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사업의 목표
여러 나라를 다니며 장애 관련 교육을 하다 보면 보통 2종류의 국가로 나눌 수가 있다. 당연히 복지가 잘 되어있는 나라들과 복지가 아직 충분치 않은 나라로 나뉜다. 하지만 복지가 잘되어있는 나라 간에도 가장 큰 차이점은 장애인 중심의 복지와 국가주도의 복지와의 차이가 있다. 나라에서 주도해 변화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유럽국가처럼 개별화하지 않고 일괄적인 정책은 개인의 능력과 필요를 간과한다는 점과 가끔 일반 사회인의 반발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장애인 주차공간을 만드는 것은 매우 중요하고 정부가 주도해야 하는 일중에 하나이다. 장애인 주차공간을 만드는 것은 전 세계 거의 모든 국가에서 일어나는 일이기도 하다.
요즘 한국을 방문해 공공기관을 가보면 점점 많은 장애인 주차공간이 마련된 것을 볼 수 있다. 한번 특수교사로부터 제대로 사용되지 않는 많은 장애인 주차공간을 없애야 한다고 말하는 것을 듣고 놀랐다. 많이 비어있는 주차공간을 보는 것도 의외였다. 미국에서는 장애인 차량도 세울 수 없을 정도로 장애인 주차공간이 모자라기 때문이다. 진짜로 장애인 주차공간을 너무 많이 설정했고 하루종일 한두 명도 세우지 않는 공간이 불필요하다고 느낄 만도 하다. 하지만 급하게 불필요를 이야기하기보다 "왜?"일까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첫째, 장애인들이 자가운전을 하도록 운전면허를 주면서 그들의 주차공산을 확보하기 해서 시작됐다는 점은 올바른 결정이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장애주차 공간에 주차할 수 있는 주차권을 받는 것이 너무도 힘이 든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는 장애인에게 의사의 의견을 첨부하면 바로 발급이 된다. 미국에서는 내가 남의 차를 얻어 타거나 렌터카를 사용해도 나에게 발급된 등록증을 차량의 대시보드에 놓으면 된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차량이 없으면 등록조차 할 수 없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장애인 소유이거나 가족소유의 차량을 등록해 그 차량에 부착하도록 지정되어 발급되는 것이다. 만약의 남의 차를 얻어 탄다면 그 사람이 차량을 먼 곳에 주차를 해도 된다는 생각이다.
둘째, 자가운전을 할 수 있는 장애인의 수가 얼마나 되느냐이다. 자가운전을 하려면 당연히 자동차를 구입하고 운영할 수 있는 경제적 능력이 있어야 한다. 언젠가 한번 시내 큰 호텔에서 한 장애인을 본 적이 있다. 체구가 꽤 큰 사람이었는데 휠체어를 타고 있었다. 그가 호텔밖으로 나오자 커다란 승용차가 기다리고 있었고 건장한 운전기사가 나와 휠체어를 타고 있던 사람을 가뿐히 들어 뒷좌석에 앉히고 휠체어는 뒤 트렁크에 접어서 넣고 출발을 했다. 그러니 상위층과 하위증을 제외한 중상층만이 대상이 될 수 있으니 그 숫자는 적어진다는 점이다.
셋째, 장애의 정도도 경중도여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는 장애가 너무 심해서 파워휠체어를 타는 사람인 경우 그들이 스스로 운전을 할 수 있는 차량자체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니 상체는 건장한 하지마비를 가진 사람들만이 겨우 자가운전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아무리 장애가 심해 손가락만 움직여도 운전을 할 수 있도록 자동차를 개조하기도 한다. 나의 경우도 파워 휠체어를 타고 그대로 운전석으로 들어가 운전을 할 수 있는 미니밴을 가지고 있다. 당연히 휠체어가 오르내릴 수 있는 램프가 부착되어 있다. 심한 뇌성마비를 가진 친구가 운전하는 모습을 보면 미국사람들도 대부분 다 놀라 자빠지기는 한다.
장애인 주차증 발급과 주차할 수 있는 차량소유주의 수가 제한된 상태에서 보이기식의 경쟁으로 많은 주차공간을 지정해 늘 비어있는 공간을 본 시민들이 불필요함을 주장하기에까지 이른 것이다. 장애인 주차공간이 매우 중요하고 꼭 필요한 정책이지만 불합리를 주장하는 목소리나 혹은 현 결정권자의 결정에 따라 바로 바꾸기보다는 좀 더 데이터에 근거한 결정과 필요한 보완점을 먼저 고려해야 한다. 현재 주차증 발급에는 분명 문제점이 있다. 일 년에 한두 번씩 방문하는 나는 한국 장애인증이 있음에도 주차증을 발급받지 못하고 있다.
복지정책의 긍국적인 목적은 국가의 복지제도를 통해 장애인이 독립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되는 것이어야 한다. 물론 일반시민의 공감을 얻기 위해 더 많은 시민들을 정책결정에 참여시키고 시민교육을 위한 캠페인도 실시해야 한다. 장애인과 장애인 가족의 입장에서는 그들이 더욱 사회활동에 참여하여 사회노출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노출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사회활동 중에 장애인과 비장애인들 간의 상호작용이 꼭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