 없이 대해주었다.


무엇보다 작은 스타트업인 우리 서비스를 얕보고 연습도 안해오면 어쩔까 걱정했는데,,


그 바쁜 일정에도 무지하게 연습해 와서, 스스로 개선 아이디어까지 내 놓고 애착과 진심을 보여줘서 우리 모두가 감동했다..


사실 나는 촬영 전날 크로스핏 운동하다가 아킬레스건 완파 부상으로 정작 촬영일에는 가보지도 못했는데,

팀이 모두 조세호씨을 극찬하는 것을 보고 너무 감사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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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우리는 항상 아쉽다

어제 감독님과 우리 팀과 차마시며,


새로운 아이디어, 콘티 짤 시간이 없이 일반 동영상 만들 듯 내달린 것에 대해,

양쪽 모두 너무 아쉬운 부분이 많음을 공유했다.


물론 서로 일을 하는 동안, 만족도는 최고였고, 우리도 꼭 이 감독님과 다시 일 할 것임과 신뢰를 말씀드렸다.


새로운 아이디어, 콘티 짤 시간이 없었지만 우리 서비스 자체 외에 다른 주목은 피하고 싶었노라고 서로를 위안했다..


사람들이 10편의 영상 모두를 찾아서 봐 주시길 기도하며, 아이스라떼를 원샷했다..


아직은 어색한,, '말해'는 현재 70만 다운로드를 넘어섰고, 어제 하루 발화문만 9천여번이 찍혔고,

현재 부문 인기 1위이다.


말로찾는 생활포털 ‘말해’ 화이팅!


#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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