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신기한 작곡의 세계
문화를 향유할 때 내가 경계하는 부분은 바로 ‘편식’이다. 내가 보고 싶은 것, 내가 원하는 것만 선택한다면 넓은 향유가 어렵다고 생각해서 어떨 때는 정보를 자세히 들여다보는 것을 지양하고 관람한다.
이번 공연은 넓은 향유를 위한 선택이었다. 클래식은 늘 어렵다고 생각했고 공연을 관람해서 분명히 좋았음에도 불구하고 이 좋음과 내가 느낀 점을 글로 풀어내기엔 내 문장의 한계가 분명히 느껴졌다. 그럼에도 계속 끝없이 다가가고 싶었다. 그렇게 조금씩 쌓이다 보면 언젠가 내 마음에 드는 문장이 만들어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다녀온 공연장에서 '작곡가는 살아있다'는 문장에 덜컥 놀랐다. 생각해 보니깐 나는 악기를 연주하는 연주가들은 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작곡가의 존재에 대해서는 단 한 번도 궁금해하지 않았던 것이다. 지금도 나 모르는 곳에서 작곡을 열심히 공부하고 만드는 분들이 있을 텐데 전혀 생각하지 않은 내 모습을 발견해서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된 것 같았다. 맞다! 작곡가는 지금도 움직일 텐데.
그렇게 내가 모르는 작곡가들의 곡을 들을 생각해 신기하기도 했다. 프로그램 내용을 보니 공연장에서 세계 최초로 연주하는 곡도 있었고 이미 외국에서 공연을 하고 한국에서 초연을 하는 곡도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처음'을 함께 할 수 있어서 영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첫 곡은 사실 당황스러웠다. 연주자가 악기 조율을 하는 줄 알았다. 그래서 언제 시작하는 걸까? 하면서 궁금해하다가 이게 연주였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런 연주는 처음이라 살짝 어리둥절했지만 연주 이후에 설명을 해주셔서 이해할 수 있었다. 곡들은 마치 영화에 등장할 것 같은 멜로디의 음악이었다.
특이한 연주라는 생각도 했다. 일반적인 멜로디가 아니기에 더욱 집중해서 들었다. 사회자가 친숙해지면 재미있을 것이라고 말씀하셨는데 그 말에 동의했다. 한 3곡 정도를 듣다 보니 어색하기만 했던 멜로디가 익숙해지는 부분도 있었기 때문이다.
나에게는 무척 새로운 공연이었다. 내가 생각하는 클래식 악기의 연주 틀을 다 깨버렸던 연주라 어렵기도 하면서 재미있었다. 내가 생각하는 틀을 벗어난 연주가 주는 생소함이 분명히 있었지만 오히려 새롭게 들어보는 소리라 흥미롭다고 생각한다. 계속 들어봐야 익숙하고 재밌어질 거라는 생각에 앞으로도 이런 유형의 공연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다.
다만 개인적으로 아쉬웠던 것은 연주 끝나갈 무렵에 들린 벨 소리였다. 나는 아직 이런 실수를 이해할 만한 여유가 없는 것 같다. 타인의 실수에 너그러워질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
공연을 한다는 것, 공연을 본다는 것은 결코 혼자만 잘해서는 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각자의 연주에 최선을 다하고 다 같이 합을 맞추고 그것을 바라보는 관객도 한마음으로 함께 해야 하는 한다고 느낀다.
옛것을 지키면서 새로운 것을 찾는 것은 엄청난 유연함이라고 생각한다. 그 덕분에 우리가 새로운 음악을 접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단순히 클래식 공연 관람을 넘어 나의 문화생활도 유연하게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 공연이라 의미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