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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지연 Sep 05. 2019

[Review] 안녕, 푸 展

                                                     


추억의 곰돌이 푸 전시회를 다녀왔다. 



어린 시절 추억으로 남아있는 캐릭터를 15년이 훌쩍 지난 지금도 볼 수 있다는 것은 참 신기한 일이다.  그렇게 전시회를 구경하면서 '푸' 그리고 다른 캐릭터들이 완성되기 직전의 스케치를 볼 수 있었다. 정돈되지 않은 스케치, 캐릭터가 창조되기 전의 날것 그대로의 모습을 보면서 묘한 감정을 가졌다. 보통 나를 포함해서 대부분의 사람이 완성된 캐릭터를 보는 것이 익숙한데 이렇게 한 캐릭터가 완성되기 전까지의 다양한 구성 및 스케치를 보니깐 신기했다. 



엄마와 함께 전시회를 보러 갔는데 외할아버지가 태어났을 시기에 이런 캐릭터가 만들어진 것이 신기하다고 말씀하셨다. 그만큼 '푸'라는 캐릭터가 오랜 시간 함께해왔고 우리나라와는 다른 문화였다는 것이 한 번 더 상기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 전시회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공간 활용이었다.



처음에는 전시회를 볼 때는 전시 작품들만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다양한 사진 촬영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조금 불편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그러나 다양한 전시를 보게 되면서 작품뿐만 아니라 그 작품에 어울리는 공간 역시 전시회를 어우르는 요소 중 하나라는 것을 깨달았다. 특히 이번에 다녀온 이 전시회에서 그 공간 활용의 힘을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어린 시절에 TV 애니메이션 속에서 본 듯한 아기자기한 공간, 푸가 친구들과 강가에서 놀았던 것을 표현한 다리 그리고 움직이는 강. 그리고 푸의 머리가 낀 동굴 등 푸가 살아온 환경을 자연스럽게 스며둘 수 있도록 공간 구성을 했다는 것이 신선했다. 그래서 오히려 이 전시회를 더 집중해서 볼 수 있었다. 



과거에는 이렇게 사진을 찍는 공간이 굳이 필요한가? 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지금은 조금 다른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작품과 함께 어울리는 공간을 구성함으로써 그 전시회가 완성된다고 느꼈다. 그리고 이렇게 고민해서 만들어진 공간을 작품과 함께 즐길 수 있는 것이 관람하는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빡빡하고 조금 고지식하다고 생각했던 내 고정관념을 조금 완화할 수 있었던 날이다.




곰돌이 푸 책을 만들기 위해 어떤 과정들이 있었는지 볼 수 있는 시간은 참으로 소중했다. 기계가 당연하게 많은 것을 하는 시기지만 과거에 직접적으로 모든 것을 했다는 것을 하나하나 알아가는 시간이었다.  정성스럽고 많은 사랑이 들어간 캐릭터들을 보면서 따뜻한 마음이 오가는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고민과 걱정이 많은 20대가 이 전시회를 왔으면 좋겠다.


과거의 내 모습을 떠올리고 몇백 년이라는 시간 동안 함께 한 곰돌이 푸를 보면서 조금이라도 마음 편안한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 동심의 세계로 돌아갈 수 있었던 이 전시회를 함께 향유했으면 좋겠다.





https://www.artinsight.co.kr/news/view.php?no=43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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