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의 아이들이 검증한 말씀 효과

말씀 안에서 크는 품 밖의 아이들

by 나길 조경희


품 밖의 아이들은 방임이나 신체학대 혹은 성폭력을 경험하고 마음에 깊은 상처를 입은 아이들이에요. 이 아이들은 상황에 따라 ‘가정위탁’이나 ‘공동생활가정’ 또는‘양육시설’에서 성장하게 되지요. 아이들의 깊은 상처가 치유되고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하기까지 누군가의 지속적인 관심과 사람이 필요해요.

마음의 상처는 눈에 보이지 않고 그 깊이를 가늠할 수 없으며 다 치유된 것 같은데 어떤 상황에 직면하면 무의식에 있던 상처가 수면 위로 올라오기 때문이에요.


저는 서른다섯에 경부암으로 자궁적출 수술을 받았어요. 제 아이가 열 살, 네 살로 한창 엄마 손이 필요할 때라 내 아이가 엄마 없이 살 수도 있다는 생각에 많이 울었지요. 그때 건강하게 살면 엄마 없는 아이를 돌보겠다고 다짐했어요. 다행히 수술 후 5년 동안 재발하지 않았고 수명대로 살 수 있다는 의사 선생님 말씀에 수양부모가 되어 일곱 살 된 한 아이를 위탁해 키우기 시작했어요. 그렇게 시작된 품 밖의 아이들과의 만남이 올해로 20년이 돼요. 제가 하는 일이 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 작고 작은 일이라 할지라도 바가지로 바닷물을 퍼내는 심정으로 한 아이를 마음으로 보듬기 위해 저를 내려놓기를 수도 없이 반복해야 했어요.


임금이 대답하여 이르시되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가 여기 내 형제 중에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니라 하시고 (마태복음 25장 40절)


네 살에 만난 형제는 완전 방임과 완전 억압을 경험하여 안된다는 말을 들으면 분노가 폭발하여 물건을 집어던지고 걷어차던 아이예요. 잠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여 초등학교에 입학 후 심리검사를 받은 결과, ‘주의력결핍’이라는 진단을 받았어요. 타이르기도 하고 야단도 쳤지만 도움이 되지 않았지요. 약은 최후의 방법으로 남겨두고 하나님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미술 치료와 함께 밤마다 하나님 말씀을 들려주었어요. 변하지 않을 것 같은 형제는 초등학교 4학년이 되면서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하더니 중학교에 입학하면서 완전히 다른 아이가 되었어요. 초등학교 6학년 때는 보건복지부 장관 표창을 받았고 중학교 3학년 때 보건복지부 장관상을 받을 만큼 모범생이 된 거예요. 검도를 통해 몸을 단련하더니 검도 3단으로 시범단 활동까지 하며 동생들이 닮고 싶은 멋진 형이 되었어요.


형제는 자기의 상황을 너무나 잘 알아요.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자립해서 즐거운 집을 떠나야 한다는 것도 알지요. 무엇보다 돈을 벌어 잘살고 싶은 형제는 공업고등학교 도제반에 진학해서 2학년 때부터 실습을 나갔어요. 실습비의 절반 이상을 저축하고 나머지는 교통비와 용돈으로 사용하는데 실습비가 통장으로 들어오자 형제에게 지급되던 생계비가 중단되는 상황이 발생했어요. 아직 학생인데 전화해서 항의하겠다는 제 말에 그냥 두라고 해요. 이제는 자기가 벌어서 먹고살 만큼 컸으니 더 어려운 사람에게 도움이 가도록 그냥 두는 것이 좋겠다는 거예요.


길을 가다 무거운 짐을 들고 가는 사람을 보면 달려가 짐을 들어주는 형제, 엄마 말을 안 듣고 휴대폰을 들고 사는 동생들을 향해 “엄마 말씀 들어라. 게임에 빠져서 살다 네 인생 망칠 일 있냐 정신 차려라.”해요. 형제는 P텍으로 일과 학업을 병행해요. 실습 나갔던 회사에 취업하여 일하며 주말에는 폴리텍 대학 전공을 살려 공부하고 있어요. 주의력결핍 약을 먹으며 당당하게 살아가기 힘들었을 수도 있는데 몸으로 배운 기독교적 관점으로 상황을 보고 해결하는 믿음의 자녀가 된 것은 순전히 말씀의 효과라고 할 수 있어요.

공동생활가정은 규모는 작지만 사회복지시설이에요. 아이들은 자기가 사회복지시설에서 성장한다는 것을 감추고 싶어 해요. 그런 아이들에게 하나님은 한 생명을 천하보다 귀하다고 하셨고 너 또한 천하보다 귀한 한 생명이며 사랑받고 존중받아 마땅하다고 가르쳐요. 네가 여기에 와서 ‘위탁 엄마’와 함께 사는 것은 너의 잘못이 아니고 부끄러운 것도 아니라고 이야기해주지요. 아이들의 성장 과정이 스토리가 되어 다른 사람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훌륭한 어른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기도해요.


신학기가 시작되고 상담주간이 되면 아이들의 담임선생님을 만나 선입관을 가지고 보지 마시고 한 아이로 지켜봐 주시고 불쌍하다고 더 잘해주지도 말고 색안경을 끼고 보니도 말고 잘못하면 똑같이 야단치고 잘하면 다른 아이들과 같은 마음으로 칭찬해 달라고 부탁해요.


하나님이 우리를 사랑하시는 사랑을 우리가 알고 믿었노니 하나님은 사랑이시라 사랑 안에 거하는 자는 하나님 안에 거하고 하나님도 그의 안에 거하시느니라(요한 1서 4장 16절)


하나님은 사랑이시고 사랑 안에 거하는 것이 곧 하나님 안에 거하는 것이라는(요한 1서 4장 16절) 말씀처럼 말씀의 효과는 곧 사랑의 효과 같아요. 믿음, 소망, 사랑 그중에 제일은 사랑이며(고린도전서 13장 13절) 사랑은 모든 허물을 덮어 주고 감싸주며 믿고 기다려주는 것 같아요. 상처 받아 분노가 가득한 아이들이 밝고 건강하게 성장하는 것은 말씀의 효과, 즉 사랑의 효과예요.


‘위탁 엄마’의 관심과 사랑으로 품 밖의 아이들은 구김살 없이 학교생활을 하고 있어요. 이 아이들이 말씀 효과의 증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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