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시간 사랑받는 뮤지컬이 주는 에너지-'맘마미아'

뮤지컬 '맘마미아'

by 김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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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마미아는 영화, 대학교 뮤지컬 동아리 학우들의 공연을 본 적이 있기 때문에 줄거리, 노래가 참 친숙하다. 공연의 좋은 점은 스토리를 다 알아도 같은 역할을 맡은 다른 배우들의 연기와 노래를 보는 재미가 있고 내가 가진 마음에 따라 공연이 와닿는게 다르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같은 공연은 꾸준히 보는 것은 나에게 흥미로운 일이었다. 엄마 역시 꽤 예전에 맘마미아 뮤지컬을 본 적이 있기 때문에 같이 공연을 보러 가게 되었다.


코로나 이후 3년 만에 진행된 공연이라 그런지 충무아트센터에는 사람이 정말 많았다. 공연을 보기 전에는 늘 설레는 마음이 가득한데 특히 이번 공연은 잘 알고 있는 노래와 줄거리기이기 때문에 더 재미있게 공연을 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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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공연을 보면서 무대 구성이 이렇게 예뻤나, 배우들의 군무가 이렇게 멋있었나, 원래 이렇게 에너지가 넘치는 공연이었나를 다시 생각했다. 친숙한 노래, 알고 있는 줄거리지만 배우들이 맡은 각자의 역할의 개성이 하나하나 잘 보였고 그 에너지를 느낄 수 있었다. 예전엔 소피의 이야기만 눈에 들어왔었고 소피가 이해가 안 될 때도 있었지만 소피의 생각을 이해하게 되었다. 또한 엄마로서, 여자로서의 도나의 이야기까지 함께 눈으로 담게 되었다.


'나는 누구인가?' 사람이라면 한 번쯤을 해봤을 질문이 아닐까 싶다. 늘 스스로를 더 잘 알아가고 싶은 나에게는 수백 번도 더 던져본 질문이기도 하다. 소피에게 아빠란 소피 스스로를 더 잘 알기 위한 궁금함의 일부였을 것 같다. 하지만 도나에게 받은 사랑을 곱씹고, 스스로를 인정하고 자신의 솔직한 마음을 표현하면서 그녀를 더 당당하고 활기찬 모습으로 보이게 했다.


20대에 봤던 맘마미아, 30대에 보는 맘마미아가 참 다르더라. 부모님이란 울타리 안에 있지만 엄마,아빠 각자의 삶을 생각하게 되고 감사하게 되는 마음이 커진 것을 보면 나의 마음의 크기도 많이 달라진 것을 느낀다. 내가 40대가 되었을 때 맘마미아는 또 어떤 느낌으로 다가올지 기대가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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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삶의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바로 '사랑'인데 이 공연 역시 사랑이 가득한 공연이었다고 생각한다. 친구의 사랑, 가족의 사랑, 연인의 사랑, 스스로에 대한 사랑, 이 섬에 대한 사랑. 사랑이 있기에 그 공연장이 더 아름답고 에너지의 조화로움이 느껴졌던 것 같다.


특히 커튼콜 시간에 관객의 함성, 박수, 배우들의 춤과 노래가 함께 만들어낸 에너지가 참 좋아서 좋다고 밖에 말을 못 할 정도로, 어떤 미사구를 쓸 필요도 없이 좋아서 공연을 보는 것만으로도 내 마음이 회복되는 시간이기도 했다. 공연이 주는 에너지를 느낄 수 있음에 감사하다. 그리고 그런 공연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 배우들, 보이지 않는 곳에서 고군분투했을 스테프분들 외 모든 사람들 덕분에 완성도 있는 공연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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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멋진거야'라는 가사처럼 내 인생의 멋짐을 잊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했다. 맘마미아의 인물들이 각자의 인생이 아름답게 빛나고 있는 것처럼 내 인생 역시 그렇다고 느낀다. 내가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따라 내 삶이 다르게 보이는 것처럼. 이 긍정적이고 무한한 가능성이 느껴지는 에너지를 온전히 느끼고 돌아왔기 때문에 하루를 좋게 마무리할 수 있었다.


기회가 된다면 모든 사람들이 꼭 봤으면 좋겠는 뮤지컬이다. 한번 봐도 좋고 두 번 봐도 여러 번 봐도 좋은 뮤지컬이라고 생각한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영화가 보고 싶어져서 오늘 저녁엔 영화 '맘마미아'를 보면서 이번 주 봤던 뮤지컬과 영화에 대해 온전히 한 번 더 느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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