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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지연 Jan 20. 2022

[Review] 함께 살아가는 삶 - 인생와인


 맥주만 좋아하던 나에게 2017년 스위스 여행은 와인의 맛을 알게 해준 여행이었다. 그전엔 와인이 뭔지도 잘 몰랐고 그저 레드 와인, 화이트 와인만 있는 줄 알았었다. 그런데 거기서 처음 마셔본 로제 와인은 색깔도 예쁘고 설명할 수 없는 맛이지만 '맛있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후로 관심이 생겨서 그런진 몰라도 와인을 파는 가게들이 눈에 띄었다. 그렇게 와인에 대해 알다 보니 레드, 화이트, 오렌지, 핑크빛 색상도 다양했고 탄산에 따라 맛도 다 달랐다. 한 잔씩 가볍게 먹을 수 있는 것도 좋았고 굳이 달달하지 않더라도 묵직한 맛이 나는 와인도 참 좋았다. 하지만 나는 모든 와인을 기억하지 못했다. 그저 그 시간의 나에게 즐거움을 줄 뿐 스쳐 지나가는 와인들이 훨씬 많았고 병이 예쁘거나 좀 더 기억하기 쉬운 패키지의 와인이 눈에 익을 뿐이었다. 맛에 대해 예민함을 가지고 있지 않아서 맛의 설명과 내가 직접 마셨을 때를 일치하는 것도 나에게는 아직 어렵다. 관심은 있지만 그저 마시는 게 좋은 나에게 이 책이 과연 어떤 지식을 줄지 궁금했다.   



 나는 이 책의 목차를 보고 놀랐다. 하나하나 눈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짧은 문장이지만 내 마음에 와닿는 문장들이 많았다.  바쁜 일상에서 내가 지쳤던 순간 이 책을 펴서 그런진 몰라도 목차를 보면서 위로받았다. 처음에는 와인에 대한 정보만 잔뜩 가져갈 거라고 생각했는데 와인을 통해 저자의 생각과 내 인생을 돌이켜보는 시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제목이 '인생 와인'이구나 싶었다. 내 인생을 살아가는데 책에서 말한 것처럼 와인은 주연에서 조연이 되고 함께하는 사람이 주연이 된다고 했던 것처럼 와인을 이야기하는 이 책에서 자연스럽게 사람들의 삶에 더 집중하게 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을 읽다 보면 무슨 뜬금없는 이야기지?라고 생각할 때가 많다. 하지만 이것은 다 와인과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119p에 있던 이야기도 갑자기 럭비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한다. 럭비에 대한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하면서 럭비 선수 출신의 와인 사업가가 어떤 방식으로 사업을 하는지를 알려주는 모습을 볼 때 럭비에 대한 이야기, 그 사업가의 마인드, 나의 삶을 살아가는 마인드에 대해 돌이켜볼 수 있었다. 또한 그 사업가의 와인까지 소개를 하니 완벽한 기승전결이었다고 생각한다.  



p335

조금은 시간이 더 들어가더라도 완벽한 산물을 만들어낸다면 같은 일을 어설프게 빨리 해낸 것 보다 훨씬 더 임팩트 있는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올해 나에게 가장 인상 깊었던 문장이다. 올해는 내가 발 담그고 있는 분야에서 더욱 꼼꼼하고 집요한 사람이 되고 싶다. 시간이 더디게 갈지라도 하나를 배워도 확실하게 알고 넘어가는 것이 참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나 역시 꽤 많은 와인은 마셔봤다고 생각했는데 책에서 소개한 와인 중에 내가 잘 아는 와인은 없었다. 그만큼 내가 마신 와인이 이름이 뭔지 어디서 만들어진 건지 같은 궁금증은 없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잊은 것 같다. 그래서 올해 역시 와인을 마실 때는 이 책에서 봤던 와인도 마셔보고 싶고 내가 접하게 될 와인에 대해 하나하나 알아보는 시간을 갖고 싶다. 


와인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 나를 돌아보는 시간, 그리고 맛이 궁금한 와인들까지 다채롭게 즐길 수 있는 책이다. 올해 와인에 대한 관심을 '인생 와인'과 함께해보는 것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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